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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A World of Bloody Evolution Ch.1-2

km(125.182) 2019.07.24 11:16:13
조회 235 추천 6 댓글 4

※이 작품은 비공식적인 2차 창작물이며, 이 2차 창작물에 대한 권리는 원작자이신 REdrumSprinkles 님에게 있습니다. RWBY와 Warhammer의 저작권은 각 작품의 원작자에게 있음을 밝힙니다.

※RedrumSprinkles님께 이 창작물에 대한 번역 허가를 맡았습니다. 허나 문제가 생기면 조용히 지워야하니 그 점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이번에 처음으로 번역해보는거라 부족한 점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오타나 문맥 오류등은 지적해주시면 수정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한 화당 몇번씩 끊어서 올리고 번역 주기는 극히 불안정할 수 있습니다. 이에 유의해주시길... 잘 부탁드립니다.


원본 출처: https://www.fanfiction.net/s/10855163/1/A-World-of-Bloody-Evolution


1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warhammer&no=1861790&page=1


viewimage.php?id=3faad23f&no=24b0d769e1d32ca73cee86fa11d0283191de25edc716dfae8790c53e5e6fdc58de673e2899b8efb6dce10f2503b79961b8a8b3a857751563f60de0



Chapter 1-2



달려나간 양이 하늘을 올려다보았을 때, 뾰족하고 검은 함선들이 아침 햇살이 비춰오는 구름 밑을 활공하고 있었다. 함선들은 피처럼 짙은 붉은색으로 칠해져 있었으며, 겉면에는 이상한 상징들로 빼곡히 덮여 있었다.


해안가에 밀려드는 파도처럼, 그들의 분노와 피에 굶주린 욕망이 사람들을 향해 치밀어 올랐다. 점차 가까워지는 함선들은 양이 살면서 보아왔던 그 어떤 비행선보다도 거대한 크기를 자랑했다.


양은 바이딕이 명령했던 정찰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마을 중앙으로 도망치는 시민들의 물결을 헤쳐나갔다. 그녀가 간신히 공포에 질린 군중들 틈으로 빠져 나올때 쯤, 양은 함선들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었다.


함선에서 수백 척에 달하는 상륙정들을 투하했고, 그것들은 행성의 전 표면에 뿌려졌다. 흩어지는 대부분의 상륙정들은 도시들을 목표로 한 채로 날아갔다.


양은 근처에 있는 구릉의 꼭대기를 향해서 기어올라간 다음에야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고나서 그녀는 목격했다.


몇몇 상륙정들이 황금빛 밀밭의 바다에 거센 풍파를 일으키며 착륙하는 광경을. 그리고 불어닥친 바람을 견뎌내지 못한 이삭 줄기들이 가로 뉘어지는 모습을.


얼마 안 있어 상륙정들의 문이 열렸다. 그와 동시에, 안에서 적어도 백여명은 되어보이는 병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녀는 랄피라 불리던 서비터가 흉측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 생각을 재고해야 했다. 저 앞의 '이단자'들이 누구든지 간에, 그들은 절대로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그만큼 저 이단자들은 끔찍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맨 피부를 찾아보는게 더 빠를 정도로 온몸에 흉터와 문신들이 뒤덮여 있었고, 그들의 창백한 피부 위에는 가시돋힌 흑철이 박혀 있었으며, 가슴팍에는 불로 지져서 새겨넣은 듯한 끝이 뾰족한 팔망성의 표식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몸을 극히 일부만 가려놓은 갑옷은 피처럼 보이는 검붉은 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심지어 그들 중에서 몇몇은 가죽으로 된 피막을 걸치고 있었다. 양이 그것들이 인피로 만든 것임을 깨닫자마자, 그녀의 얼굴이 공포로 새하얗게 질렸다.


이단자들이 들고있는 무기들은 그보다도 더했다. 썩어가는 살점들이 들러붙고 녹이 슬어가는 무기들. 그것들은 그 무엇보다도 잔혹하고 끔찍했다.


양은 그제서야 최초로 소식을 들은 바이딕이 왜 저들을 그렇게까지 두려워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목 안에서 솟아오르는 역겨움을 겨우 억누른 양은 굳게 다짐했다.


