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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마크를 만나다-불칸모바일에서 작성

너글ㅓ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2.29 19:39:43
조회 4557 추천 13 댓글 1



죽을 만큼 초조해진 나는 창 밖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걸 눈치 챈 비너스가 히죽 웃었다. "긴장 풀어. 다들 좋은 사람들이야."

"나도 알아." 내가 말했다. 한 번 심호흡을 한 뒤 차 밖으로 나가 이제 막 도착한 저택을 올려다보았다. 프라이마크의 저택치고는... 큰 편은 아니었다. 코라의 집을 본 적이 있는데 거의 소형 하이브 크기였다. 그에 비해 이 저택은 3층을 넘을 것 같지는 않았다.

비너스의 뒤를 따라 현관으로 향했다. 그녀가 문을 열기 직전에 안에서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었다. "잠깐, 안 ㄷ-"

벌컥 문이 열렸다. 개 한 마리가 달려나와 꼬리를 빙글빙글 돌리며 내 주위를 뛰어다녔다. 비너스가 낄낄거렸다. "야 택시. 그에게서 떨어져. 이리 와." 내가 쓰다듬으려고 손을 뻗었지만 녀석은 뒤로 펄쩍 뛰어 피하더니 몸을 낮추며 다시 다가올 자세를 취했다. 난 비너스 쪽으로 몸을 돌려 눈썹을 치켜 올렸다.

"택시라고?"

"그래. 그러니 얘한테 오라고 말하는 건 택시를 잡는 것과 같지." 비너스는 웃지도 않고 그렇게 답했다. 난 콧방귀를 꼈다.

"멋진데." 나는 녀석의 코에 손을 가져갔고 녀석은 몇 번 킁킁거린 다음 만족스럽다는 듯 헐떡이며 내게 몸을 문질렀다. 난 미소를 짓고 녀석의 귀 뒤를 긁어주었다. "붙임성 좋은 멍멍이네."

"누구더러 멍멍이라는거냐." 끔찍할만큼 깊은 목소리가 물었다. 급히 고개를 돌리자 눈부시게 빛나는 불칸의 붉은 눈이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저, 저는... 그런 뜻이 아니고..." 세상에, 난 겁에 질리면 달변가가 되는군. 불칸이 잠자코 침묵을 유지하자 비너스가 그를 팔꿈치로 찔렀다.

"아-빠도 참. 그만 해요."

불칸의 입가에 큼지막한 미소가 걸리자 칠흑 같은 얼굴 위로 새하얀 치아가 드러났다. "장난 좀 쳐봤네. 어서 들어오너라 제이크. 비너스에게서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그녀가 거짓말을 했기를 바랍니다." 그의 눈과 거구에 쫄지 않으려고 애쓰며 말했다. 그를 따라 집안에 들어선 나는 그가 문 옆의 냉장고에서 음료수를 건넸기에 멈춰섰다. 안에 들어와 놀란 게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밖에서 볼 때보다 훨씬 아름답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열두 명의 손님이 있었다는 것이다.

"나도 그녀가 거짓말을 했기를 바란다. 너희 둘 사이가 엄청 진지하다고 했거든." 불칸은 그 말에 내가 비틀거린 걸 눈치 채지 못한 것 같았다. 비너스가 힘껏 그를 때렸다.

"아빠~ 그만 하라구요!"

"뭘?" 그가 순진한 얼굴로 되물었다. 방 안에 있던 몇몇이 다가왔다.

"우리 비너스, 오늘 정말 예쁘구나." 파워 아머는 입지 않았지만 파이어 드레이크 소속임을 알 수 있는 남자가 말했다. 그는 허리를 굽히는 대신 한쪽 무릎을 꿇고 그녀에게 포옹했다.

"고마워요 Ir\'Sem 삼촌!" 그녀가 기쁜 얼굴로 마린을 끌어안았다. 난 멀찍이 서서 약간의 상실감을 느낀 채 둘을 보고 있었다.

사진으로 뵌 적 있는 비너스의 어머니가 내게 다가왔다. "네가 제이크로구나. 만나서 반가워." 그녀가 손을 내밀며 말했다. 난 자신감 없는 표정을 짓지 않으려 애쓰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

"예, 제가 제이크입니다 불칸 여사님. 그보다 이건  좀 놀랍군요." 나는 사람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오늘밤 잔치가 있다는 말은 못 들었거든요."

