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마란타가 꽃이 폈음

물 주는 거 놓친 적도 여러번이라 잎도 꼬질꼬질하고

딱히 해준 것도 없는데

꽃대가 올라오길래 개화용 비료 조금 챙겨줬더니 며칠 후 활짝 펴있더라고.

미안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마침 꽃이 한번에 두 송이가 피어져 있길래 수정 해보려고 함

일단 짝꿍의 공구서랍을 뒤져 키보드 조립 키트를 찾음

내가 필요한 건 이거다

낄낄

아무튼

마란타과를 수정할 때에는 주의해야 하는 것들이 있는데

마란타과는 "폭팔적인" 수분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붓으로 꽃의 수술을 건드리는 순간 수술대가 뱀처럼 펼처지면서 꽃가루를 뿜음과 동시에 붓에 이미 묻혀져 있는 꽃가루를 받아들임

그리고 이게 그 결과로 얻은 꽃가루입니다 이제 얘를 가지고 밑에 꽃을 수정 시켜볼 것임

얘 수분하는 영상을 더 잘 찍은 듯

펼쳐지는 거 보이지? 완전 신기

아무튼 이 걸로 수분은 끝났음

이게 두시간 정도 후에 찍은 사진인데 벌써 꽃이 지고 있더라고

충격

마란타도 아나봐

수분 성공해서 꼭 씨앗 채취 해봤으면 좋겠다

지금 보니까 위에 꽃이 하나 더 올라오고 있어서

만약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도해보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