'마을사람들을 반드시 지켜내고야 말겠어.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저놈들에게 본때를 보여줘야겠지.'


양에게는 저 괴물들 하나하나가 주먹으로 두들겨 패기 좋은 표적이었다.


잠시 후, 상륙정 안에서 한 인영이 걸어나왔다.


부피가 커다란 특대형 갑옷을 장비한 그는 자신의 부하들을 내려다보며 걸음을 멈췄다. 등 뒤에 돌출된 날카로운 가시 위에 해골들이 꽂혀있었고, 양(Yang)만큼 커보이는 무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오른손에 들고 있었다.


'슬슬 가야할 시간이네.'


바이딕에게 침략자들의 위치를 알려주기 위해 양은 필사적으로 마을을 향해서 뛰어갔다.


마을 시내 쪽에 급하게 세운 듯한 바리케이드가 보였고, 그 너머에는 덜덜 떨면서 무기를 꽉 부여잡은 병사들이 진형을 짜고 있었다. 병사들 뒤로는 바이딕이 다급하게 이리저리 손짓하며 지휘하는 중이었다.


양은 병사들의 사이로 뛰어들며 소리쳤다.


"침략자들이 저쪽 언덕 너머에 있어요!"


"너... 살아있었군."


"아니, 당연한 소리를... 잠깐만... 설마 제가 되돌아오지 못할 거라 생각한 거에요?!"


양이 약간 분개하며 되물었지만, 아무 반응도 돌아오지 않았다.


"에휴... 일단 상륙정들의 일부가 착륙했고, 하드코어한 락 밴드에서 뛰쳐나온 것같은 '카오스' 놈들이 적어도 수백명은 되보였어요."


양의 말에 바이딕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탱크처럼 커다란 사람을 하나 봤는데요. 부피가 큰 견갑에, 들어올리는 것도 벅차보이는 거대하고 뭉툭한 총을..."


"오, 맙소사."


양의 보고를 들은 병사들 중 한 명이 훌쩍였다.


"황제 폐하시여, 부디 당신의 신민들을 구원하소서. 배반자 마린이라니. 황금 옥좌시여, 난 그들이 그저 전설인 줄로만 알았는데..."


훌쩍거리는 병사를 본 바이딕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아... 배반자 마린들은 전설상의 존재가 아니라 실제로 존재한다. 하지만 그들은 불사가 아니다! 그들도 우리와 똑같이 죽음을 맞이한다! 그러니 용기를 가져라! 병사!"


병사를 다독인 그녀는 양을 마주보았다.


"미스 룽, 이제 바리케이드 뒤로 엄폐해라. 도움이 필요해보이는 곳에 가서 지원해주고, 절대로 병사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 잊지 말도록! 알아들었나?"


"걱정은 붙들어 매세요. 저놈들이 여기 온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도록 만들어줄 거니까요!"


용감하게 대답한 양은 엠버 셀리카를 다시 점검하며 전투 준비를 끝마쳤다. 이상한 곳에 떨여졌다는 사실은 그녀에게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여기 사람들은 위험에 처했고, 양은 헌트리스로서 여기 사람들을 보호하는 의무를 수행해야만 했다. 꼭 그런 의무감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양은 깨부숴버릴 두개골들이 널려 있는 광경이 더없이 즐겁게만 느껴졌다.


"어디 한번 덤벼봐! 왜? 쫄았냐?!"


양의 도발에 적들은 언덕을 넘어 우르르 몰려왔다. 입에 게거품을 물고 손에 든 기괴하게 생긴 무기를 휘두르며, 그들은 마을로 돌진해왔다.


"전원 사격 개시하라!"


바이딕이 울부짖으며 명령을 내리자, 병사들은 그 명령을 충실히 이행했다. 곧이어 총구에서 솟구친 홍련의 창날들이 사정거리 안으로 들어온 적들을 향하여 쇄도했다. 연이은 사격때문인지 특이하게 생긴 총에서 뿜어내는 유해한 증기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쏟아지는 총화로 인해 가슴팍에 검은 구멍이 뚫린 침략자들은 힘없이 쓰러져갔다. 날카로운 손톱으로 어떻게든 상처를 막으려던 그들은 끝내 비명을 지르며 죽어갔다.


