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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의 마지막 씬에 관한 뻘소리 (극스포, 원작스포 있음)

JC(123.109) 2014.03.12 17:27:15
조회 1726 추천 33 댓글 16




((쓸데없는 긴글 죄송))





후기에서 북극씬이 별로라는 말을 좀 봐서 생각난 김에 내 의견을 적어봐.

참고로 나는 알바가 아니며 어제 공연을 보고 허덕댄 한마리 새로운 호갱일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원작 소설에서는 북극이 큰 장치가 되지 않지.

원작에서 빅터가 복수를 결심하게 되는 경위는 극과 비슷하지만 조금은 달라.

원작에서는 젊은시절 유학생 때 실험실에서 혼자 만든 생명체의 모습이 너무 추악한 나머지 그 연구실을 멀리했고, 그 사이에 괴물이 자의로 도망을 갔지.


극중의 괴물과 소설속 괴물이 가장 다른 포인트는 이거라고 생각.

소설 속 괴물은 그의 추악한 모습이 그를 멀리하게 했고, 그래서 괴물은 자기를 버린 창조자를 원망하고

극중의 괴물은 태어나자마자 창조자가 자기를 목졸라 죽이려 했으며, 자기를 다른 사람에 투영해서 봤다는 것에도 상처를 입은 상태지.

그 둘의 차이는 상당하다고 생각해.


각설하고,

소설속 빅터는 그를 몇년간 잊으려 애쓰며 살고 있었지. 집에 와서 보니 괴물이 자기 동생을 죽이고 친척에게 누명을 씌워서 둘다를 잃었고.

(괴물은 그 몇년사이의 기간동안 어느 농가의 헛간에 숨어서 그 집을 훔쳐보면서 말을 익혀. 그 와중에 그 추악한 외모 때문에 그 농가 사람들에게 쫓겨나서 사람을 완전히 불신하게 되었지. 혼자라는걸 느끼게 되었고. - 여기는 까뜨리나가 배신한거랑 비슷하다고 봄. 

참고로 극중에서는 그냥 오늘 아침부터 머릿속에서 말이 튀어나왔다고 했지. 근데 그게 더 불쌍함... 은괴물 목소리가 너무 고통스러워하는 목소리였어ㅠㅠ)




(((레알 원작얘기, 걍 헛소리)))


어쨌건 창조주와 다시 재회한 괴물은 극심한 외로움을 느끼던 자신의 살아온 이야기를 털어놓고, 자기의 짝을 만들어 달라고 해. 그럼 그 짝이랑 어디 오지에 숨어서 조용히 살겠다고. 빅터는 솟아오르는 분노 속에서도 제가 만든 피조물에게 일말의 책임감 같은걸 느끼지. 연민도 느끼고. 그래서 그러겠다고 해.

처음에는 그 조건을 수용하고 다시 여자를 만드는 작업에 착수한 빅터는 어느날 회의를 느끼지. 새로 만들어내는 괴물이 더한 악마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고, 둘이 자식이라도 낳아서 번식을 하면 그 감당은 누가 하는가, 하고. 그래서 빅터는 자신을 미행하던 괴물 앞에서 작업물을 모두 부수고, 분노한 괴물은 그 길로 빅터와 함께 여행중이던 앙리를 죽여.(원작에서는 앙리 클레르발, 그냥 빅터의 어릴적부터 절친임. 그리고 빅터를 존나 괴롭게 하는 희생양들 중 하나인 그냥저냥 조연임.) 그리고 너의 결혼식날 밤에 다시 나타나서 모든걸 망치겠다고 하지. 그 뒤는 흡사함. 결혼식날밤에 나타나 여자를 침실벽으로 내던져 죽임. 그리고 그 충격으로 빅터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빅터는 마지막 보루였던 자신의 여자를 잃고서야 완벽히 복수를 결심함.


(((헛소리 끝)))




헛소리가 되게 길었는데 결정적으로 둘이 북극으로 가게된건 별 이유가 없어. 원작에서는 괴물에게 북극얘기를 해주는 까뜨린느도 없었고, 결혼식날 밤에 북극으로 오라고 선전포고를 하는 괴물도 없었거든. 그래서 빅터는 순간순간 흔적을 남기는 괴물을 따라서 여정을 떠나. 그러다가 북극 근처까지 따라가게되고, 극도로 쇠약해진 몸으로 어느 선박에게 구조되지. (소설은 그 선박의 선장에게 빅터가 과거를 털어놓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어)


그러니까 애초에 북극이 아무도 없고 아름답다는 괴물과 까뜨린느의 듀엣같은 얘기는 원작에 없었어. 

대신 그건 있었지. 빅터는 결국 저 선박에서 명을 다하는데, 그의 시체앞에 나타난 괴물과 선장이 조우해. (선장은 이미 심적으로 빅터랑 베프 먹은 상태) 선장 앞에서 괴물은 고하지. 자신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 고통스럽지 않았던 적은 없다고. 자신에게도 양심이 있고, 괴로웠노라고. 내가 웃으면서 클레르발의 신음을 노래로 즐겼을 것 같냐고. 그리고 자신은 이제 아무도 없는 북극으로 가 제 몸에 불을 피워 죽겠노라고 하지. 후세에 나와 같은 존재를 만드려는 사람들이 나를 절대 실험재료나 참고자료로 활용하는 일이 없도록.


