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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청하신 진스틸러 컬트 야설 써왔습니다

고등어(115.23) 2016.09.26 21: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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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자매님으로 말할 것 같으면, 위대하신 황제 폐하의 신실한 따님 중 하나로 우리 하이브 시티를 지키시는 분이랍니다. 


그분이 처음 이 행성에 내려오셔서 타락한 이단들을 태워죽이실 때는 정말이지 천사가 내려온줄 알았다니까요. 매일같이 저희 어머니와 저를 괴롭히던 사제는 마리아 자매님의 칼에 꿰뚫려서 한참이나 버둥거리다가 죽어버렸답니다. 그 뒤에 저희 어머니도 마리아님이 주신 구원을 받아들이고 신성한 불에 정화되셨죠. 어머니의 타락하신 육신은 신성한 불에 타버렸지만 그 영혼은 황제폐하의 곁에서 영원히 행복하실거에요.


아, 저는 정화를 받아들이기엔 너무 어려서 일단은 내버려두시겠데요. 매일같이 그분을 따라서 미사를 다닐 때마다 저는 저 먼 테라에 계신 폐하의 영광을 느껴요. 마리아 자매님의 낭랑한 목소리, 소리 높혀 성가를 부를 때마다 울리는 새하얀 목의 움직임을 보면서 성가를 따라부르는 걸 놓칠 때가 정말이지 한두번이 아니라니까요. 그 때문에 매번 혼나지만요. 


그런데 그 마리아 자매님이 오늘은 미사에 나오지 않아서, 저는 무척 의아했어요.


마리아 자매님은 미사를 놓칠 바에야 팔다리를 잘라줄 정도로 신실하신 분이잖아요.


그러고보니, 어제 마리아 자매님은 수상한 돌연변이들을 추격하신다면서 도시의 하수구로 향하셨다는 모양이에요. 글쎄, 팔이 하나도 둘도 아니고 셋이나 달린 광부를 봤다나? 뭐 그런 이상한 소문이 없던 것은 아니에요. 옆집의 남자아이는 하수구에서 놀다가 그 벽 너머로 이상한 노랫소리를 들은 적이 있데요. 또, 우리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말해준 바로는 저희 집안의 팔촌이 팔이 3개 달린 아들을 출산했다 기겁해서 하수구에 버린 적이 있다는 거에요.


정말이지 이상하고 유치한 소문이죠? 하지만 큰 걱정은 없어요. 만약 정말로 그 역겨운 돌연변이들이 있다고해도, 마리아 자매님과 자매님의 수녀분들이 전부 불로 태워주실태니까요. 아무 문제없을 거에요.




마리아 자매님이 사흘째 돌아오지 않았을 때, 저는 결국 견디지 못하고 아이들을 끌어모아 하수구로 향했답니다. 겁쟁이 모티를 뺀 모두가 저를 따라왔어요. 저를 포함한 여자아이가 셋, 그리고 아버지의 창고에서 몰래 오토피스톨을 빼온 남자아이가 둘. 저희는 마리아 자매님이 하수구 안에서 길을 잃은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자매님을 찾아서 지상으로 데리고 나와야한다고 생각했죠.


우리 아이들은 하수구 지리를 제법 알고있는 편이었고, 물론 거기서 아이 몇명이 놀다가 실종된 이후로는 무서워서 잘 가지않았지만 아직도 길을 대충 기억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 5명은 황제폐하를 모시는 제국기사라도 된 것 같이 비장한 얼굴로 하수도로 들어가서 마리아 자매님의 흔적을 찾기 시작했답니다.


그러면, 안됐을텐데 말이죠.




가장 먼저 사라진 것은 빨간머리 수지였어요. 수지는 잠깐 볼일을 보러간다면서 좁은 통로로 들어갔다가 다신 돌아오지 않았어요. 유타는 수지가 겁이 나서 지상으로 먼저 돌아가버린 거라고 주장했죠. 수지의 잘린 팔 한쪽이 하수구 철망에 걸려있는 걸 보기 전까지는요.


그 다음에 사라진 건 밀레아였어요.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던 밀레아는 하수구 틈새의 녹색 흙탕물에 빠졌고, 허우적거리다가 빼 주기도 전에 가라앉아버렸죠. 저는 그제야 지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유타와 함께 달리기 시작했어요.


이상한 일이죠. 저희 도시의 하수구에는 뚱뚱한 쥐와 벌레를 빼면 아무것도 없어야해요. 늘상 냄새나는 가스가 가득하고 덥고 텁텁한 장소거든요. 그런데, 그런 장소에서 무수히 많은 발소리가 들려오는거에요. 위도, 옆도, 아니라, 바로 저희의 발 밑에서 말이죠.


타박타박, 타박타박, 타박타박...!


