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적인 노선이기는 했는데 전이랑은 또 달랐어

전에는 그저 모차와 살리를 파멸시키는 게 목표인 메피스토 같았다면 오늘은 좀 달랐어

살리는 살아오면서 욕구나 감정을 너무 누르고 살았기 때문에 오히려 마음 한 구석에 어둡고 저열한 감정의 덩어리가 생겼다고 생각해

근데 그게 나올 기회가 없다가 모차라는 천재를 만나고 뚜껑이 열려 버린 거지

그래서 오늘의 찬젤은 그런 어두운 감정의 집합체인 동시에 천진하고 순수했어

순수한 악마적 감정? 밖으로 나온 게 신난 아이같은 모습이 인상적이었어

모차의 파멸을 위해 일하는데 그게 살리를 위한 일인 것처럼 보이더라고

마지막에 내가 뭘 잘못한 거야!!! 외치는 것도 이런 노선이어서 단번에 납득이 갔어

말 그대로 살리의 순수하게 어두운 감정이니까 살리를 위해서 일했을 뿐인데 왜냐는 거지

그래서 그런가 오늘따라 둘이함께에서 엄청 절절하더라

살리가 내가 가장 힘들었던 건 너! 라고 절규할 때 계속 허탈하게 웃었는데

그 헛웃음 속에 젤라스가 자기 자신이라는 걸 발견한 비참함 같은 게 느껴지기도 했음ㅠㅜ

오늘 진짜 1막 신이시여부터 2막까지 어디 하나 버릴 장면이 없었던 데다가

둘이 함께에서 모차랑 살리랑 뒤돌아서 침대에 앉아 있는 게 그렇게 쓸쓸하게 느껴질 수 없더라고

신에게 버림받은 살리와 사람들에게 버림받은 모차의 외로움이 맞닿은 느낌이었어

오늘 셩살리가 내내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고

핫촤가 나의 음악에서 마지막에 공중을 향해 손 뻗었다가 툭 떨구면서 망연자실한 표정 보여준 것도 영향이 있고ㅜㅜ

둘이함께에서 지금까지 중에 제일 펑펑 운 듯

오늘 정말 좋았어ㅠㅜ

근데 이 조합이 일요일에 막공이라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