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처럼 디테일까지 하나하나 쓰려다가 뭔가 말이 안풀려서 그냥 뭉텅뭉텅쓰려고

그러고 보니 14일 후기를 안썼는데... 뭐... 어떻게든 되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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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지호우빈은 병원에서 나가는 것 자체에 굉장히 집착하는 느낌이었어. 그래서 마이크앞에 섰다가 바로 뒤돌아서는 닫힌 문을 한참이나 노려보더라구. 물론 지호우빈에게있어 '병원을 나가는 것'은 동시에 '본하와 함께 나가는 것' 이건 매번의 공연에서 우빈이 어떤 성향? 을 갖고있는가와는 관계없이 동일한 전제.

유독 밴드를 향한 분노의 표출이 많았어. 개인적으로 지호우빈은 관객을 어떤 다른 인격이 아닌 밴드와는 다른 의미의 '감시자'로 생각한다고 보는데, 밴드가 우빈과 본하에게서 진술을 이끌어내는 이들이라면, 관객은 그들이 이끌어낸 진술을 듣는? 혹은 그 진술을 토대로 평가하는 존재. 

관객들의 우빈과 본하를 향한 호응은, 자신의 최종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긍정적인 신호겠지? 그럼에도 밴드로 표현되는 이들의 퇴원 승인이 떨어지지는 않고, 되려 다시 문을 굳게 닫아버리는 것에 계속해서 문을 두드리거나 대놓고 분노를 표현하는등 굉장히 적대적이었어. 

기억에 남는건 또라이를 부르며 밴드를 향하거나, 태눈멀도 아얘 밴드쪽을 향했던 것. 밴드를 향한 적대심과 반감은 이전에도 표현되었지만, 오늘은 그 표현이 최대치가 된 느낌.

그거랑은 별개로 본하에대한 기본적인 애정은 변하지 않았어. 시종일관 강한모습이었던 우빈이 순식간에 약해진게 본하에게 여자의 죽음을 이야기 할때. 사실 오늘은 본하한테도 꽤 강하게 밀어붙이는 모습이많았고, 그래서 태눈멀 전에 본하더러 노래하라고 할때도 웃거나 달래기보다는 강하게 말했는데... 그런데도 본하에게 여자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주저하는 모습이었어. 

우빈에게 최상의 시나리오는 본하가 더이상 여자를 찾지 않고 여자에 대한 진실을 모른채 본하와 함께 병원을 나가는 거겠지만, 어쨌든 오늘 우빈은 병원을 나가는 것 자체에 좀더 초점을 둔 모습이라 본하가 여자에 대해 알아도 어쨋든 같이 나가기만 하면 일단 목적은 달성하는 거라고 본거 같아.

그래도 여전히 본하가 여자의 죽음을 직면하는건 원치 않아서 흘러내리는 여자를 빤히 바라보는 본하를 보고는 또 그걸 숨기려고 무던히도 애를써. 본하가 바닥에 쓰러진 여자를 향해 몸을 돌리니까 들고있던 칼을 내려놓고 제손에 묻은 핏자국을 열심히 닦아냄. 

여자에 대한 증오심이나 분노가 상대적으로 적고... 오히려 잠깐이지만, 여자에 대한 감정도 비췄던게.... 아름다운 그녀를 부를때 본하랑 같은곳을 바라보면서 살짝 살짝 웃기도 하고... 그러다 문득 몸을 돌렸을때 문이 열려있는걸 발견하곤 또 잔뜩 열받아 함.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선이야. 분명히 쎈데, 본하한테만 약한 우빈.

+ 다쓰고나서 갑자기 기억난거. 오늘 우빈이 본하에게 약건내주고 나서 또 문을 두드렸음. 니들이 원하는대로 얘한테 약 먹였으니까 빨리 나와서 보라는 듯이. 당연한 이야기지만 호의적인 의미는 아니었음. 오히려 문 밖의 그들을 비꼬는 듯.

오늘 본하는 아무것도 모른다가 기본 전제긴 한데.... 그게 뭔진 모르는데 몸이 기억하는 상태. 그래서 또라이 전에도 본체에 숨긴 칼을 까딱까딱 거리다가 우빈이 기타연주를 시작하니까 손을 떼내고.  

사실 경본이 평소보다 훨씬 약했어. 평소라면 버럭버럭 성질내고 욕하고 짜증낼텐데 그렇지도 않고. 하다못해 우빈이 놀릴때나, 우빈이 자기 뜻 안받아 줄때도 승질내기 보다는 받아줄때까지 가만히 기다리는 모습. 애가 이럴애가 아닌데..... 만약 본하가 평소처럼 버럭버럭 성질내고 맞받아쳤다면 여기서 나가자... 이후 파워게임이 될뻔 했는데... 본하멘탈이 너무 약하니까 우빈이 덩달아 약해지더라... 

뭔진 몰라도 여자를 떠올리면 행복해. 노래를 부르는게 즐거워. 그러니까 그냥 여기서 여자 기다리면서 우빈이랑 같이 노래부르고 살면 좋을텐데 자꾸 나가자고 하니까 되려 우빈에게 부탁하는 투였어. 그냥 여기서 살면 안되냐고.

그래서 진실을 알고 나서 도망쳐... 애가 지 멘탈로 감당이 안되니까 우빈이 함께해 하기도 전부터 말하지마... 말하지마 중얼거리면서 기어서 도망가는데.... 그걸 붙잡아버려.... 그리고 암전되니까 우빈을 피해서 기타랑 케이스 챙겨 도망치는데 우빈이 그거 붙잡으려고 뒤따라가다가 마이크를 들고 앞에 섬.

그리곤 트유립을 시작했는데 본하 목소리가 안들리니까 당황하다가 잠시뒤에 다시 들리니까 안심하더니.... 결국 본하가 무대에 등장해서 본체가까이 가니까 아얘 몸을 돌려서 본하를 향해 노래불러.... 우빈이 숨어봐를 부르지 않았지만, 본하도 숨어봐부터 그뒤로도 전혀 코러스 못넣고 그대로 무기력하게 의자 앞까지 다가가 우빈에게 등돌린채 엔딩....

아마도 우빈의 의자에 남아있던 칼을 발견했겠지만... 그걸로 어떻게 할 생각조차 못할것처럼 무기력하고 약했어.... 

이렇게 약한 경본은 처음이라.... 당황스럽기도 하고... 

사실 오늘 컷콜도 좋았고, 애드립 웃기는 것도 많았는데 ex) 곱추와 곱등이, 경콰지와 죠스메랄다, 햇반과 통조름 등등 ㅋㅋ

오랫만에 그냥 좋다. 아니고 손꼽을정도로 진짜 좋았어..... 

오늘 진짜 좋았다.....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