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은 WWE 네트워크에서 방영된 만담 쇼에서 CM 펑크의 UFC 데뷔를 조롱한 적이 있음.

저 당시에 프갤러 한 명이 저 짤방을 캡쳐해서 펑크한테 트위터로 보내니까, 펑크는 그 프갤러를 차단했던 적이 있음. 그만큼 펑크도 크리스찬과 에지가 자신을 조롱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음.

하지만 정작 펑크는 WWE 백스테이지 취직한 다음에 크리스찬 만나니까 자신이 먼저 피스트 범프 신청하면서 인사하고 같이 몇 달 동안 별 탈 없이 방송함.

WWE 백스테이지의 멤버 중에 하나였던 부커 T 역시 자신이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팟캐스트에 전 UFC 헤비급 챔피언 랜디 커투어를 초청했을 때 '펑크처럼 운동 경력 없는 사람을 UFC 에 곧장 내세우는 건 종합격투기 선수들한테 모욕적인 일이 아닌가?'라고 펑크한테 비판적인 질문을 쏟아내기도 하고, RVD를 불렀을 때 '아니 솔직히 펑크 프로레슬링하는 것만 봐도 존나 몸치인 놈이 뭔 격투기를 한다고 나대고 있냐 ㅋㅋㅋㅋㅋ 솔직히 난 지금 당장이라도 펑크랑 맞짱 뜨면 이길 자신 있는데 솔직히 너도 이길 자신 있지? 솔직히 말해봐 ㅋㅋㅋㅋㅋ' 하고 대놓고 펑크를 비웃는 소리를 한 적도 있음.

하지만 정작 같이 방송하게 되니까 걍 서로 잘 지냈냐고 덕담이나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고, 부커 T는 펑크한테 '같이 사우디 아라비아 가서 프로레슬링 한 판 뜨자!'하면서 공개적으로 요구하기까지 이름.

https://www.thesportster.com/news/triple-h-has-spoken-with-cm-punk/

트리플 H 같은 경우에는 몇 달 전에 인터뷰에서 펑크에 관련된 질문을 받고 '펑크랑 일 년 구 개월 전 쯤에 통화를 나눈 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음. 원한 관계로 알려진 두 사람도 이제는 전화 통화를 할 만큼 프로레슬링 업계에는 영원한 적 같은 건 없는 것.

크리스 제리코하고 펑크 관계 같은 경우에는 원래 둘이 나름대로 친하고 연락 주고 받는 사이였는데 갑자기 냉각기가 찾아왔고, 제리코가 최근에 펑크가 짬밥도 안 되고 힘도 없으면서 락커룸 리더 자청한 걸 비웃고, 펑크는 제리코가 정치 관련해서 헛소리하는 걸 비꼬는 트윗을 하는 뭐 그런 관계인데

사실 2014년까지만 해도 제리코가 '나는 지금도 펑크를 친한 친구 중에 하나로 생각한다'는 영상을 올린 적도 있고, 펑크는 자신이 2011년도에 WWE 계약 만료 이후에 퇴사를 고민할 때 제리코한테 상담 전화를 한 적도 있다고 밝힌 바 있음.

제리코가 크루즈쇼에서 펑크의 락커룸 리더 자칭썰을 풀면서 비웃은 적이 있긴 한데, 저건 CM 펑크라는 인물이 적어도 프로레슬링 하드코어 팬층에서는 나름대로 화제성을 가진 인물이니까 팬들 즐겁게 해주려고 농담의 소재로 삼은 거지.

제리코는 프로레슬링 바닥에서 30년 넘게 구르면서 진짜 못 볼 꼴 다 본 사람임. 멕시코에서 프로레슬링할 때는 권총을 든 강도를 만나서 지갑을 털린 적도 있고, 랜스 스톰하고 같이 태그팀으로 인디 레슬링 떠돌던 시절에 상대 선수들이 각본을 어기고 자신들을 공격하려는 걸 미리 알아채서 철제 의자 집어 들고 진짜로 상대방 후려갈기면서 싸움판을 벌인 적도 있고, WcW에서 스캇 홀이나 케빈 내쉬 같은 진짜 양아치들한테 시달려 본 적도 있고, 골드버그랑 진짜 싸움 벌인 적도 있음.