"그러니? 비너스가 널 놀래켜주고 싶었나봐." 그녀가 미소을 지으며 말했다. 비너스는 아빠보단 엄마를 더 많이 닮았구나.

"어, 오늘이 누구 생일이거나 그런 건가요?" 타블로이드에서 떠들어대는 것 말고는 그녀의 가족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조심스레
물었다.

"맞아. 정확히는 두 사람의 생일. 그리고 미스야라고 불러주렴." 그녀가 말했다. 나는 방 구석의 조리대 옆에 앉았고 감자 튀김 옆에 놓인 그릇에서 나는 맛있는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난 뒤를 돌아봤지만 기대했던 데이트는 물 건너갔다. 그녀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알겠습니다. 고마워요 미스야. 저기, 비너스가 어디 갔는지 아세요?" 계속 그녀를 찾아며 물었다.

"아마 옷 갈아입으러 갔을걸." 그녀는 조리대 너머 네 가지 코스 요리가 만들어지는 곳으로 향했다. 나는 그녀의 방이 어딘지 알고있는 것처럼, 그래서 염려하지 않는 사람인척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제이크." 나는 나초 하나를 입에 문 채 몸을 돌렸다. "너에 관한 이야기를 해다오." 불칸은 가족들에게서 떨어져나와 내 옆의 튼튼한 의자에 앉았다.

"어, 기본적인 것들은 비너스한테 들으셨을 거고." 초조함을 느끼며 말했다. "전 비너스와 같은 디자인 수업을 듣습니다. 그 전에는 체육이랑 화학 수업을 같이 들었구요. 그것 말고 궁금하신게 있나요?"

"내 말은, 너 자신에 대한 것 말이다." 그가 눈썹을 치켜 올리며 날 바라보았다. 그 눈길에 안정을 되찾았다.

"음, 그러시다면... 저는 하이브 테트라 출신이고 아마추어 디자이너입니다. 덕분에 파라를 만났고 그녀가 비너스를 소개시켜줬구요. 그리고 나머지는, 별로 말씀드릴 만한 건 없네요." 최대한 간결하게 끝맺었다.

불칸은 웃었다. "흠, 아마추어 디자이너라고? 그건 자네가 좋아서 하는 일인가?" 그가 그릇에서 땅콩을 한 줌 꺼내며 물었다.

"모르겠습니다." 솔직하게 대답했다. "즐거운 일이긴 해도 제게 재능이나 안목이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즐거운 일이라면 다른 것도 많구요." 보다 자세하게 설명을 하려고 했을 때 누군가 쿵쾅거리며 복도를 가로지르는 소리를 들었다. 누군지 보려고 반쯤 몸을 돌렸다가 놀라서 다시 쳐다보았다. 모습을 드러낸 프레이야 러스가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그녀의 얼굴이 밝아졌다.

"여어!" 그녀의 허스키한 목소리가 다른 이들의 소음을 뚫고 들려왔다. 그녀가 다가와 내 옆에 서더니 씩 웃었다. "여기에 네가 있을까 궁금하던 차였지! 비너스 걔가 하루 종일 오늘 행사에 대해 재잘거렸다고. 이 촌동네에 살지 않는 사촌인데도."

"반갑다 프레이야." 그녀의 지나치게 활달한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으려 애쓰며 말했다. "여기 도착하기 전까진 이런 행사가 있는지도 몰랐는걸."

"놀랍지도 않네." 러스가 따분하게 말했다. "걘 네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불안했겠지."

"데이트하러 가기 전에 잠깐 집에 데려다 달란 식으로 말하던데" 샌드백이 된 심정을 느끼며 말했다. 여기 모인 사람들 중에 나만 모르고 있었다고? 그건 명백했다. 불칸이 재미있어 하는 투로 말했다. "어서 오렴 프레이야. 오늘 여기서 널 보니 기쁘구나. 그래, 제이크." 그가 내게 몸을 돌리며 말을 이었다. "주말엔 뭘 하며 지내는지 말해주게?"

마침내 안전지대로 돌아왔군. 나는 나초 그릇을 학살하는 러스로부터 몸을 돌렸다. "글쎄요, 저는 거리로 나가 사람들을 돕습니다. 하이브 전체가 인구 과포화 상태라 구역 경계선이 자꾸 닳아 없어지거든요."