'...대단해. 마치 오라(Aura)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그냥 뚫고 지나가 버리잖아?'


곰곰히 생각해본 양은 아까 받았던 권총을 꺼내들었다.


끊임없이 몰려드는 적들을 향해 권총을 겨눈 다음, 양은 그들에게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 방아쇠를 힘주어 당기자 총구에서 자그마한 붉은 빛줄기들이 뿜어져 나왔다. 설령 그녀가 목표물의 중앙을 명중시키지 못하더라도, 그 광선들은 침략자들을 토막내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이거 정말 쩌는데?!'


허나 적들은 뒤틀리고 대충 만든 무기로 응사하면서 계속해서 돌격해왔다. 침략자들이 대응사격한 탄환들은 황급히 세워졌던 바리케이드에 깊게 파고들었다. 몇몇 탄환은 표적에 명중했고 경무장한 경찰관들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양은 붉디붉은 피를 뒤집어썼고, 부상자들의 신음소리가 그녀의 고막을 무섭게 두들겨댔다.


"제길! 적들이 너무 많습니다!"


병사들 중 누군가가 소리쳤다.


"계속해서 사격해! 멈추지말고 계속!"


바이딕이 큰소리로 외치며 맞대답했다. 양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전장의 흐름을 바꾸고자 쓰러진 병사의 소총을 주워들었다. 그녀가 방아쇠에 걸린 손가락에 힘을 줄 때마다, 침략자들 중 한 사람씩 진홍색 빛줄기에 꿰뚫려 고통에 울부짖었다. 그러나 그것도 적들의 공세를 막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착검하라! 전원 착검하라!"


바이딕의 명령이 전장의 함성 너머로 들려왔다. 전기톱을 어떤 종류의 검으로 개조한 듯한 치명적인 무기가 그녀의 손에 들려있었다. 곧바로 바이딕은 검을 침략자들을 향해 들어올렸다. 그러자 적들을 갈아버리겠다는 살의가 담긴 톱날이 회전하는 소리가 주변에 울려퍼졌다.


이제 병사들과 미친듯이 함성을 지르며 달려오는 침략자들의 무리 사이의 거리는 불과 몇 야드밖에 남지 않았다. 침략자들은 음산한 전리품이 주렁주렁 달린 사악한 칼과 화기를 휘두르며 다가왔다.


'드디어 내가 활약할 시간이네.'


그렇게 생각하며 양은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적들을 마주한 그녀는 소총을 어깨에 홱 걸쳐놓았다.


폭발하듯이 앞으로 쏘아져나간 양의 주먹이 침략자의 얼굴을 후려쳤다. 얼굴이 처참하게 뭉개진 불쌍한 적은 그대로 뒤로 튕겨져 나갔다. 적에게는 오라의 존재를 증명해주는 불가시적 반작용도, 충격에 대한 저항도 없었다.


그 사실을 본 양은 깨달았다.


'쟤네들 오라를 쓰지않고 있잖아! 그래서 소총 사격이 그렇게 효과가 있었던 거네!'


양의 입꼬리가 씨익 올라갔다.


'이거 생각보다 꽤 쉽겠는걸.'


다른 침략자가 칼을 곧추세우고는 양에게 달려들었다. 적이 휘두른 칼을 가볍게 피한 양은 엠버 셀리카를 그의 배에 꽂아 넣었다. 그러자 신체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공격에 침략자의 몸이 두동강났다. 그 반동을 이용한 양은 팔꿈치로 다른 침략자의 가슴팍을 때렸고, 그 침략자는 뒤로 벌러덩 넘어지며 데굴데굴 굴렀다.


양은 또다른 침략자의 머리를 주먹으로 때리면서, 그의 턱에 샷건 탄환을 발사했다. 그와 동시에 침략자의 머리가 사방으로 피와 뇌수를 흩뿌리며 증발해버렸다.