진짜 산전수전 다 겪고 결국에 골드버그나 트리플 H처럼 사이 안 좋았던 선수들하고 다 화해까지 해본 제리코한테 CM 펑크는 길게 원한을 담아둘 상대방이라기보다는 걍 팟캐스트 같은 데서 요깃거리로 써먹을 소재에 불과함. 제리코는 팟캐스트에서 트리플 H랑 케빈 오웬스 각본 두고 싸운 썰 풀다가도 사석에서 트리플 H 만나면 같이 사진 찍고 인스타 올리고 이런 양반인데, 펑크 온다고 같이 일하는데 트러블이 생길까?

펑크는 크리스찬이 자기를 비웃고 조롱한 걸 알면서도 WWE 백스테이지에선 걍 얌전히 사이 좋게 지냈는데, WWE 백스테이지보다 돈 훨씬 많이 줄 AEW에서 굳이 몇 년 전 일 갖고 제리코랑 트러블을 빚을 이유가 있을까?

걍 울타리 사이에 두고 있을 때는 으르렁거리다가 실제로 만나면 없던 걸로 치고 돈이나 벌러 같이 레슬링할 가능성이 높음.

그리고 코디 로즈는 2019년도에 라디오에서 펑크 관련 질문을 받고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는데...

질문 : 펑크가 AEW에 나올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

코디 : 나올 확률, 안 나올 확률 50/50 이라고 생각한다. 난 항상 필을 좋아했고, 그는 OVW에 있을 때 락커룸 리더 같은 존재였고, 나한테 정말로 잘 대해줬다. 그는 WWE 메인 로스터에 올라간 다음에도 너무나 성공적인 경력을 이뤘고, 난 한 번도 펑크와 적대적인 관계를 가진 적이 없다. 그런데 펑크는 AEW 측에서 자신을 과도하게 언급한다고 생각하는 거 같은데, 내가 펑크를 언급하게 되는 것은 사람들한테서 계속 펑크와 관련된 질문을 받기 때문이다.

저때가 대충 크리스 제리코가 크루즈쇼에서 '펑크 새끼 락커룸 리더 자칭한 거 개웃겼는뎈ㅋㅋㅋㅋ'하고 펑크의 락커룸 리더 자청 썰을 풀고, 펑크는 그것 때문에 삐쳤는데 직접적으로 언급하긴 좀 그러니까 'AEW는 내 언급 좀 안 했으면 좋겠다 ^^ 제대로 계약 제의한 적도 없으면서 ^^'라고 한참 수동 공격 들어가던 시점이었음.

코디 로즈가 저거 수습해보겠다고 '펑크가 OVW 시절에는 락커룸 리더 포지션이었고 그때 나를 정말 잘 챙겨줘서 우리는 항상 사이가 좋았다. 우리는 펑크를 가지고 AEW를 흥보하려는 의도를 품은 적이 없다' 뭐 이런 식으로 정리했는데

이게 몇 년 지나니까 펑크랑 코디 로즈랑 제리코랑 원수 사이라는 식으로 퍼졌는데, 걍 제리코는 팬들 재밌으라고 썰 푼 거고, 펑크는 삐쳐서 수동 공격 들어간 거고, 코디 로즈는 걍 적당히 상황 정리하려고 시도했다는 식으로 보는 게 맞는 거 같음.

이게 진짜 뭔 80년대 프로레슬링 락커룸처럼 선수들끼리 칼 들고 총 들고 현피 뜰 생각에 눈 부릅 뜨고 다니던 시절도 아니고 인터넷 시대에 나이 먹을 대로 먹은 양반들끼리 서로 웹상으로만 비아냥거리는 상황인 건데 위에 있는 강아지 두 마리처럼 막상 얼굴 맞대면 별 일 없을 가능성이 높겠지.

물론 펑크가 성격 지랄 맞은 놈인 거 맞긴 한데.

단체를 파먹는 독사과 같은 표현을 들으려면 적어도 WcW 말기~TNA의 케빈 내쉬나 챔피언쉽 경기 끝난 다음에 셀링도 안 하고 떠난 오스틴 에리스 정도는 되야지.

크리스 제리코 같은 경우에도 RVD가 '인베이젼 시절에 내가 큰 푸쉬를 받자 제리코가 나한테 정치질하기 시작해서 좆같았다'고 말한 적 있음.

근데 그런 일화보다 업계에 세운 공로가 훨씬 크니까 사람들이 신경을 안 쓰는 거지.

