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명중에 6등한게 자랑

저번 조선소때 슈뢰더를 거른 것이 사무치게 한이라 꼭 다시 얻고싶었는데 마침 부포순양 미켈란젤로가 나온다길래

반드시 뽑겠다는 일념 하나로 마지막주차 미션 풀리자마자 노가다해서 바로 출고하고 그거만 탔음

갤에 리뷰쓰는건 키어사지 이후로 오랜만인데 한번 씨부려보도록 하겠다

저 가운데 처박힌 주포 꼬라지를 봐라

아마 많은 쉽붕이들이 탄식을 했을텐데 오히려 성능 자체는 굉장히 뛰어난 주포다

와이오밍 주포 떼서 개량하고 박아놓은 알래스카처럼 정규 6티어 전함인 안드레아 도리아 포를 4연장화해서 박아놓은거

배 특성상 부포에 올인하게 되는지라 주포에 어떠한 재장전이나 명중률 관련 보정을 할 수 없다

재장전이 24초라서 엄청 느려보이지만 사격하려면 배를 까고 쏜 다음 다시 헤드온하는 걸 반복해야 해서 상대방이 나를 보지 않고 프리딜할 상황이 아니고서야 실전에서 그렇게 체감되지는 않음

명중률은 일단 썩어도 대순분산이고 2.05의 나름 높은 시그마값을 가져 못써먹을 수준은 아니다

주로 삽탄을 사용하게 되는데 12.6인치 삽탄 한살보에 만이천씩 물어오고 하니까 성능 하나는 끝내줌

철갑탄도 나쁘진 않지만 시타델 털 상황 아니라면 삽탄의 기대피해량이 더 높다

저 그지같은 포각 때문에 주포를 쏠 수 있다=상대가 내 시타를 털 수 있다 이렇게 인식해야 생존률을 높일 수 있는데

물 위로 빳빳이 고개쳐들고 있는 시타델이 보이는가?

200밀 메인벨트만 뚫으면 무조건 시타가 나는 구조다

아예 노출시타보다는 낫겠지만 만나는 거의 모든 적들은 충분히 노려볼만한 설계임

따라서 주포 사격은 단순한 충동이 아니라 생존과 직결되는 아주 중요한 행위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함

미켈란젤로의 가장 큰 세일즈포인트이자 장점인 부포를 보자

6인치 4연장 부포탑을 선수에 2개, 선미에 1개씩 놓아서 헤드온 시에도 일정량의 화력을 보장해주는 든-든한 구조임

현측당 사격가능한 최대는 90밀 10발+6인치 12발이라는 어마어마한 투사량을 보여준다

6인치 부포는 42밀의 관통력과 80도에 달하는 도탄각 보정 덕분인지 저각고속으로 날아가 측장을 후려버리고

90밀은 26미리에 불과한 낮은 관통력을 고각저속으로 아리랑볼 궤적을 그리며 상부구조물 공략에 최적화된 탄도를 갖고 있음

일단 부포사거리 내에서 개전하게 되면 소전이나 독전같이 플레이팅 무식한 놈들 빼고는 일방적으로 딜교가 되는 수준임

특히 영프전함이나 7티어 전함을 물었다면 실시간으로 피 빠지는거 구경할 수 있고 대구축시에도 6인치 삽탄 날라갈때마다 피통도 뭉텅이로 날라감

주로 비교되는 같은 9티 부포순양인 슈뢰더의 부포스펙인데 사거리 자체는 12km로 훨씬 길지만 현측당 최대발사량은 5인치 10발+6인치 6발로 적고 가장 중요한 분산공식이 다르다