"피의 신께 피를! 해골 옥좌에 해골을!"


침략자들 중 한명이 크게 소리를 지르며 양에게 돌진해왔다. 용감하게 돌격하는 적을 본 양은 작게 휘파람을 불었다.


그의 입술은 어떤 기계적인 장치로 뒤집어졌고, 썩어가는 치아 사이로 끊임없이 피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얼굴에는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이 피어싱을 달고 있었다.


"너 정말로 걸작인데? 안 그래?"


극도의 분노에 휩싸여 휘두르는 칼을 피해 머리를 밑으로 굽힌 다음, 양은 건틀렛으로 침략자의 등을 강타했다. 곧이어 펑하는 파열음과 함께 상반신이 사라진 몸뚱이가 그의 동료에게 날아가 부딪혔다. 양은 재빨리 부딪힌 충격으로 균형을 잃은 침략자에게 다가섰다. 그리고는 늑골이 부서지는 소리가 나도록 쓰러진 적의 가슴팍에 건틀렛을 내려찍었다.


그러던 와중에 살육에 눈이 먼 적들은 양의 주위를 빙 둘러쌌다. 양이 주먹으로 가격할 때마다 적들이 하나씩 쓰러져갔다. 카오스 전사들 중 하나의 팔뚝을 붙잡은 양은 볼링하듯이 나머지 적들에게 던져버렸다. 서로 뒤엉켜 버둥거리는 침략자들의 두개골을 뭉개버린 양은 갑작스런 아군의 외침이 들리자 뒤를 돌아보았다.


"이런 젠장! 황금옥좌시여! 방어진형의 측면이 무너졌습니다!"


양은 그제서야 언덕 너머로 모습을 드러낸 제2파의 침공병력을 보았다. 침략자들은 마을을 향해 질주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양의 배를 찢어버리기 위해 한 카오스 전사가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검날은 양의 노출된 맨살에 닿지 않은채 멈춰버렸다. 양의 오라가 참격을 막아낸 것이다. 눈동자를 휘둥그레 뜬 침략자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그것 참 안됐네. 좋은 기회였는데 말이야. 그렇지?"


그렇게 말한 양은 엠버 셀리카로 또 다른 생명을 거두었다. 산탄을 다 써버린 양은 재장전을 필요로 했다. 그녀가 팔을 앞으로 홱 내밀자, 빈 탄피들이 건틀렛에서 쏟아져 나왔다. 날아간 탄피들은 쌓여있는 시체들의 핏물로 적셔진 토양 위에 후두둑 떨어졌다. 재장전을 하는 도중에 적들이 쏜 탄환들 중 일부가 양을 맞췄고, 그녀는 조금씩 뒤로 밀려났다.


그러나 결국엔 양은 산탄이 든 탄창을 건틀렛에 밀어넣으며 재장전을 끝마쳤다.


그녀는 측면에서 파고들어오는 이단놈들을 향해서 도약했고, 머리카락이 화염같이 불타오르는 오라에 휩싸인 채로 그들의 정중앙에 착지했다.


"덤벼봐! 겁쟁이들아! 다음은 누구냐?!"


다수의 침략자들이 그 도전에 으르렁거리며 응했다.


양의 팔은 적들에게 죽음을 선고하는 회오리바람처럼 몰아쳤고, 엠버 셀리카는 주인의 적들을 찢어죽인다는 기쁨에 울부짖었다. 그녀의 주먹은 눈으로 인식하기도 힘들만큼 빠른 속도로 시체들을 날려보냈다. 날려진 시체들은 물수제비처럼 땅에 부딪혀 구르다가 피에 물든 고깃더미로 변했다.


양은 휩쓸려 쓰러진 한 카오스 전사의 가슴을 발로 즈려밟은 다음, 그대로 발에 힘을 가했다. 그러자 그의 흉골이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양의 발이 가슴팍을 관통하며 밖으로 삐져나왔다.


철컥! 타앙-!


