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도시는 이번이 처음이었어. 초재연 다 안 봤고, 렛허랑 아캔리콜, 아옵싸, 폭죽만 들어본 상태. 특히 렛허가 너무 좋아서 요 며칠 렛허만 듣다가 결국 3층 B석 충동 예매ㅋㅋ
3층 B석이 가격 대비 꿀이라더니 진짜 좋더라. 특히 2열 통로석은 앞이 진짜 뻥 뚫려있어서 오늘 엄청난 관크 속에서도 살아남았다...

어휴... 관크 얘기 나오니까 또 화난다ㅜㅜ 오늘 초딩 단관있어서 시작 전부터 엄청 떠들더니 극중에 앞 자리로 옮기고 부스럭거리고 수구리하고... 어쩜 그렇게 시드니 솔로 때만 되면 움직이는지 원... 그래도 2막은 좀 나았어.. 시체관극까진 아니더라도 나름 조용히 보더라;;

1막에서 루시가 시드니한테 목도리 둘러주는 씬부터 울기 시작해서 2막 끝나고 커튼콜까지 울었어. 올해 들어서 프랑켄 때도, 모촤 때도 눈물 이렇게 많이 흘린 적은 없었는데 오늘 진짜 눈물 콧물 닦느라 정신이 없더라...

건드니는 초반에는 솔직히 빅터가 좀 보이긴 했는데, 점점 뒤로 갈수록 그냥 시드니로 보였어. 산주가 없어서 쌩눈으로 3층에서 봐서 표정까진 안보였지만, 난 건드니 감정이 되게 잘 와닿아서 좋았어. 건명창조 들으면서도 늘 느꼈던 거지만 건옵은 넘버 소화가 안정적인 것 같아. 기복도 별로 없고. 비브라토는 개취니까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나는 전반적으로 호였어. 그리고 춤 추는 씬이 그렇게 비중있는 장면은 아니었지만 몸 잘쓴다는 걸 새삼 깨달았어ㅋㅋ

성환 다네이는 피맛골도 은언니랑 더블이고 생창 가이드 때 은언니로 혼동한 사람들이 있을 정도였잖아, 그래사 목소리가 미성 비슷하게 날 꺼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굵은 소리도 잘 내더라. 봘네이를 일부러 피한 건 아니지만 봘네이는 특유의 창법이 나랑 잘 안맞아서 성환 다네이 좋았음.

아선 루시는 다네이랑 케미가 좋았고, 위다웃 좋더라. 다만 위다웃 부를 때 고음에서 창법 바뀌는 부분이 원래 그런 건진 모르겠는데 약간 아쉬웠어. 갤에선 블리가 워낙 호평 일색이어서 블리 루시도 한 번 보고싶네...

마담 드파르지는 2막이 난 특히 더 좋았어. 혜경 드파의 아옵싸도 좋긴 했는데 난 신여사 버전을 먼저 듣고 거기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아옵싸 만큼은 신드파가 좀 더 취향. 근데 2막 재판씬에서는 소름돋을 정도로 진가가 발휘되지 않았나 싶어.

이번에 초재연과는 달라진 점들이 있다는데 난 다 못봤으니 잘 모르겠지만, 처음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각 캐릭터별 감정선을 따라가기가 쉬워서 좋았어. 덕분에 극에 몰입도 잘 되고 눈물도 많이 나더라.

시드니는 진짜... 어휴... 저 호구ㅠㅠㅠㅠ 근데 건드니는 뭔가 시드니가 다네이를 살리고 대신 처형당하려 하는 행동이랑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어. 계속 술에 취해있지만 사실은 바른생활이 몸에 벤 듯한 느낌이라고 해야되나? 지드니와 범드니를 보진 못했지만 건드니라면 저런 행동을 하는 게 당연하다고 느껴졌어.
그리고 프랑켄 세미막 무대인사 때도 희윤일 그렇게 챙기더니만  건옵은 아역들을 이뻐하는 게 눈에 보임ㅎㅎ

무대 전체가 한 눈에 들어와서인지 조명이랑 배경에도 눈이 많이 갔는데 역시 제일 이뻤던 건 마지막에 별 배경. 그리고 단두대 씬에서 무대 뒤가 굉음과 함께 서서히 덮이다가 철컹 소리 나는 게 기억에 많이 남네.

아 그리고 앙들을 빼먹으면 안되지... 두도시 앙들 사랑이라는 게 무슨 말인지 알겠더라고. 다만 다른 넘버들이 워낙 강렬하게 다가와서 생각보다 폭죽은 생각보다 임팩트가 약했어. (오늘 폭죽이 안좋았다는 게 아니라... 왜 한 극에서 좋아하는 넘버가 여럿이더라도 날마다 앓는 넘버는 달라지잖아. 그런 의미에서ㅎㅎ)

1막 중반부터는 계속 우느라 웃음 포인트는 바사드가 "(술은) 니가 살게." 했던 거랑 "처음이야~ 재능기부~"했던 겈ㅋㅋㅋㅋㅋ 재능기부는 진심으로 울면서 웃었다ㅋㅋㅋㅋㅋㅋㅋ

비록 주인공이 죽는 결말이었지만 힐링받는 느낌이었어. 요즘 원래 다른 극 회전문 돌면서 간간이 새로운 극들 하나씩 보고 있거든. 근데 다른 새로운 극들 볼 땐 그냥 회전문극 생각나거나 한 번 정도는 볼 만 하다라는 느낌이었는데 두도시는 몇 번 더 봐도 좋겠다는 생각... 또 한 편으로는 오늘 극이 너무 좋아서 당분간 두도시든 회전문 돌던 극이든 아예 잠시 관극을 멈추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뭔지 모르겠지만 암튼 결론은 오늘 좋았다고ㅋㅋㅋ

이상 관크밭에서 두도시 잘~ 보고 온 허접한 후기였어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