슈뢰더는 1차독전 분산을 받았지만 미켈란젤로는 위치타나 플로리다가 쓰는 분산을 받았음

슐리펜이나 오하이오로 대표되는 독순전&미프전 분산식만 되어도 실전에서 뛰어난 편인데 걔네들보다 확연히 좋은 수준이다

슐리펜<미켈란젤로<나폴리 순으로 좁은 부포분산을 갖고 있어서 부포 자체는 굉장한 걸 알수 있음

어뢰는 3연장 발사관을 양현에 하나씩 달았다

사거리가 8km밖에 안되어서 13.5km인 나폴리처럼 미리 깔아두는 플레이는 불가능하지만

전방각이 나쁜 편은 아니고 무엇보다 스킬 적용 시 23500의 핵어뢰가 된다

방뢰가 나쁘다면 체력 6만의 전함도 한방에 보낼 수가 있어서 근접전시 승패를 뒤집을 수 있는 조커카드 역할을 톡톡히 함

소모품 구성 또한 알차다

아무나 받을 수 없는, 무려 배기식 연막과 소나를 같이 쓸 수 있는 축복받은 이탈리아 순양함이란 것

나폴리나 정규순양만 해도 그놈의 소나가 없어서 오늘도 연막 속을 헤쳐나가다 어뢰꼬챙이가 되는게 일상이지만

캡스틸을 시도하거나 숨어서 부포질 할 때, 추노 혹은 도망나올 때 등 미켈란젤로가 연막으로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안전한 환경에서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소나임

배기식 연막과 소나 각각의 유틸성도 뛰어나지만 이 둘의 시너지는 미켈란젤로의 부족한 생존성을 채워줌과 동시에 공격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줌

피탐 관리가 핵심인 워쉽에서 항공모함에 시달릴 때는 공해상에서 혹은 둘 이상의 적과 대치중일때 함재기가 나를 지속적으로 스팟하거나 공격이 의심될 경우 연막으로 엿을 먹여서 편대도 쓸모없게 만들고 나는 도망가는 등 이득을 볼 생각을 해야 한다

추천하는 장비와 스킬셋

함장 자체는 나폴리와 공유하면 되지만 4번 이큅은 고민을 많이 했다

여러가지로 시험을 해봤지만 주포 사격시 반드시 선회를 해야 하는 특성상 조타를 주는게 맞다는 결론을 내림

미켈란젤로를 탈때 항상 2가지 유혹에 시달리게 된다

1. 주포를 쏘고싶은 나머지 배를 까는 행위

2. 부포를 쏘고싶어서 개돌하는 행위

앞에서 적함이 별 생지랄을 해도 나는 묵묵히 헤드온만 해야하거나 지금 나를 안보는 적함을 쏘고싶어지는 상황에 매우 자주 노출됨

그래도 항상 기억해야 한다

17km에 불과한 짧은 사거리, 11km의 피탐과 거지같은 주포각, 수면위 시타델이라는 모든 역학구조를 이해하고서 전투를 수행해야 하는데

나쁜 스펙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특출나지도 않은 주포를 내 시타델 털릴 위험성과 교환하려는 행위를 굳이 해야 할까? 라는 질문을 항상 스스로에게 해야 함

만약 한대 때리고 한대 반을 맞을 형편이면 하지 말아야겠지?

특히 초중반에 사거리 끄트머리에 들어온 적들 막 쏴보겠다고 지랄하다가 시타처맞고 반피로 시작하는것만큼 멍청한 짓이 없다

미켈란젤로는 1:1 상황을 찾고, 그럴 수 없다면 만들어서라도 하지 않으면 그판 내내 할 것이 없어진다

저격전 양상으로 흘러가게 된다면 차라리 한놈을 노려서 동귀어진하고 적군이 단체로 카이팅을 하면 캡만 먹고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나폴리보다 피탐이 길고 장갑구조와 기동성이 나빠져서 대범하게 다니기에는 부담스럽고 지형지물을 잘 사용할 수 있어야 함

이해를 돕기 위해 리플레이를 첨부함

총평

포각과 25미리 선수, 수면위 시타라는 것만 극복하면 재미와 성능을 둘 다 잡은 고점형 순양함이라고 할 수 있음

안풀리는 판은 안풀리겠지만 타면 탈수록 내가 이기는 각을 만드는 법을 배우고 매 교전마다 그렇게 유도하다보면 순식간에 고점을 뚫게 되더라

동네 바보마냥 사거리 긴 일진전함들이 괴롭히면 쳐맞아야겠지만 근접전 들어가면 흐즈믈르그 하고 휘두른 불빠따로 다 죽여버릴 수 있다

반드시 뽑아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