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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지월드 대작전] 묻어버릴지어다.

삼치구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1.09.28 15:42:10
조회 25937 추천 82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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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친 가메클은 다시 한 번 엉덩이를 걷어 차였다.

"이 멍청한 그레친! 휴미들이 몰려온단 말이다! 빨리 빨리 움직이지 못해?"

멕보이는 나사나 볼트를 요란하게 쩔렁 거리며 다시 주변에 있던 그레친의 엉덩이를 발로 찼다. 빌어먹을 새끼. 가메클은 멕보이의 귀에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중얼거렸다. 네 놈이 엉덩이 차기만 안하면 시간이 두 배는 늘어날거다. 가메클은 욱신거리는 엉덩이를 손으로 문지르며 멕보이의 군화짝을 피해 허겁지겁 움직였다. 그가 맡은건 다른 오크들이 잡아넣은 휴미에게 밥을 주는 일이었다. 뭐하는 녀석인지는 잘 모르지만, 멕보이가 하는 말을 들으면 아마 휴미들의 멕보이라는 모양이었다.

"야! 휴미! 밥먹어!"

휴미 멕 보이를 가둔 감옥을 향해 곰팡이 덩어리가 담긴 그릇을 아무렇게나 던졌다. 곰팡이 덩어리는 땅에 떨어져 구르며 먼지가 가득 묻었다. 휴미 멕 보이는 힘없이 그 지저분한 덩어리로 기어가 아무렇게나 손으로 집어먹었다. 가메클의 입가에 추잡한 미소가 어렸다. 스노틀링조차 없는 이 시커먼 오크 구덩이에서 가메클의 화를 풀 곳이라면 이 휴미 멕 보이가 갇힌 감옥 뿐이었다. 예전에 휴미들의 멕 보이가 워트럭이나 워땅크를 만들고 있었다던 이곳은 이제 오크들로 가득 찼다.

"이 멍청한 자식아! 밥을 줬으면 빨리 와야 할 것 아냐! 니 아가리에 군화발을 먹여줄까!"

만족스럽게 휴미를 바라보던 가메클에게 멕 보이의 호통소리가 다시 터져나왔다. 멕보이는 휴미들의 창고에서 구한 엄청 커다란 워땅크를 열심히 루티드 하던 중이었다. 이제 막 빨간 페인트를 칠하고 슬슬 오크다운 부품을 붙이려 했다. 아마 이대로는 조종하기 너무 복잡해 오크답게 만든다고 한다. 가메클은 시끄럽게 호통을 치는 멕 보이의 뒤에서 고크와 모크께서 저 놈의 머리통을 날려 버리시길 빌었다.

[뻑]

그리고 고크와 모크께서 그의 부름에 응답하셨다. 갑자기, 그 빌어먹을 멕 보이의 머리통이 붉은 스퀴그를 터뜨린 것처럼 변했다. 그리고 대혼란이 찾아왔다. 가메클이 저번에 곰팡이 술을  너무 마신 두 놉이 서로의 패거리를 데리고 대판 싸웠을 때보다 더한, 끔찍한 혼란이었다.

"으아악!!! 휴미다!! 휴미다!!!"
"싸워! 싸워 이 멍청이들아!!!"

멕 보이가 죽자 한창 휴미들의 워땅크 주변에 루티드 할 부품들을 쌓고 있던 보이들이 깜짝 놀라 슈타를 들어 쏘기 시작했다. 스틱 밤을 던지는 놈도 있었고, 던질 게 없자 애꿎은 그레친을 집어던지는 녀석도 있었다. 하지만 싸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무겁고 둔중한 총소리가 울렸다. 조그만 휴미들이 쏘는 반짝총보다 훨씬 무서운 소리였다. 가메클은 허겁지겁 예전부터 봐둔 구멍으로 숨어들어갔다. 본래 오크 패거리가 또 싸우기 시작하면 숨어들어갈 셈으로 만든 구멍이었지만 이 상황에서도 충분히 쓸만한 구멍이었다.

[지식은 힘이니,]
[이를 수호하라!]

기계음이 섞인 낯선 외침과 함께 둔중한 총소리는 계속 됐다. 가끔씩 슈타 소리는 점점 작아지더니 이제 오크의 비명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가메클은 그저 양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덜덜 떨 뿐이었다. 얼마 지나 이제 휴미들의 총소리마저 멎었다. 가메클은 조심스럽게 머리를 내밀어보았다.

"잡았다 요놈!"
"끼약!"