소설은 여기서 끝나. 그러니까 그건 그냥 괴물의 계획이었어. 아무도 없는곳에가서 혼자 죽는거.






프랑켄팀은 이 북극이라는 아이디어만 따와서 다시 스토리라인을 짠거 같은데, 그래서 나는 북극장면이 마음에 들었어.

보통의 극같이 권선징악이라거나, 둘이 맞붙어서 하나는 죽고 하나는 살아남는 그런 스토리가 아니라, 그런 식으로 복수를 한다는 것이 여운이 길면서도 얘네가 만든 괴물답다 싶었거든.


소설 속의 괴물은 사람들이 자기를 기피하고 저주하지만 그래도 마음 속에는 사랑 비스무리한게 남아있어. 혼자가 되고 싶지 않다며 짝을 만들어달라는 걸 보면 그런 생각에 더 확신이 들지.


그런데 내가 어제 본 괴물은 인간에게 치이고 데이며, 그 격투장에서 짐승만도 못한 취급을 받으며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증오만을 켜켜히 쌓아놓은 것 같았어. 소설속의 괴물이 기피당하는건 그냥 물에 빠진 사람 구해줬는데 욕먹었다 돌맞았다, 정도가 다인데... 극중의 괴물은 그 구해준 애랑 같이 놀고 꿈을 얘기하고(북극에 가고 싶다는) 심지어 처음으로 꿈을 꾸게해준 존재가 되기까지 했는데 걔가 자기 살겠다고 괴물을 배신했잖아. 거기다가 존나 독설까지 퍼부으면서. 그렇게 인간의 밑바닥을 본 괴물은 인간이라는 존재를 그 누구도 믿지 않게 되지. 어린 아이를 호수로 밀어버리는 그 장면이 제일 소름끼쳤던 이유는 그래서였어. 소설속의 괴물은 마지막까지 빅터에게 연민 비스무리한 감정이라도 가지고 있었는데, 슬퍼하기라도 했는데, 얘는 그런게 없어서. 


그래서 2막에서의 괴물 목소리는 시종일관 나긋하고 잔잔했지만(화낼때 고통스러워할때 빼고)... 그 밑으로 잠잠한 분노가 일렁이는게 느껴져서 마음이 한없이 가라앉는 기분이었지.




극중의 괴물이 3년만에 빅터와 재회한 자리에서 이런 말을 하더라.


"난 불행하게 악하다. 그리고 악하게 복수를 원해."


그를 악하게 만든 불행이 인간의 이기심 때문이라는 야마를 제대로 보여준 것만으로도 북극이라는 장치의 가치는 충분했다고 봄.

그래서 그런 식의 결말도 참 마음에 들었어.

물론 앞부분에서 금사빠 쩌는 빅터와 앙리의 관계성을 좀더 정리해주는 지점이 필요할 것 같고(술집에서 노래하다가 나 부모형제없고 외롭게 살았네~ 하고 앙리한테 노래시키면 다냐고!!!!! 앙리 과거도 좀 달라고!!!! 납득 좀 하자 쟤네 왜 베프됨?????) 2막에서도 모든 인물에게 내러티브를 부여하느라 모두가 각자의 이야기를 하느라 노래가 강-강-강-존나강-강 이런 느낌인 것도 수정이 가능하다면 완급조절이 필요하고 등등... 완벽한 극이 아닌 건 나도 알아. 아는데 괴물에게 왜 이렇게 마음이 끌리는지 모를 일이야. 인간의 밑을 끝까지 보여주는 것 같아서 참 좋다. (그래서 잭더리퍼 생각이 더 많이 난 것 같기도 해. 잭도 그렇잖아. 글로리아를 살리기 위해 다니엘은 그런 짓을 자행하고, 앤더슨은 제 일을 위해 폴리를 이용했고, 먼로의 특종욕심으로 폴리가 죽고, 등등...)


프랑켄슈타인은 잭더리퍼가 업그레이드 되어서, 그간 인간 내면의 추악함을 보여주려는 시도를 했던걸 더 극대화한 느낌이야. 그래서 잭을 보면 그냥 입안이 씁쓸하고 말았는데... 프랑켄슈타인은 일상을 강탈하고 있어. ㅠㅠ




이 존나 긴 뻘소리의 결론은 프랑켄슈타인 재미없으니까 다들 보지마 나 혼자 볼거야 ㅇㅇ. 








후기를 쓰다보니 매장면 모든걸 언급해야할거 같아서 포기하고, 스터디라도 하고 싶어서 뻘소리 적어봤어ㅠㅠ 

왕용범 이성준 나의 최애연출음감 페어이시여 영원하세요 다해먹으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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