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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어디까지나 소꿉놀이니까. (막간-2)

라갤러(1.11) 2024.05.07 21:22:03
조회 329 추천 16 댓글 4

"후하하하하."

목덜미가 묘하게 얼얼했다.

벅벅벅벅…….


미도리는 태어났을 때부터 병약하기도 해서 우리집은 이전처럼 시골의 친척회에는 그다지 얼굴을 내밀지 않게 되었다.

"소이치로도 내년엔 중학생이 되니 올해 겨울방학은 이제 혼자서 다녀와도 된다? 이쪽은 셋이서 대충 지낼 테니 너는 할아버지 저택에서 느긋하게 정월을 만끽하고 와라."

아빠는 그렇게 말했지만 나 혼자서 가는 건 어딘가 마음이 안 내켜서.

"아니, 다 같이 못 가면 나도 안 갈래! 정월은 가족 넷이서 지내자!"

"그래도 우리는 미도리에게만 손이 가게 될 테니 역시 소이치로 군은 혼자서……."

"정말 미사키 씨까지, 그렇게 마음 쓰지 말아 주세요! 후하하하……."

미쿠네 집도 초5가 되고 나서는 친척회엔 얼굴을 내밀지 않게 된 것도 있다. 그렇다면 괜히 일부러 내가 혼자 갈 이유는 없었다.

당시의 나는 아직 핸드폰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미쿠와 연락을 취하지도 못했고.

미쿠네 집에는 한 번 전화를 건 적이 있지만 모르는 남자가 응대한 이후로 왠지 모르게 연락하기 꺼려져서.

나는 미쿠와 거리가 생긴 채 이윽고 중학생이 된다.

중학교 시절의 나는 그런대로 즐겁게 지냈다. 밝은 캐릭터도 확립된 덕분인지 남들만큼 사랑 같은 것도 했다. 차이기만 했지만 제대로 웃어 주었지.

그리고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나는 본가를 나오기로 했다.

물론 미사키 씨와 사이가 틀어졌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건 가족을 지키기 위해 결단한 일인데――――아니 뭐, 나에게도 이러저러 생각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가족과 떨어지는 건 조금 쓸쓸했지만 나는 곧바로 괜찮다고 생각을 고쳤다.

왜냐하면 나에겐 그밖에도 가족이 있으니까.

새로운 집에는 한때 남매의 맹세를 나눈 소중한 여동생이 있으니까.


이리하여 나는 고교 진학과 동시에 아야 형의 셰어하우스에 찾아왔다.

가정 사정 때문에 중3 때부터 거기서 생활하고 있던 미쿠와 약 5년 만의 재회를 이루었다.

"아, 저기……에헤헤. 오랜만이야, 소 군……이 아니라, 소, 소이치로?"

"그래……잘 지냈냐……아―, 미, 미쿠?"

"――풉. 먼가 그냥 이름으로 부르니까 쑥스럽다!"

"하하, 그러게……아하하, 미쿠다……정말 미쿠야. 아핫……."

"차암~ 멀 울고 있어. 또 소이치로랑 만나서 기쁘네. 기쁘네! ……훌쩍."

처음엔 조금 어색했지만 이내 다시 원래 두 사람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미쿠는 다시 나를 만난 것을 매우 기뻐해 주었고 나도 줄곧 만나고 싶었다.

이제부터는 매일 미쿠와 함께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기뻤다.

아침엔 둘이서 학교에 가고 밤에도 둘이서 늦게까지 놀고.

만나지 못했던 5년 간의 공백을 매우듯 우리들은 많이, 많이 이야기를 했다.

옛날엔 곧잘 함께 소꿉놀이를 했었는데에.

그건 엄청 즐거웠었지이.

그런 추억 이야기도 매일처럼 나누었다.

이윽고 그것은 이런 이야기가 된다.


"있지, 소이치로. 오랜만에 연인놀이 해 보고 싶지 않아?"

"오, 그립다. 하자, 하자."


태연하게.

마치 당연한 귀결인 것처럼.

아마 절대적으로 이상한데 나와 미쿠는 고등학생에 또다시 소꿉놀이를 하게 되었다.

이미 미쿠에겐 남자친구가 있다고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우리들은 어린애가 아니라 어른이 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한없이 진짜로 분(扮)하지만 결코 진심이 되어서는 안 되는 소꿉놀이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이 나이에 그것을 하기에는 매우 커다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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