케빈 내쉬, 스캇 홀, 스캇 스타이너 같은 진짜 야성적인 망나니들 정도는 되어야 단체 말아먹느니 하는 얘기가 나올 법한데

정작 저 세 명도 WWE에서 빈스 맥맨 밑에서 있을 때는 별 다른 잡음 거의 나오지 않은 거 보면 걍 상급 관리자가 통솔하기 나름인 거임.

펑크 같은 경우에는 WcW 시절 내쉬나 홀과 같은 수준의 대단한 악당이나, 스캇 스타이너처럼 현피 중독증에 걸려서 백스테이지에서 싸움 걸고 다니는 망나니보다는 걍 옹졸하고 내로남불 쩌는 너드에 가까운데

자기가 뒤통수 쳐먹은 콜트 카바나 정도 빼면 진짜 AEW에서 트러블 일으킬 상대는 없지 않을까 싶다. 이제 나이 먹고 성질머리 유해져서 트리플 H하고도 통화하고 다니고, WWE 백스테이지 출연할 때는 '조건만 좋으면 WWE 복귀도 가능하다'고 떠보고, 로만 레인즈에 대해서도 '너무 잘하고 있어서 깔 것을 찾을 수가 없다'고 덕담까지 해주던 사람이, 심지어 스캇 스타이너처럼 육체적인 능력이 쩌는 것도 아닌데 트러블을 일으킨다고 해봐야 뭔 일이 있을지.

타미 드리머가 2001년에 돈 문제 때문에 폴 헤이먼 총으로 쏴죽이고 자살할까 심각하게 고민한 적도 있는 데 어찌 됐든 드리머랑 폴 헤이먼이 몇 년 동안 WWE 내에서 별 다른 충돌 없이 같이 직장 생활을 한 사례도 있는 거 보면 걍 펑크랑 카바나도 직장이니까 서로 없는 사람 취급하면서 다니지 않을까 싶긴 한데...

짐 코넷이 AEW가 TBS로 밀려나는 상황을 이렇게 정리한 적이 있음.

'AEW는 하키 쇼에 밀려서 TBS로 방송국을 옮김. 하지만 그 과정에서 TNT는 토니 칸한테 엄청난 돈을 줬고, AEW의 위클리 쇼도 추가로 개설해주었다. TNT와 AEW 모두 다 원하는 것을 얻었는데 이 상황에서 패배자가 있다면 AEW의 좆구린 쇼를 보고 앉아 있는 시청자들 뿐.'

짐 코넷처럼 AEW에 냉소적인 사람도 토니 칸이 엄청난 돈을 벌었다고 상황을 요약함.

아마 토니 칸 입장에서 저렇게 번 돈으로 브라이언하고 펑크를 영입해서 매니아층 장사를 하려는 상황 같음. 실제로 펑크&브라이언 루머가 돈 다음에 시카고에서 열릴 올 아웃의 판매량은 급증했다고 하고. 펑크나 브라이언은 현 시점에서 WWE의 대국적인 흐름에 영향을 주긴 힘들지만, AEW 같은 단체는 저 두 사람의 영입으로 차원이 다른 모멘텀을 얻을 수 있음.

제리코 같은 경우에는 자기가 WWE에서 받았던 어떤 계약보다도 AEW의 계약 조건이 훨씬 좋다고 말한 바 있는데 아마 펑크도 토니 칸이 돈 많이 버는 계약을 제의해서 걍 좋은 조건으로 프로레슬링 생활 마무리하려고 돌아온 게 아닐까 싶다. 40대 초반인 지금이 프로레슬러로서 마지막 전성기를 누릴 수 있는 시점인데 여기서 몇 년 더 지나면 몸이 흘러내려서 센스 같은 것으로 때우기 힘든 상황이 오겠지. 언더테이커의 경우를 보자면 07~10년도 쯤까지는 입신의 경지 수준에서 경기를 치르다가 그 다음부터 부상의 누적 + 신체의 완전한 노화로 경기력이 떨어지는 게 보였는데, 지금 펑크 나이가 딱 07년도 언더테이커 나이니까 더 늦기 전에 돈 많이 주는 데서 커리어 마무리하고 싶어하는 거 같음.

물론 아직까지는 펑크의 복귀가 확정된 건 아니고, 멜처나 알바레즈가 하는 말에 따르면 거의 90 퍼센트 이상 AEW 계약 확정된 거 같다고는 하는데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