"그 공학자들은 일을 어떻게 하는건지." 불칸이 역겹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러게 말입니다 각하." 그 일에 관해 아버지가 끝없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던 사건을 떠올리며한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자네는 어떤 식으로 도움을 주는가?" 그가 자기 음료수 잔을 당기며 말했다. 맥주는 아니었다. 이 규모의 잔치에 술이 한 방울도 없다고?

"그게, 저는 회수 팀을 돕습니다. 운이 좋다고 할지 저희 집이 구역 경계에서 가깝기 때문에 메카니쿠스에서 정비팀을 보내면 저희 집이 가장 먼저 그들을 맞습니다. 하지만 쇼크라인이 끊어진 곳이라 연결 터널에 서비터를 보낼 수가 없죠. 저희 조부님이 설계하신 작품이라서 제가 추출 작업에 협력하고 있습니다." 나는 입 안의 음식물이 튀지 않게 조심하며 말했다.

불칸은 꽤 흥미가 동한 표정이었다. "정말인가? 그거 잘된 일이로군!"

"감사합니다." 얼굴을 붉히지 않으려 애쓰며 답했다. "힘든 일이지만, 값진 일이기도 합니다. 어쩌면 아버지의 가게엔 그 쇼크라인의 시제품이 남아있을 겁니다."

"집에서 상점도 하는가?" 그가 물었다.

"상점 운영도 돕는걸요." 내가 말했다. "아버지와 제가 시간이 날 때 가게의 운영을 돕습니다. 조부님은 설계와 제작을 맡으시구요. 그 분은 Canstrides 예배당의 마고스로 일하셨거든요."

불칸의 시선이 내게로 고정되었다. "사실인가? 혹시 그의 이름이 Carmine은 아니겠지?"

놀란 나는 눈을 깜박거렸다. "맞습니다만... 어떻게 제 조부님을 아십니까?"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는 아닐세. 허나 그 예배당의 명단에서 그 이름을 본 걸 기억하네. 샐러맨더 군단의 테크 마린 대부분은 그곳에서 개최되는 세미나에 참가하지. 야금학에 있어선 제국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야."

지금 나와 대화하는 사람이 은하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 중 하나임을 떠올리고 한동안 입을 열지 못했다. 그가 나를 곁눈으로 보며 물었다. "정말로 오늘 가족 모임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나?"

"예, 그그렇습니다. 각하." 나를 다시 현실에 붙들어 매줄 무언가를 찾아 주위를 살피며 대답했다. 옆에서 러스가 나초 씹던 소리가 갑자기 끊겼다.

"우리 공주님(debutant)이 저기 오시네!" 러스가 입안 가득 나초를 문 채 말했다. 누구를 말하는 건지 돌아보려는 찰나 비너스의 팔이 내 가슴에 감겼다.

"안녕 프레이야." 그녀가 러스의 귀에 속삭인 다음 내 뺨에 입을 맞췄다. 안녕 제이크. 잘 놀고 있었어?"

"보시는 대로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안으며 대답했다. 아는 사람이 있어서 기뻤다. 어색함이 준 건 말할 것도 없고...

불칸이 목을 가다듬었다. "비너스, 왜 제이크한테 오늘이 사촌 생일이란 걸 알려주지 않았느냐."

비너스가 내게서 떨어지며 아버지를 마주 보았다. "극적 긴장감을 위해서죠."

"아 물론입죠." 내가 중얼거렸다. "저 같은 건 어둠 속에 내버려두십쇼."

"정말, 나빴어 나빴어 나빴어." 그녀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녀는 러스에게서 멀찍이 떨어져 그녀의 엄마에게 입을 맞추었다. "대답을 준비할 시간을 주는 것도 이상하잖아. 네가 잘 할 거라 믿었을 뿐이야."

"글쎄, 두고보자고." 농담임을 강조하는 투로 말했다. 그 날 저녁 잔치의 대부분은 비슷하게 흘러갔다. 황제 폐하께서 들르셨을 땐 불알이 배 안으로 파고드는줄 알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 분은 달로 가시는 도중에 잠깐 들르신 거라서 "안녕하세요 폐하" 따위를 말할 시간은 없었다. 밤이 깊어지자 일류 요리사의 크록스 요리 덕분에 허리띠가 터질 것 같았다. 잔치의 모든 사람들이 내게 말을 걸자 문득 내 등장으로 오늘 잔치의 목적이 바뀐
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내가 그런 생각을 털어놓자 비너스는 고개를 저었다.

