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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편: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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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 이어서)

그렇게 비숍이 순간을 모면하려고 던져본 말 때문에,

WCW는 월요일 황금시간대에 TNT에서 위클리 쇼를 열게 되버렸음 ㅎㄷㄷ…..

TNT는 당시 테드 터너의 방송국 중 가장 잘나가던 방송국이었는데,

그 TNT의 월요일 밤 황금 시간대를 준다는 건 정말 말이 안되는 일이었다고 함.

사실 이건 테드 터너의 엄청난 승부욕으로 인한 판단이었으며,

그만큼 테드 터너가 빈스를 이 업계에서 몰아내고 1위 단체를 만들려는 욕망이 컸다고.

사실 지금와서는 월요일에 이 두 쇼가 붙었던 게 역사가 되어버려서,

크게 감흥이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업계 종사자들의 걱정이 컸다고 함.

두 단체가 없는 파이 나눠먹어서 업계 자체가 파멸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그냥 나눠서 레슬링 팬들 다 보게 하면 되는데 굳이 왜 붙어서 얻는게 뭐가 있느냐는 의견도 있었고...

당시 빈스 마저도, 월요일로 시간을 옮겨서 잘나가고 있는

WWF와 붙는 거 자체가 멍청하다고 생각했고, 그와 동시에 방송국을 가지고 있어서 시간대를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테드가 굳이 월요일로 온다는 건 WWF 자체를 멸망시키려는 의도를 느꼈다는 이야기를 했었음.

비숍은 그렇게 황금시간대를 받았지만, 새 위클리 쇼를 만드는데 주어진 시간은 단 6주.

단순한 위클리 쇼도 아니고 이 업계의 황태자인 WWF를 잡을 수 있는 쇼를 6주만에 만들어야 했음.

그렇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는 상황,

비숍은 또 다시 비장의 카드를 준비하게 됨.

그것은 바로,

렉스 루거.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명성에 비해 정말로 인지도 없는 선수이긴 함.

NWA, 초기 WCW, WWF에 있을 때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정말 힘들었을 때고,

WCW에서 오래 있었던데다, 인베이전 이후로 넘어왔던 유명 레슬러 들과 달리

WWE 링을 다시 밟지도 못했고.

WWF 입성 초기 렉스 루거는 나르시스트 기믹으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호건이 나가고 WWF는 렉스 루거를 대신 미국의 영웅으로 밀려고 하고 있었음.

하지만 이렇게 저렇게 푸시를 주고 했지만, 결국 WWF 챔피언 타이틀을 얻지 못하던 상황.

점점 입지가 줄어들자 친한 친구인 스팅에게 도움을 청해서 WCW로 넘어오려고 했었음.

하지만 비숍은 루거에게 전혀 관심이 없었다는 게 문제.

그래도 스팅이 부탁하는데 시도는 하는 척은 해야지 해서 WWF 몰래 아주 비밀리에 접촉함.

그렇게 만나서 제시한 금액은 단 10만달러. (1억원 가량) 어차피 까도 상관없었으니까.

그런데 놀랍게도 루거가 그 제안을 받아들임.

루거의 말에 따르면 돈은 모르겠고 호건이나 새비지 같은 탑가이 들과 붙어보고 싶다는 게

이적의 큰 이유였다고.

그런데 비숍에게 왜 이것이 비장의 카드였냐 하면,

루거의 WWF 계약이 첫 위클리쇼의 바로 전날인 일요일에 끝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임.

그걸 들은 비숍은 만약 이 이야기를 어디가서도 알리지 않고,

첫 위클리쇼에서 렉스 루거를 데뷔시킨다면, 본인들의 쇼가 어떤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놀라움의 연속이라는 느낌을 시청자에게 줄 수 있을 거고,

그러면 무조건 WCW를 봐야겠다 라는 생각을 심어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함.

(사실 루거 본인은 2주 전에 노티스도 안주고 떠난다는 거에 죄책감을 느꼈다고.)

그렇게 6주가 지나고,

1995년 9월 4일 WCW 먼데이 나잇 나이트로의 역사적인 첫 방송이 시작 됨.

천운이었는지, WWF의 RAW는 그 주 방송이 일주일 밀려 휴방을 하게되고,

미국의 시청자들은 RAW 보려고 채널을 돌리다 나이트로를 보게되는 상황이 연출 됨.

나이트로의 첫 방송을 본 빈스와 WWF 관계자들은,

WWF의 카메라 워크나 연출등을 그대로 따라해내는데 성공한 WCW를 보고,

진짜 경쟁이 시작되었다고 느꼈다고.

같은 시간, 렉스 루거는 얼굴이 안보이게 타올을 두르고 비밀스럽게 나올 준비를 하고 있었음.

그리고 스팅 VS 릭 플레어의 US 챔피언 쉽이 이제 막 시작되고,

스팅과 릭 플레어가 나와서 경기를 하려는 그 순간에,

나이트로가 열리던 백화점에서 렉스 루거가 엔터런스에서 사복을 입고 나옴.

WWF 스타가 WCW에 왜 여기에 왔지라는 관중들의 표정이 모든 걸 말해 줌.

(거기다 그 전날까지 루거는 WWF에서 하우스 쇼를 뛰고 왔었음….)

여기서 비숍의 연출이 대단한게, 마치 방송사고인냥 루거는 다시 들어감.

그리고 나서 메인이벤트 후에 악역에게 린치당하는 호건을 구해주러 나와서

호건과 역사적인 페이스 투 페이스를 하고 루거가 이런 대사를 날림.

“난 당신이 걸어왔던 길을 걸었고, 당신이 있었던 곳에서 있었어. 당신이 이긴 녀석들을 나도 똑같이 이겨왔지. 그 꼬맹이들이랑 노는 것도 지쳤어! 나는 큰 놈들(Big boys)이랑 붙고 싶어서 여기에 왔고 그게 바로 당신이야!”

말 그대로 WWF를 애들 노는 곳으로 격하하면서 진짜 전쟁의 시작을 알려버림.

당시 이걸 본 WWF 관계자들은 본인들 눈을 믿지 못함.

특히 엑스팍(당시 123키드)는 이틀 전에 루거랑 같이 자동차타고 이동도 했었는데도 몰랐다고.....

이렇게 본인들의 슈퍼스타가 계약 만료가 된지도 모르고

적에게 내준 WWF의 치명적인 실책과 여러가지 행운, 그리고 강력한 로스터로

WCW 나이트로는 첫 방송에서 250만명의 시청자를 얻는 대성공을 해버렸음.

하지만 WCW의 공격은 이제 겨우 시작했을 뿐…..

(다음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