유타가 사라진 건 그 다음의 일이었죠. 발 밑의 철망이 쑥 꺼지더니, 가시로 뒤덮힌 큰 손톱이 달린 4개의 손이 나와, 유타를 그 안으로 끌고들어가버렸어요. 오토피스톨만 남긴체...유타의 비명은 아주 잠깐만 이어지다, 순식간에 끊어지고 말았죠. 저는 오토피스톨을 주어들고 울면서 계속 달렸어요. 이미 길은 잃어버렸고, 다시는 지상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것을 알면서도, 그저 달렸어요. 저 손이 수녀님이 말씀하시던 워프의 악마들일까요? 아니, 그렇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저건 그런 종류의 악마가 아니라, 훨씬 더 공허하고, 무자비한, 미지의 존재가 분명했어요.


타박타박, 타박타박, 타박타박!!


발소리가 들려요, 발소리가...! 아주 많은 발소리가...!




제가 감았던 눈을 다시 떴을 때, 제 팔다리는 녹색 점액 속에 묻혀서 전혀 움직일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저는 차라리 뜰 눈이 없었다면, 하고 바라게 되었죠.

제 눈 앞에 있는 것은 한때 신실한 마리아 수녀님이었던 고깃덩어리였어요. 마리아 자매님의 눈을 풀려있고, 빛나는 검과 총을 들고있던 팔은 오래전에 잘려나가 몽툭한 덩어리만 남아있었어요. 발가벗겨진 그 몸은 어둠 속에서도 하얗게 보였지만, 특히 그 배가 아이라도 임신한듯 부풀어있어, 눈에 유난히 잘 들어왔어요.


그리고 그렇게 비참하게 변한 마리아 자매님의 주변을 악마들이 둘러싸고 있었답니다. 팔이 세개, 혹은 4개인 존재들이, 번들거리는 대머리를 빛내면서 떨어져나간 머리아님의 팔다리를 씹거나, 아니면 서로 눈을 빛내면서 입맛을 다시고 있었어요. 저게 할머니가 말한, 옆집 모티가 말한 그 돌연변이들이 분명했죠. 그 숫자는, 눈에 들어오는 것만 합쳐도 수백은 됐을거에요.


이윽고, 마리아 자매님이 눈을 크게 뜨더니, 안타까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어요. 끔찍하게도 그녀의 배가 출렁거리면서, 단단하게 부풀어오른 유두가 하늘로 마구 솟구쳤어요. 마리아 자매님은 허리를 마구 뒤틀면서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러대고, 중간중간 애써서 기도문을 읊으려고 했지만 결국 다시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을 쳤어요. 그리고 마리아 자매님의 순결했을 다리 사이에서, 팔이 넷 달리고 단단한 껍데기로 뒤덮힌 괴물이 빠져나왔을때, 그녀의 비명은 우리가 갇혀있는 지하를 흔들었답니다. 결코 지상에는 닿을 리 없겠지만요.



다시 눈을 떴을 때는 마리아 자매님은 거대한 괴물의 손에 쥐어져 장난감처럼 능욕당하고 있었어요. 그렇게 끔찍하게 생긴 괴물은 우주 어디서도 볼 수 없을 것 같았죠. 날카로운 이빨, 날름거리는 혀, 부풀어서 때때로 빛나는 거대한 두개골. 그 괴물이 마리아 자매님의 몸 안에 성기를 쑤셔넣고 마구 흔들고 있었습니다. 마리아 자매님은 더 이상 기도를 하지도 못하고, 비명을 지르지도 못한체, 눈을 뒤집고 그저 황홀한 신음소리만을 내지를 뿐이에요. 이윽고 절정에 이른 마리아 자매님이 몸을 뒤틀자, 다리 사이에서 역겨운 액체가 튀어올랐습니다. 저는 더이상 보지 못하고 눈을 감고말았습니다. 이게 악몽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눈을 다시 떴을 때, 침대 위에 이불을 덮고 누워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늘은 정말이지 영광스런 날이에요. 위대한 아가리를 모실 세번째 아이를 낳을 수 있거든요. 아, 아직까지 손이 달려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럼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를 잉태하고 있는 배를 쓰다듬어볼 수 있을텐데.


저희의 지하 왕국은 이제 무르익을대로 무르익어, 오직 승천만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제가 낳을 샛째 아이는 그 승천의 첨단에 서있는 전사로 자라나겠죠. 저는 아마도 마리아처럼 셋째 아이를 출산한 뒤에는 나의 아이들에게 영양분으로 잡아먹힐테죠. 얼마나 황홀한 일인가요! 위대한 아가리에게 영양분을 제공한다니. 승천을 제 두눈으로 보지 못하는 것만이 아쉬울 뿐입니다


아, 진통이 오나봐요. 드디어 제 아이의 얼굴을 볼 수 있어요. 넷달린 팔,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아름답고, 아름다운 나의 아이.


보여요, 맛있는 인간들의 도시가 불타서 무너지는 모습이, 그리고 하늘에서 아름다운 천사처럼 내려오는 위대한 아가리의 자손들이. 발톱으로, 집게발로, 이빨로, 독으로, 모든 것을 무너뜨려 먹어치울 위대한 신들의 아이들이, 곧 이 도시에 내려올 거에요.

그날을 위해서, 그날을 위해서. 위대한 아가리가 모든 것을 삼키는 그 날을 위해서, 저는 목 높혀서 비명을 질러요. 자궁 사이를 비집고 나오는 발톱이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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