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순, 아이를 묻다 보고 왔어

가족얘기 나오는 연뮤는 거의 울고나와서 미리 각오하고 갔는데도 엉엉울면서 봤어 오열

왜 그리 슬펐냐 물어보면 딱 집어 뭐 때문이다 대답할 순 없겠지만 진짜 슬펐어 ㅠㅠ

유하가 정신병원도 다니고 그래도 실은 멀쩡한 아이였을 것 같아 ㅠㅠ 유하가 정말 안쓰럽고 그랬어 손순보다도

내가 아직 어려서 그런걸지도 모르겠다 (정신연령이........)

솔직히 처음 딱 극장 들어갔을 때 뭔가 모르게 극장 냄새가 좀 그랬어 원래 극장 냄새인가? 향까지 연출한 건가?

있다보니까 적응되서 괜찮았지만

소극장 의자들은 다 불편해서 이것도 각오하고 갔는데 그렇게 불편하진 않았어

아마 동숭보다 불편한 곳은 없을 것 같아... ㅠㅠ 그땐 진짜 엉덩이 뽀개지는 줄 알았어

여튼!

초반에는 어머니 연기하시는 분이 되게 어머니 안 같고 어려보이고 입모양도 마치 개그맨이 노인연기하는 그런 모양새여서 좀 보기 그랬는데

역시나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지 보다보니 또 봐줄만하더라

대나무를 가지고 막 이것저것 연출하는데 좀 번잡하다는느낌도 들었고 또 적절하게 잘 쓰는 것 같기도 하고 몇몇 부분에서 감탄하긴 했는데

자꾸만 손이 분주해보이고 이것저것 동선이나 행동? 등 챙길 게 많아서 배우들이 힘들겠다 싶었어

마지막에 대나무로 큰 나무모양을 만들땐 진짜 예쁘다?고 생각했어 거기서 왜 예쁘다가 떠올랐는지는 모르겠어 ㅠㅠ

그리고 유하가 등장하는데 유하인형을 봐야할지 유하를 연기하는 배우를 봐야할지 막 오락가락했는데

보다보니 인형에 집중하고 있더라고 ㅠㅠ 목소리 연기도 좋았지만 뒤에서 옆에서 손이나 발 연기하는 것도 정말 좋았어!

막판에 아빠가 유하한테 고백하잖아 그 부분이 정말 슬펐어 손순도 이해가 됐고 유하도 이해가 됐어

사실 그동안 손순이 되게 이기적인 사람 같았거든 ㅠㅠ 근데 따지고 보면 내가 그 입장이었어도 그랬을 수도 있겠다 싶었어 현실을 무시할수 없잖아...

그렇게 살고싶어하던 아기가, 아이가 결국 아빠의 절규?를 듣고 스스로 구덩이에 들어가서 손으로 흙을 끌어모을 땐 진짜 오열했어 ㅠㅠ

에필로그에서 가족이 모여앉아서 손순매아 를 읽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거기서 나오는 종 이야기와 유하가 묻어뒀던 종 이 겹치면서

끝까지 유하의 삶의 의지?같은 걸 볼 수 있었는데 ㅠㅠ 결국 아버지의 죄의식?을 없애주기 위해 스스로 그 의지를 꺾었다고 생각하니까

정말 너무너무 안쓰럽고 또 역설적으로는 결국 그렇게 아버지에게 죄를 하나 더 얹어준 것 같기도 한 미묘한 감상이 들었어

내일 마지막공연 후 관대가 있을 거라고 하더라

사실 관대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내일 막공극이 많아서 오늘로 당겨본 건데 ㅠㅠ

몇 가지 궁금한 것이 있지만 그냥 나 혼자 넘겨짚어 해석하고 남겨둘까봐

관대 가는 횽들이 있을까? ㅠㅠ 있다면 관대 후기 부탁하고 싶어 ㅠㅠㅠㅠ

혹시라도 못 본 횽들 있다면 한번쯤은 봐줄만할 거 같아 추천할께 오늘은 관크도 없고 정말 좋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