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편제 논란의 중심, 마동호 ㅠㅠ 

우려대로, 대사는 버터 냄새 가득한데
이 오라비 정서는 어쩜 이리 된장 냄새 진동해?ㅠㅠ

이 분이 확 내지르지 못하고 켜켜이 쌓이는 분노를 보여줄 준 몰랐어.

지금까지 나한텐 송화는 한의 결정체, 동호는 분노의 결정체라는 고정적 이미지가 있었거든.
그 분노를 제 마음 속에 다 담아내지 못하고 퍼부어 내는, 
그리고 그 분노가 소리로 이어지는 그런 캐릭터라고 생각했었어.

그런데 마동호는 조금 다르더라. 

사실, 지저스 때 은저스가 고통과 불안을 안으로 감내하는 지저스였다면, 
마저스는 전적으로 표출하는 지저스였기에, 
마동호야말로 분노 버럭 버전의 동호가 나오지 않을까 예상했었거든. 

근데 반대야. 

마동호는 분노를 유봉이라는 두려움의 벽에 갇혀 자신 내면에 켜켜이 쌓아 한을 만드는 동호, 
그 한으로 자기 소리를 익혀가는 동호.  

물론, 마동호 역시 엄마를 빼앗아가고, 
자신의 소리를 부정하고, 
심지어 사랑하는 송화누나의 눈까지 멀게 한
유봉에게 지극한 분노와 원망을 갖고 있긴 해.  

그런데 마동호는 이 분노와 원망을 밖으로 내지르지 않고, 
분노의 불길을 자신의 몸 안으로 품어. 

엄마를 죽인 그 소리를 자신에게 강요하는 유봉에게 
안해. 안-해. 안---해 라고 분노하며 소리치지만, 
그 분노의 소리침이 향하는 결국에 닿는 곳도
유봉이 아닌 동호 자신. 

그래서 또 다시 유봉 앞에 무릎 꿇고, 그 소리 앞에 무릎 꿇어가며 한을 키우고 또 키우지. 

동호가 자기 소리를 향해 떠난 것도 동호만의 한이 더 이상 담길 자리를 잃게 됐을 때.  

영화나 재연을 봤을 땐,
송화의 진짜 한은 절명하면서 시작된다고 생각했는데, 
마동호가 이렇게 나오니까 송화의 한은 마동호가 떠나면서 남겨놓은 그 한이 송화에게 전달, 흡수된 것처럼 보여. 

그래서 이번 서편제는 사람과 사람을 통해 이어지는 ‘한’의 이야기가 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