건틀렛에서 산탄이 발포됨과 동시에, 흩어져 날아가는 자그마한 총탄들이 상대방의 피부와 힘줄을 찢어발기며 곤죽으로 만들어 버렸다. 자신을 공격한 적의 어깨를 손으로 짚으며 뛰어오른 양은 그의 두개골을 세게 가격했다. 뇌가 흔들리는 듯한 아픔에 비틀거리던 적을 허공에 띄운 양은 곧바로 풍차 돌려차기를 먹여 마무리를 지었다.


남아있는 침략자들은 공포로 소용돌이치는 눈동자를 한 채로 뒷걸음질쳤다.


그 틈을 타 양은 엠버 셀리카를 이용해서 뒤로 자신의 몸을 날려보냈다. 그렇게 양은 새롭게 발견한 전우들의 곁으로 미끄러지듯 나아가 합류했다. 아군은 점차 지쳐가고 있었다. 이단자들은 방어병력을 숫자로 몰아붙였고, 그로 인해 점차 아군은 뒤로 밀려나고 있었다. 진로를 가로막는 것이 없어진 이단자들 중 일부는 전투에 참여하지 않고 함성을 지르며 마을로 뛰어들었다.


피를 뒤집어쓴 바이딕은 숨을 몰아쉬었다. 그녀가 든 권총에서 적들의 얼굴을 향하여 붉은 빛줄기가 뿜어졌고, 그걸 맞은 침략자들의 얼굴이 가슴까지 녹아내렸다. 함성을 지르며 앞으로 달려나간 그녀의 오른손에 쥐어진 검의 톱날이 되살아나며 맹렬히 회전했다. 날카롭게 벼려진 날이 적의 살점을 머금은 채로 계속해서 울부짖었다. 참격에 의해 적의 육신이 양분되기 전까지 그의 어깨에서 살점이 튀어올랐다.


잔혹했다. 정말로 잔혹한 광경이었다.


이것이야말로 양이 모르는 땅의 사람들이 전쟁을 치루는 방식일까?


오라도, 셈블런스도, 고무탄같은 비살상 무기도 없었다. 오직 맨살을 가르는 강철과 불꽃만이 있을 뿐.


하지만 양이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차가운 아침 공기가 그녀의 지친 폐 속을 가득 채워갔다.


그녀는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꼈다. 양은 전에도 생사가 결정되는 싸움을 치뤄봤었지만, 이렇게... 이런 식으로 싸워본 적은 처음이었다.


"뒈져라~!"


한 침략자가 자신을 가로막은 병사의 얼굴을 목표로 도끼를 높이 들어올렸다. 그러나 침략자가 도끼로 내려찍기도 전에, 양이 그의 명치에 주먹을 꽂아넣었다. 늑골이 부숴진 침략자는 땅바닥에 배구공처럼 튕겨지면서 뒤로 굴러갔다.


"병사들이여! 나를 따르라!"


바이딕이 칼을 높이 들어올리며 외쳤다.


한 병사가 바이딕의 외침에 응하며 고개를 돌렸으나, 어디선가 날아온 탄환이 그의 목덜미를 찢어버렸다. 바닥에 떨어지는 살점과 목에서 뿜어져 나오는 핏물. 병사는 컥컥거리며 절박하게 손으로 상처를 지혈하려 시도했지만, 결국에는 입에서 피를 토해내며 최후를 맞이했다.


두 정의 돌격소총이 자신을 향해 총화를 쏟아내는 것을 본 양은 황급히 몸을 숙였다. 양은 휙휙 날아드는 탄환들의 궤도 밑으로 몸을 낮추었다. 그러고나서 양은 어설프게 형성된 화망을 피하며 적들을 목표로 달려나갔다.


거리가 충분히 가까워지자 양은 적의 무릎을 주먹으로 가격했고, 우드득거리는 소리가 주변에 울려퍼졌다. 곧바로 소총을 빼앗아 든 그녀는 옆의 놈을 그대로 개머리판으로 때려눕혔다.


"이런 망할! 룽!"


인피를 뒤집어쓴 거대한 남성의 공격을 필사적으로 막아내던 바이딕이 소리쳤다.


"죽어! 죽어! 죽어!"


