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서편제를 보고 온 날은 눈에 찜질을 하고 잠이 들어.

너무 울어서 내일 눈이 퉁퉁 붓거든.

그런데 오늘 내 상태는 정말 완전 산뜻!

열 받아서 맥주 한 잔 했는데 이것도 맛이 없네.

초연 때 갤에서 그 욕을 먹을 때도 나는 차송화 때문에 회전문 돌았고

어느새 범유봉 홍경수유봉과도 사랑에 빠졌지.

미워할 수 없는 동호들과도 끝날 때 쯤에는 정이 들었고

아침 드라마 같은 2막 스토리나 클럽씬도 나중에는 좋다고 봤고

심청가에서 오열하고 나오는 공연이었어.

유니버셜 재연은 연강홀보다 멀어진 느낌 때문에 그렇게 회전문 돌지는 못했지만

자람송화의 억척가 사천가 쫓아다니며 보게 만들었지.

여러 가지 내용이 수정되었지만 여전히 동호가 그닥 맘에 썩 차진 않았어.

지게동호보다는 꽃다가 더 좋았지만 동호의 소리가 없다고 할까 아쉬웠어.

그렇게 삼연을 기다렸는데 어라?

동호는 누구로 보죠?

최소한 하나는 좀 송화들보다 조금 어린 뮤배로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혼자 이러다가 자첫이 늦어졌어.

그게 오늘이었어.

자람 송화 오늘 목 상태 별로구나.

범유봉 이번 공연은 감정은 좀 담담하게 잡았나?

그리고 무엇보다 절망스러운 것은 동호. 마이클리.

이 오빠 오늘 나한테 왜 이러지?

감정 좋아.

노래 잘해. 예전에 TK동호만큼이나 잘해.

그런데 대사연기가 학예회야.

자신의 대사를 신경쓰느라 상대배우와 감정을 주고 받질 않아.

혼자만의 감정이나 표정을 지을 때는 정말 느낌이 확 오는데

대사만 시작하면 발음신경 쓰느라 그 감정이 반에 반으로 줄어.

난 이렇게 착한 동호는 본적이 없어.

유봉과 대립하긴 한거야?

엄마와 유봉, 송화는 대체 동호에게 어떤 의미지?

연출까지 오락가락하는 바람에 도대체 나는 뭘 보고 온 건지 모르겠어.

지금 너무 답답하고 슬퍼서 화가 날 지경이야.

송화는 왜 아버지가 죽고 동호를 피하는지

동호는 굿바이를 그렇게 애절하게 외쳐놓고 왜 끝까지 송화를 찾는지

정말 연출이 구구절절 플북에 써놓은 세 사람의 소리길이 엉뚱한 곳에서 길을 잃었는지

어디에서도 드러나지 않아.

부양가에서 추가된 유봉의 대사. 뭐라고?

그 부분에서 현실한탄 나올뻔 했어.

그 대단한 자존심의 유봉이 동호의 소리라고?

삼연으로 자첫한 횽들은 잘 보고 있겠지만

난 정말 답답하다.

주말에 차송화 범유봉으로 잡았는데 멍하다.

최애 송화유봉이란 말이야.ㅠㅠㅠㅠㅠㅠ

초연, 재연 본 횽들 다들 진짜 괜찮은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