"아냐. 이건 거의 한 달마다 하는 행사인걸" 그녀가 말했다.

"매달? 진짜로? 각지의 귀족들을 다 불러모은 이런 잔치를?" 깜짝 놀란 내가 물었다.

"가족 행사에 참가할 때는 귀족이 아니야." 그녀가 빛나는 붉은 눈동자를, 내가 꿈에 그리는 그 예쁜 눈동자를 굴리며 말했다. "오늘 내 사촌들이랑 대화 해봤어?"

"페이스와 페트라." 내가 중얼거렸다.

"뭐 그렇지. 페트라는 자기 중심적이고 페이스는 할아버지 이외의 무신론자는 용서치 않아." 비너스가 경멸하는 투로 말한 뒤 저택 옆에 붙은 주차장 구석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지금 우리들은 옥상 정원에 있었고 맑은 공기를 쐬고 싶다는 모르티샤, 로베르타와 내가 모르는 미스야의 조카 한 사람과 함께 있었다.

"그래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게 쉽지는 않은데." 내가 물었다. 그녀는 의자에 등을 기댔다.

"항상 방법을 찾아내지. 아빠한테 가족은 무엇보다 중요한 거니까." 그녀가 말했다. "그리고 우린 그런 분의 가르침 속에서 자랐고."

"알겠어. 괜찮은 방침이라고 생각해. 나도 너처럼 사촌들을 자주 볼 수 있으면 좋겠어. 물론 방과후에."

잔치를 끝낼 되었고 나는 테라스에 서서 멀어지는 비행기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잔치는 생각보다 일찍 끝나서 시간은 대략 여덟시 정도였다. 나는 어깨 너머로 집 안에 누가 남았는지를 살폈고 불칸이 딸과 이야기하며 날 가리키는 걸 깨달았다. 그가 뭐라 말하자 비너스는 어깨를 으쓱였고 불칸은 잠시 그녀를 응시하다가 한숨을 쉰 뒤 무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박수를 친 그녀는 (그녀의 키가 그의 허리까지 밖에 오지 않지만) 그를 끌어안았다. 그녀는 내게 달려와 손을 잡고 문으로 향했다.

"어서 들어와. 오늘은 안 나가."

"안 나가?" 혼란스러움을 느끼며 내가 물었다.

"그럼. 오늘밤엔 영화를 봐야지." 그녀가 개들이 뛰어놀만큼 커다란 문을 열고 날 안으로 밀어넣었다.

"영화를 본다고?" 내가 되물었다. "어, 좋아. 그런데 방금 너희 아버지랑 무슨 이야기를 한거야?"

"저기 계신 위대한 중재자께서 선언하셨어." 아름다운 눈동자에 분노가 실렸다. "네가 합격했다셔."

"어, 음... 뭘 합격했는데? 너랑 사귀는 거?" 내가 얼굴을 붉히며 물었다.

"아니. 파이어 드레이크에 들어가기 위한 면접. 물론 나와 사귀기 위해서지! 하지만 그에 앞서 몇 가지 의식을 수행해야돼. 그 첫번째가 래프트랙스 필터 없이 \'좀비 그록스의 습격\'을 시청하는 거고." 그녀가 말했다. 나는 벙쪄서 그녀의 뒷모습이 개인 상영관이 있다던 위층 계단으로 사라지는걸 가만히 보고있었다.

미스야는 내가 멍하니 서있는걸 보더니 가까이 다가와 내게 몸을 기울이며 말했다. "가족이 된걸 환영해 제이크. 익숙해지렴."








  전무후무한 장모님 등판의 불칸 편이었습니다. 자카타이 칸은사위랑 같이 씡나는 어택 라이더 듀오 하려다가 딸한테 까였지만 불칸은 결국 테크 마린 하나 충원하네요.

미트 더 프라이마크 번역이 이제 끝났습니다. 잊혀진 2번 프라이마크를 만나는 내용도 있는데 \'발데스 라이벌\'이라는 고유 설정에 별로 재미도 없어요. 여친 집에 갔다가 경비 시스템을 안 꺼놔서 고무탄 두 번 맞고 기절하고, 정신 차린 뒤에 잊혀진 군단 언급 두어번 하고 끝입니다.

다음엔 로타라 사린과 앙그론 부부가 주인공인 마더후드를 번역할까 합니다. 미스야 불칸 여사님이 카메오 출연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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