우렁차게 소리친 침략자는 바이딕을 짓뭉개려고 엄청나게 큰 주먹을 높이 치켜올렸다. 바이딕이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깨달은 양은 재빨리 뛰어들었다. 순식간에 적의 등을 타고 올라간 양은 적의 두개골을 강타했다. 엠버 셀리카에서 불꽃이 번뜩이자, 덩치 큰 침략자는 마치 실끊긴 인형처럼 땅바닥에 쓰러졌다.


멍들고 수척해진 채로 바닥에 누워있는 베테랑에게 양은 손을 내밀었다. 아슬아슬하게 적의 공격을 회피한 바이딕은 양이 내민 손을 맞잡았다. 그녀는 힘겹게 일어나면서도 자기를 공격한 적의 무릎뼈에다가 두 발 쏴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슬개골이 녹아내린 적은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넘어졌다.


"구해줘서 고맙다."


바이딕이 탄약을 다시 권총에 밀어넣으며 말했다.


"언제든지요."


양은 시끄럽게 비명을 지르는 적의 얼굴을 걷어차주고는 감사인사를 받았다.


"넌 정말 축복받은 전사야. 미스 룽. 내 평생 그렇게 빨리 움직이는 건 본 적이 없는데..."


"제 여동생은 저하고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더 빨라요."


여동생에 대한 자부심이 마음 속 깊이 차오른 양이 대답했다. 그렇게 말한 양은 고통에 발버둥치는 침략자의 멱살을 잡고는 위로 들어올렸다. 그러고선 양은 그를 공중에 띄우고는 팔꿈치로 척추를 분쇄해버리며 바닥에 내다꽃았다.


'그리고 이건 내 여동생의 몫이다.' 양은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푸욱!


"커헉!"


갑자기 바이딕이 입에서 피를 울컥 쏟아내며 쓰러졌다. 그녀의 등에다가 일종의 폴암을 쑤셔박은 카오스 전사를 본 양은 크게 소리질렀다.


"망할! 이 개자식!"


뒤에서 기습한 적의 가슴을 양이 주먹으로 힘껏 때리자, 적은 저 멀리 날아가 땅바닥에 몇번 구르고는 바닥에 대자로 뻗어버렀다.


"그만."


전장에서 울려퍼지는 거칠고 깊은 목소리에 적들은 모든 공격을 멈추고는 물러섰다. 그걸 본 양은 긴장을 늦추지 않으며 건틀렛을 들어올렸다. 병사들에게 침을 뱉고 으르렁거리는 적들 사이로, 한 거한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검붉은 피로 윤기를 낸 갑옷을 입고 있었다. 양이 다가오는 인영을 마주보았을 때, 거한도 양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야츠하시보다 훨씬 큰 키와 덩치를 가지고 있었으며, 뻘겋게 칠해진 갑옷 위에는 짙은 황동으로 만든 장식이 달려 있었고, 뿔달린 투구가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저 년은 내꺼다."


거한이 한걸음씩 발을 내딛을 때마다 살점과 진흙이 위로 튀어올랐고, 가까이 다가올때마다 진동에 땅이 흔들리는 것만 같았다.


"코른이시여, 제 전투를 굽어 살피소서."


핏물이 갑옷의 장갑과 이음매 부분 사이로 뚝뚝 흘러내리고 있었다.


흘러내리는 피의 폭포를 거꾸로 따라간 양은 얼마 안되어 핏물의 주인이 누구인지 깨달았다.


거한의 등 너머를 바라본 양은 머리속이 새하얗게 물드는 것만 같은 충격에 휩싸였다.


거기에는... 힐데의 머리가 흉측한 가시에 꽂혀있었다. 힐데의 입천장이 가시로 꿰뚫렸고, 뾰족한 가시의 끝부분이 정수리 너머로 삐져나와 있었다.


곧이어 격렬한 분노가 양을 휘감고는 거세게 타올랐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한 양은 목이 찢어져라 외쳤다.


"이... 이 빌어먹을 괴물새끼가!"


양이 자신의 두 주먹을 세게 맞부딪히며 셈블런스를 발동시켰다. 내재된 분노를 점화시킨 양의 두 눈이 붉게 물들고, 찬란한 황금빛 불꽃이 머리카락에서 흘러나왔다.