가메클은 비명을 질렀다. 가메클이 머리를 내밀자마자 무언가가 가메클을 낚아챈 것이다. 가메클은 자기 키의 몇 배나 되는 허공 위에 대롱대롱 매달렸다.

[테크 마린 마르텔러스. 살아있는 놈을 잡았습니다.]

그건 가메클이 지금껏 본적도 없는 무시무시한 휴미들이었다. 온 몸을 두른 갑옷을 엄청 빠를 것 같은 붉은 페인트로 칠한 그 휴미들은 가메클이 본 놉들보다도 거대했으며, 아드 보이들보다도 훨씬 단단해 보였다. 가메클은 그와 눈이 마주치자 마자 지려버렸다.

[더러운 외계인 자식!]

가메클이 지리는 꼴을 본 커다란 휴미는 가메클을 바닥에 패대기쳤다. 자신의 배설물 위로 낙하한 가메클은 온 몸이 부스러질 것 같은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가메클이 고통을 못 이기고 자기 배설물 위로 구르는 동안, 또다른 커다란 휴미가 걸어왔다. 등에 커다란 기계 팔을 단 녀석이었는데 놈은 커다란 슈타를 가메클의 머리에 겨누고 섬뜩한 목소리로 물었다.

[묻겠다. 외계인. 죽기 싫다면 내 말을 따라라. 네 놈들이 잡아간 테크 프리스트는 어디있나?]

테크 프리스트가 뭔지는 몰랐지만, 눈치 빠른 가메클은 그게 자신들이 잡아가둔 휴미 멕보이를 지칭한다는 걸 금새 깨달을 수 있었다. 가메클은 아픈 몸을 일으켜 세워 멕 보이들을 앞에 두듯 손바닥을 싹싹 비볐다.

"헤헤, 따라오세요. 바로 가겠습니다 헤헤"

얼기설기 만든 창살 앞에 도착하자 휴미들은 잠시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한 놈이 앞으로 나와 양 손으로 창살을 붙잡고 그대로 부숴버렸다. 가메클은 입을 딱 벌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가메클이 아는 그 어떤 놉도 그런 힘을 쓰진 못했다. 휴미 멕 보이는 창살이 부숴지자 잠시 가메클처럼 입을 쩍 벌리고 가만히 앉아있다가 일어섰다.

"옴니시아여... 감사합니다 각하. 저는 이 조병창을 감독하던 테크 프리스트 안젠입니다."
"음, 모든 것이 황제 폐하와 옴니시아의 가호일세 테크 프리스트. 나는 블러드 레이븐 4중대의 테크 마린 마르텔러스일세. 살아있는 건 자네 뿐인가?"
"안타깝지만... 그렇습니다. 저 더러운 오크들이 이곳에 대한 지식을 배우겠답시고 저만을 살려두었습니다. 물론 놈들은 아무런 지식도 얻지 못했습니다. 다 잘못된 지식이었죠."
"그래. 지식은 힘이니 이를 잘 수호해야 하지."

휴미들은 가메클이 이해하지 못할 이야기들을 하고 있었다.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벌벌 떨고 있던 가메클을 갑자기 휴미 멕보이가 날카롭게 노려보았다.

"각하,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음, 좋을대로 하게."

그 말이 끝나자 마자 휴미 멕보이의 신발이 가메클의 입에 틀어박혔다. 사흘동안 곰팡이 덩어리만 먹던 휴미의 힘이라는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무지막지한 힘이었다.


-----------------------------------------------------------------------------

"으으... 옴니시아시여 보우하소서... 끔찍하군요. 어떻게 이런 성스러운 차량에 저런 끔찍한 짓을..."

테크 프리스트 안젠은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았다. 아직 이름조차 지어주지 못한 신성한 랜드 레이더가 말라붙은 피처럼 끔찍한 붉은 색으로 뒤덮여 있었다. 비록 그 끔찍한 붉은 색 갑옷을 입은 자들이 옆에 있어 입밖에는 내지 않았지만, 찬란한 강철빛으로 빛나던 랜드 레이더가 저런 색을 뒤집어 쓴 걸 보니 심장이 부숴질 것 같았다. 반면 테크 마린은 아무런 말없이 찬찬히 랜드 레이더를 바라볼 뿐이었다. 

"으음, 그래도 예상보다는 원형이 보존되어 있군. 색을 칠한 걸 제외하면 거의 손상이 없어."

테크 프리스트는 기가 차다는 듯 마르텔러스를 돌아보았다.

