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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여행 28일차.

다니엘(222.112) 2016.09.22 01:22:58
조회 4630 추천 30 댓글 9
														

읽어주시는 모든분들께 감사합니다.

한가지 드리고싶은 말이 있는데, 저는 5~6월에 순례길을 걸었습니다 ^^;;



28일차, 폰페라다에서 빌라프랑카.


혼자 걸을때 좋은점 하나는 여유롭게 준비하고 출발할수 있다는 점이다.

순례자들에겐 늦은시각, 9시에 기상해서 천천히 준비하고 길을 나선다. 나는 걸음이 빠르니 괜찮아, 라고 생각하며 여유를 부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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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까지 202키로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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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술을 마시며 함께 떠들던 순례자 친구들은 모두 먼저 출발하고, 나 혼자 걷는데 이것도 나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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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타고 미끄러져 내려가는 구름이 장관이다. 멈춰진 사진으로는 저 웅장한 광경을 제대로 표현해 낼수가 없다. 구름이 굉장히 빠른속도로 움직인다. 스페인 사람들의 밝고 긍정적이며 여유롭고 활기찬 모습이 저런 굉장한 풍경을 매일 아침마다 보기 때문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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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페라다 바로 다음 마을에 도착해서, 적당히 아침을 해결하고 길을 걷는다. 전형적인 스페인의 가정집. 한국에 있을때는 이렇게 세월의 멋이 풍기는 건축물을 보면 멈춰서서 그림그리기 바빴었는데, 이곳에서 너무나 많은 멋진 집들을 봐서인지 이제는 그냥 감탄만 하고 지나치게 된다. 욕심대로 하자면 사진대신 모두 그림으로 채웠겠지만, 그렇게 하려면 나는 순례길을 1년은 걸었어야 했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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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산티아고까지 100키로미터대로 접어들었다. 길이 짧아질수록 시원섭섭하다는 여럿 여행기를 읽었는데, 나는 그저 섭섭하기만 하다.


한참을 빠르게 걷던 도중, 비가 내린다. 우의를 입기 위해 마침 마주친 성당안에 들어섰는데, 신부님 일행과 만나게 되었다. 내가 굉장히 빨리걷긴 했는지 신부님일행도 느린속도가 아니었는데 출발지점에서 15키로미터 정도에서 만난것 같다. 자연스럽게 함께 걷게 되었는데, 사실은 이대로 같이 일행이 되어버리는게 아닐까 하는 걱정을 했었다. 혼자 걷고싶은 시간을 갖고싶던것 때문에 원래 걷던 친구들과 부드럽지 못한 이별을 맞이했는데, 이렇게 또 일행이 생기는것도 내겐 조금은 불편한 일이었다.

고백하자면, 불편한 헤어짐에 대해, 사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은것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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젬마누나는 오늘 30키로미터를 넘게 걸을 예정이며, 신부님을 끌고갈거라고 너도 함께 가자고 나한테 계속 제안했다. 나는 에둘러 거절했다. 무리하고 싶지도 않았을뿐더러, 앞서 적었던 이유도 있었기에.

어쨌든 잠을 자는곳이 다를지언정, 함께 걷는것은 즐거운 일이다. 신부님과 누나들은 유쾌한 사람들이었고, 나는 그들이 좋았기에 비록 조용한 내 성격상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함께 걷는동안 굉장히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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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멋진 건물이 많다.


빗물이 점점 굵어져, 이내 비가 억수처럼 내리기 시작했다. 우리 모두는 지쳐있었고, 게다가 길은 비포장도로와 업힐의 연속이여서, 모두가 지쳐가기 시작했다. 신부님의 거칠지만 귀여운? 투덜거림이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귀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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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찍히지 않았지만, 비가 많이 내리는 날씨였고 이 이후로 핸드폰을 꺼내기조차 힘든 상황이 되어 빌라프랑카까지 그냥 묵묵히 걷기만 했다. 많이 힘들어지면 서로 말도 하기 힘들다. 항상 이것저것 수다를 떨며 걸었던 젬마누나와 말없이 묵묵히 걷기만 했던걸 보면, 이날 그때는 정말 힘든 길이었던것 같다.


굉장히 힘든 시간이 지나고, 빌라프랑카에 도착했다. 괴로운 여정을 지나며 신부님 일행의 목적지는 10키로미터 가까이 줄어든 빌라프랑카로 바뀌어버린지 오래였고, 우리는 자연스레 같은 알베르게에 묵게 되었다. 재밌게도, 방에 도착하니 준코가 기다렸다는듯 반겨준다. 준코랑은 정말 떨어질수 없는 인연인가보다.


샤워하고 빨래를 한 다음, 긴 낮잠을 잤다. 감기기운이 심상치 않아 기침이 심해 같은방을 쓰는 사람들한테 미안할 지경이었다. 살면서 이렇게 심하게 기침을 계속한건 처음이라고 단언할수 있을만큼, 기침이 심했다.


모두가 휴식을 취한 후, 필요한 물건도 사고 식사도 할겸 밖으로 나선다. 이곳 역시 다른곳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제법 규모가 있는 마을이다. 순례자들이 애용하는 마트 DIA에서 다들 필요한 물건들을 산다. 나도 샴푸가 떨어져 샴푸를 하나 더 구입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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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들이 장보는 시간이 길어져 밖에 나와서 거리를 구경하다 만난 멍멍이와 한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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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일행과 준코랑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뽈뽀의 맛이 환상적이었다.

식사 후, 미사를 보기 위해 성당으로 나섰는데 그쳤던 비가 다시 억수같이 내리기 시작한다. 모두가 분주하게 뛰어 성당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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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길 위에서만큼은 최대한 할수있을때 미사에 참여하겠다는 다짐을 했었는데, 정말 이 길을 걸을수 있었음에 너무도 감사했기 때문이다. 글을 읽는 여러분도 순례길을 걷게 된다면 이 길을 걷게해준 누군가에게 너무나 감사해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될거라고, 단언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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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를 마치고 나오니 거짓말같이 맑은 하늘이 반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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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게에 돌아오니 준코의 침대가 수많은 빨래로 화려하다. 준코의 New house 라고 놀리며 한참을 웃으며 떠들었다. 사진을 찍었는데, 준코가 너무 못나와서 블러처리.. 지못미 준코..ㅠ_ㅠ


이날은 뭔가 중요한 축구경기가 있었던 날이다. -나는 축구에 관심이 없어 뭔진 몰랐지만- 많은 순례자들이 티비앞에 모여 맥주를 마시며 열광적으로 응원하며 축제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나도 늦은시각까지 함께하다가, 오늘도 역시 행복한 날이었다고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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