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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 킹스턴은 이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 - 2

ㅇㅇ(39.7) 2021.11.10 16:02:44
조회 1870 추천 55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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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고, 중학교에 들어간 나는 인터넷 게시판과 뉴욕시 테이프-거래(tape-trade) 커뮤니티를 통해 전일본 프로레슬링의 세계에 입문하게 되었다.

당시 전일본 삼관 타이틀전 같은 경기의 테이프를 구하려면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을 통해 구하는 수밖에 없었고, 그러려면 몇 달이 걸렸다.

물론 이건 트레이드니까, 나도 그 영상과 맞교환할 ‘좋은 영상’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

그건 마치 포켓몬 카드 트레이딩 같았다. 인터넷에서 만난 낯선 사람과 뉴욕 뒷골목에서 만나야 했다는 점만 제외하면 말이다.

그렇게 어렵게 맞교환한 테이프 안에 무슨 영상이 녹화되어 있을진 아무도 모르는 거였다.

제발 거래 상대가 제대로 된 놈이기를, 내가 ‘낚시’에 당한 게 아니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지.

집에 돌아와 영상을 틀면 일본 선수와 폭죽, 아나운서 테이블에 앉은 양복쟁이들이 나오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옛날 드라마 Martin의 녹화본 대신에 말이다.



나는 아직도 미사와 vs 카와다 경기를 처음 봤을 때를 기억한다.

1994년 6월. 진짜 팬이라면 그것만 말해도 다들 알아들을 것이다. 94년 6월. 날짜만 말하면 다들 ‘아, 그 경기’라고 알아듣는다.


두 선수는 미친 듯이 강한 챱을 맞교환했다. 챱을 맞은 선수의 땀방울이 허공에 흩뿌려지는 광경을 낡은 VHS 테이프 화면으로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관중들의 함성은 믿을 수 없이 컸고, 백 수플렉스는 너무나 난폭하고 리얼했다.

용커스의 작은 아파트에서, 어린 시절의 난 자리에 앉지도 못한 채로 그 경기를 시청했다. 지금 다시 그 경기를 봐도 그럴 거다.

신에게 맹세컨대, 난 94년 6월의 경기를 아마 1000번은 넘게 봤을 거다.



난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릴 때마다 유튜브를 틀어 그 경기를 본다.

그 영상을 보고 있으면 나는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 마치 이 세상을 떠나 그 순간, 그 현장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 그 순간을 살아가고 있는 기분 말이다.

그 경기를 보느라 비행기를 놓칠 뻔한 적이 몇 번이나 되는지 모르겠다.

델타 항공의 승무원이 내게 다가와 어깨를 두드리며 “손님! 손님!” 외치는 와중에도, 내 정신은 그 장소를 떠나 도쿄에서 클로스라인을 맛보고 있었다.



프로레슬링은 언제나 내 도피처였다.


마치 작은 성지 같았다. 아마 내가 감옥에서 썩고 있지 않는 유일한 이유이기도 할 거다.


고등학생 시절, 내 친구들은 밤마다 모여 온갖 사고를 치고 다녔고, 내게도 함께하자고 권유했다.

하지만 난 집에 홀로 남아서 RAW나 수퍼 J컵, ECW를 보는 쪽을 선택했다.


그 시절 뉴욕에 살던 사람이라면 다들 기억할 것이다. 한때 뉴욕에서는 ECW가 새벽 2시에 종교 채널에서 방영되던 시기가 있었다는 것을.

그걸 보려면 자꾸 감기는 눈을 치켜뜨며, 선한 인상의 아주머니가 용서니, 사랑이니 하는 설교를 늘어놓는 광경을 지켜봐야 했다. 그리고 1분 뒤...



EEEEEEE SEEEEEEE DUBBLE-YEEEEWWWWWWWW!!!



사내들이 가시철선을 감은 방망이로 서로를 두들겨 패고, 테이블 위에서 더들리 데스 드롭을 먹이고, 관중석 한복판으로 문설트를 시전하는 장면 말이다.

그것도 종교 채널에서.

그건 마치 다른 차원에서 보내는 메시지 같았다. 악마의 지배를 받는다던가, 그런 거 말이다.

처음 ECW를 접했을 때, 난 거기 나오는 선수들이 마치 내가 실제로 알고 지내는 사람들처럼 느껴졌다.


물론 WWF 같은 단체도 시청하긴 했지만, 그 선수들은 내겐 너무 soft하다고 느껴졌다.



반면 ECW의 선수들은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었다. 그들은 마치 뒷골목에서 알고 지내는 실제 사람들처럼 느껴졌다.

나는 실제로 뉴 잭 같은 사람과 알고 지냈다. 타미 드리머 같은 사람도 있었다.

그 사람들이 테이블 위로 메다 꽂히면, 마치 내 삼촌이 그런 일을 겪는 것만 같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프로레슬링 시청은 내가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이웃집과 싸움을 벌이거나, 집에서 혼자 레슬링을 시청할 때가 아니면 난 항상 우울함에 빠져 있었다.

당시의 나는 우울증이라는 단어를 입에 담지 않았다.

나는 터프가이가 되려고 노력했고, 정신 건강이나 심리치료사, 감정이라는 단어와는 엮이는 것조차 원치 않았다.



“우울증? 시발 우울증이 뭔데?”



나는 도저히 나 자신을 통제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고,


결국 종교 시간에 싸움을 벌인 것을 마지막으로 고등학교에서 퇴학당했다.


18살의 나이에 내 인생은 막장으로 치닫고 있었다.



다행히 내 아버지와 삼촌들은 철공소에서 일했고, 내가 성인 한 사람 몫을 해낼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나는 억센 놈이었고, 철공소 일에서 그건 꽤나 중요한 덕목이다.


어른들의 소개로 난 Local 580에서 철공소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들은 9/11 사태 이후 세계무역센터의 잔해를 손수 재건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뉴욕의 진짜배기 터프가이였다.


영화에 나오는 그런 터프가이가 아니라, 실제 현실의 터프가이 말이다.


매일 아침 휴대용 술병과 담배 두 갑, 점심거리를 싸들고 일자리로 나가는 그런 사람들.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어느 날, 나는 50층 건설 현장에서 강철 H빔 위에 앉아 맨하탄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내 옆자리에는 70대 노인이 담배를 피며 샌드위치를 먹고 있었고.


그 노인은 자신이 앞으로 몇 년만 더 공사장에서 버티면 자식을 노조에 가입시킬 정도의 돈을 모을 수 있을 거라고 떠들었다.


그 순간 세상이 멈췄다. 모든 것이 정적에 빠졌고, 나는 깨달았다.



‘이딴 건 내가 평생 하고 싶은 일이 아니야. 난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알고 있어. 언제나 알고 있었어.’



그 날 밤, 난 집에 돌아와 컴퓨터를 켜고


느려 터진 인터넷으로 ‘프로레슬링 스쿨, 뉴욕’을 검색했다.






그 선택이 내 인생을 바꿔놓았다.


3년 뒤, 나는 수퍼스타가 되었다. 나는 수백만 달러를 벌었고, 레슬매니아 무대에도 오를 수 있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방귀뀌는 소리)







장난하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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