거한을 향해 돌진한 양은 벼락처럼 연달아 권격을 내질렀다. 갑작스레 가해진 충격에 투구의 면갑이 뜯겨져 나간 거한은 뒤로 밀려났다. 얼굴을 가리던 면갑이 사라지면서 드러난 거한의 얼굴은 끔찍했다.


카오스를 상징하는 듯한 의례적인 상처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고, 핏발이 선 두 눈동자는 광기와 살육에 물들어 있었다.


배반자 마린은 침을 뱉으며 으르렁거렸다.


"냄새나고, 썩어빠진 사이커들 같으니라고."


양은 상대가 자신을 뭐라고 불렀는지 이해하지 못했고, 딱히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렇기에 양은 배반자 마린의 턱을 강하게 후려쳐 부숴버렸다. 아픔에 울부짖은 거한은 바로 주먹을 움켜쥐고는 양에게 권격을 꽂아넣었다.


퍼억-!


정통으로 마린의 주먹에 맞은 양은 데굴데굴 구르며 뒤쪽으로 날아갔다. 가까스로 미끄러지면서 멈춰선 양은 입안이 찢어졌는지 쿨럭거리며 피를 내뱉었다. 혀에서 느껴지는 비릿한 피맛에 양은 미소를 지었다.


'좋아. 그렇게 나오신다?'


배반자의 마린의 공격에 격분한 양은 사나운 함성을 내지르고는, 곧바로 자신의 능력을 강화하며 상대방과의 거리를 좁혀나갔다. 엠버 셀리카의 마지막 탄환이 노출된 마린의 얼굴을 향해 날아갔다. 흩어진 수십개의 산탄들이 살점을 짓이기며 그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고통을 선사해줬다.


이런 흉포한 공격을 예상치 못한 거대한 전사는 비틀거리다가 쓰러졌다. 그러는 와중에도 그는 뭉개진 입으로 불쾌한 전투 함성을 외치며 버둥거렸다. 마린은 거목같이 두꺼운 두 팔로 양을 둘러싸고는, 그대로 그녀의 척추를 부숴뜨리기 위해 꽉 끌어당겼다.


하지만 양은 남아있는 오라를 모두 끌어모아 양손에다 집중시키고는, 높이 들어올린 깍지를 낀 두 손을 쓰러져있는 마린의 두개골에 내려찍었다. 양은 그러기를 쉼없이 반복했다. 내려찍기를 단 한번도 멈추지않고, 단 한번도 망설이지도 않았다.


오라로 강화된 권격들로 배반자 마린의 두개골이 깨부숴질 때마다, 양을 조여대던 압력이 점차 느슨해졌다. 허나 양의 권격은 전혀 약해지지 않았다. 괴물의 갑옷은 주인이 양을 떼어놓으려는 희망이 희미해짐과 동시에 위잉거리며 다시는 움직이지 않았다. 피가 말라붙은 자신의 옷을 쳐다본 양은 그제서야 숨을 몰아쉬며 공격을 멈췄다.


공포와 두려움으로 사색이 된 카오스 전사들 주변으로 침묵이 내려앉았다.


양은 맹수처럼 표효하며 자신의 승리를 알렸다. 그와 동시에, 천지가 진동하는 듯한 포성과 함께 거대한 전차들이 등장했다. 전차의 주포와 터렛들이 침략자들에게 죽음을 선고했고, 싸울 의지를 상실한 카오스들은 흩어지며 패주했다.


육체를 가득 채우던 아드레날린이 사라진 양은 두 손으로 자신의 코트를 붙잡고는 움츠러들었다.


그리고는 다시 비명을 질렀다. 그러고는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 붉은 피로 점철되고 수척해진 얼굴 위로 흘러가는 가느다란 물줄기.


그래, 양 샤오룽은 슬픔에 대해 알고 있다.


양은 유혈과 참상으로 가득찬 이 세상에 갇혀버린 채로 길을 잃었다. 그래서 그 누구보다도 슬픔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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