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장 재밌었냐 재미없었냐 물으면 나는 재밌었어.

그리고 페그오의 무사시는 애캐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나름 좋아하는 캐릭터고. 

그런데도 역시 이번 5-2장의 무사시 묘사는 나도 거슬리는 면이 많았고, 논란이 된 마지막 활약도 심하다 싶었다.

그 장면은 그냥 요약하면 타입문의 흔한 속성공략이라 별 것도 아닌데 왜 이번에는 논란이 됐고 나도 거슬렸는지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그냥 '꼬와서' 그런 것 같아.

영령검호편은 애초에 무사시가 주인공이니까 괜찮았지만 올림푸스 편은 그것도 아닌데 유독 무사시만 심리 묘사가 많고 말도 쓸데없이 많아.

그 쓸데없이 많은 말이라는 걸 보면 별 일도 아닌데 일침충이 돼서 일행에게 생트집 수준의 설교를 늘어놓는 거고, 카이니스랑은 배틀 정키끼리 투닥대는 악우관계 같은 걸 묘사하고 싶었던 것 같지만 무사시가 다혈질 카이니스한테 자꾸 빈정대면서 시비거는 걸로 보이고.

그런데 그럴 때 읽는 나는 X같은데 작중에선 '무사시 스게-' 하는 반응을 보이니 점점 꼽더라고.

문제의 카오스 장면 말인데, 애초에 필요없는 장면이었던 것 같아. 카오스 그냥 빼고 무사시는 제우스와의 싸움에서 뭔가 큰 활약을 하고 퇴장하는 걸로 해도 아무 지장이 없거든. 오히려 스토리적으론 카오스가 사족같지.

게임상의 전투는 없지만 보스 잡고 시나리오 파트에서 추가 문제가 발생->일행 중에 하나가 활약해서 마무리하는 건, 세이버워즈2에서 이슈타르 잡고 무너지는 이슈타르 신전을 한 발 늦게 온 엑밥이 날려버리는 장면이 있었긴 해.

근데 이번엔.. 아직 거기까지 진행 안한 친구들은 직접 봐야 된다. 서술은 찬양조고 연출은 여태 페그오에서 없던 수준의 과잉 연출에다 장면 자체가 엄청 길어.

이건 캐릭터 게임이니까 다들 좋아하는 캐릭터들 있을 거 아냐. 네로나 카르나가 종종 논란이 되는 것도 띄울려고 다른 캐릭터들을 발판 삼는 묘사가 꼬운거고.

'생전에 프로메테우스-헤파이스토스도 경탄한 공의 경지에 도달한 무사시는 서번트가 되어서 어떤 건지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한층 더 나간 경지에 도달해서 존재하지 않고 벨 수 없는 걸 베었다' 해버리더라. 

놀랍게도 진짜로 대놓고 '뭔지 설명은 못하겠는데 아무튼 더 굉장한 경지'라는 식으로 말한다. 근데 그걸 엄청 길게 말한다. 읽다가 피곤해짐. 

그걸 보고 있자니까 작중에 여러 챕터 개고생해서 겨우 소환한 신조 로마님이나 군신 아레스는 '이런 굉장한 놈들도 아무 것도 못하고 쩔쩔매는 사태를 무사시가 해결합니다' 하는 발판으로 쓸려고 소환된 느낌마저 들어버려. 로마님도 무사시처럼 대활약하는 묘사를 좀 더 넣어줬으면 뽕이 더 찼을텐데. 

무사시가 주인공인 게임이면 모르겠는데 이게 그런 게임도 아니잖아. 그런데 무사시는 유독 주인공처럼 다뤄지지. 그래서 꼬와서 논란이 생기는 것 같아. 

1. 개인적으로 올림푸스편도 재미는 있었다.

2. 무사시 띄워줄려다 묘사가 오히려 혐성같아짐

3. 무사시 마지막 활약은 연출과 묘사가 지나쳐서 괜히 기분이 꼬와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