"아무런 손상도 없다니요! 저걸 보십시오. 찬란했던 랜드레이더의 전신이 저렇게 오크들에게 더럽혀졌단 말입니다! 아아... 옴니시아시여! 어찌 이런 일이!"

하지만 블러드 레이븐들은 테크 프리스트에게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자기들끼리 작은 목소리로 수군거리고 있었다.

[이거 수고를 좀 덜겠는데요. 허 참, 황제께서 보우하신 모양입니다.]
[과연 그렇네. 챕터마스터께서도 기뻐하실걸세.]

멍하니 그들이 떠드는 꼴을 바라보기만 하던 테크 프리스트를 그제야 의식했다는 듯, 블러드 레이븐의 테크 마린은 느릿느릿 테크 프리스트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그래서, 자네 의견은 뭔가 테크 프리스트 안젠."

테크 프리스트는 고개를 푹 숙인채 눈물 흘렸다. 이런 말은 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것만이 저 가엾은 랜드 레이더의 머신 스피릿에게도 안식을 가져다 줄 것이다.

"안타깝지만... 머신 스피릿을 위해서라면... 랜드 레이더를 안식시켜야 할 것입니다. 묻어버리십시오."

테크 마린은 그 말을 듣고 잠시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해할만한 일이었다. 그 역시 옴니시아를 받들어 모시는 기계교의 사제로서 고통스럽기 이를데 없었다.

"그래, 묻어버려야 한다라... 묻어버려야겠지. 깔끔히. 확실하게. 안타까운 일이네만."

테크 마린의 목소리에는 씁쓸함이 묻어났다. 테크 프리스트는 좀 더 단호한 목소리로 그에게 촉구했다.

"어쩔수 없습니다. 하셔야만 합니다."

결국 마르텔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마르텔러스를 따르던 마린들이 이미 이런 일을 예상했다는 듯 백팩에서 커다란 플라즈마 폭탄을 꺼내 신속히 조립하기 시작했다. 그순간, 테크 프리스트는 등 뒤에서 섬뜩한 한기를 느꼈다. 왜인지 블러드 레이븐들은 모두가 그를 기이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저... 각하?"
"그래... 묻어버려야만 해..."

마치 곧 죽을 사람이라도 바라보듯이.




=============== 제국 공문서 네트워크 =================

From: 테크 마린 마르텔러스. 블러드 레이븐 IV 중대 소속
To: 해방함대 사령부
제목: 조병창 BV-43C 정화
내용: 안타깝게도 이번 조병창 정화는 최악의 결과로 끝나고 말았소. 테크 프리스트들을 비롯한 기계교의 일원들은 더러운 외계인에 맞서 최후까지 그들과 맞서다 모두 사망하고 말았소. 그들의 시체를 거두고자 했으나 시간이 없었소. 차후에나마 기계교와 제국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훈장이 추서되길 바라겠소. 이번 목표였던 랜드 레이더 탈환 역시 이미 늦은 뒤였소. 랜드 레이더는 어느새 오크에게 탈취당한 뒤였고, 머신 스피릿은 오크들에게 붙잡혀 뒤틀리고 더럽혀지고 말았소. 그게 랜드 레이더였단 사실은 캐터필러에 남아있던 아쿨라 상징으로 밖에 알아볼 수 없었소. 부디 옴니시아께서 그 가엾은 머신 스피릿을 보우하시길. 우리의 화력은 놈들에게 더럽혀진 랜드 레이더를 상대하기에는 부족했고 결국 우리는 플라즈마 폭탄을 이용해 조병창 째로 외계인과 그 더럽혀진 흔적을 정화할 수 밖에 없었소. 자세한 보고서는 별도로 첨부하였으니 읽길 바라며, 황제 폐하의 가호가 그대들과 함께하길 빌겠소. 
추신: 추가로 질문이 있다면 현재 그라이아 궤도 상의 수도 요새 \'옴니스 아케이넘\'으로 연락하길 바라겠소.




============== 기밀 송신 문서 =================

From: 테크 마린 마르텔러스. 블러드 레이븐 IV 중대 소속
To: 가브리엘 안젤러스. 블러드 레이븐 챕터 마스터
제목: 징발 결과
내용: 황제폐하와 위대한 아버지, 그리고 이름모를 프라이마크께 영광을. 챕터 마스터, 이로서 사이린에서 잃었던 성물의 자리를 복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추신: 마침 놈들이 붉은 색으로 칠해둬서 오크 장식을 떼고 챕터 로고만 새기니 감쪽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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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텔러스 쨔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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