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믹과 어울리지 않는 각본 운영

사실 앰브로즈는 세스 롤린스와의 대결 때부터 복수귀 내지는 악바리 근성으로 싸우면서 리스펙트를 얻기 시작했어.

이미 앰브로즈의 전성기(?) 때는 경기력 뿐만 아니라 대립 시나리오와 상식을 뛰어넘는 싸움 방식에서 눈에 확 띄기 시작했지.

그렇게 악바리, 복수귀로 살아가면서 점점 리스펙트가 쌓이고, 그로 인해서 월챔 라인까지 갔지만 번번히 실패한 거고.

그런 앰브로즈가 언제쯤 보상을 받을까? 기대 심리가 발생되서 앰브로즈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고 생각해.

그런데 챔피언이 되고나서 이미 익숙해진 악바리나 상식을 뛰어넘는 싸움 방식은 고전적인 선역 챔피언의 이미지로만 운영이 되었지.

딱 존 시나 래피기믹 ~ 존 시나 챔프기믹 때를 생각해보면 점점 반칙이 아닌 정정당당한, 맞서 싸워서 승리를 쟁취하는 기믹으로 바뀌게 되었지. 그 때 노잼이었잖아?

차라리 에디 게레로처럼 영악해져서 챔피언을 기가 막힌 방법으로 지켜낸다던가 했더라면 지금과 같이 기술 구사력으로 까였을까도 싶어.

(이를 증명할 수도 있는 게, 백래쉬 2주 전 AJ 스타일스를 로프에 걸어서 고자 만들기(?)를 하면서 다들 유쾌하게 봤다고 생각해.)

2. 시그네쳐 또는 피니셔급 서브미션기의 부재

그 존나 센 존 시나도 AA만으로 운영하니깐 노잼이 되니, STF를 장착해서 극적인 승리를 얻거나 긴장감을 고조시킬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해.

(물론 존 시나의 STF는 거의 확인 사살용에 가깝지만...)

그래도 PPV처럼 중요한 대결에서 절정 단계의 서브 미션 공방전은 선역이 공이던, 악역이 공이던 굉장한 긴장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

당장의 앰브로즈가 구사하는 탑 로프 엘보우 드랍이나 리바운드 래리어트의 경우 일발 역전기로 분위기를 바꾸는데는 한 몫하지만,

극적인 연출은 불가능하다랄까... 그냥 셀링 다 되고 주도권을 가져오는 기술이라고 밖에 생각이 안 됨.

이번 백래쉬에서도 카프 크러쉬 당하는 앰브로즈가 과연 탭 아웃을 칠까, 안 칠까로 굉장히 손에 땀을 쥐게 됐는데,

앰브로즈가 이에 마땅한 서브미션기가 없어서 아쉽다고 생각해.

3. 탑 페이스의 한계

1번과 유사하긴 한데, 에디 게레로 때도 그랬지만 탑 페이스들이 챔피언만 되면 기믹 상관없이 정정당당해야만 한다는 WWE 방식에 반감은 좀 있어.

이미 쌓인 리스펙트가 모두가 다른데 그걸 탑 페이스가 되면서 모두 버려야하는지 이해할 수는 없어.

앰브로즈 자체가 기믹 경기에 능하기도 하고, 상대방에 대한 조롱이나 과격한 무브먼트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원천차단 되니깐,

앰브로즈의 단점이었던 경기력이 문제가 되지 않았나 싶어.

4. 리스펙트를 얻기까지의 시간

이건 개인적으로 각본진의 문제라고 생각해. 이미 레슬매니아 32에서 깎일 때로 깎인 악바리 모멘텀이 무너진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말이지.

당장에 프갤러들도 머니 인 더 뱅크에서 앰브로즈가 챔피언으로 등극했을 때는 모두가 축하해주는 분위기였어. 당장에 앰브로즈가 고생한 보상을 제일 늦게 받았으니깐.

그런데 이미 악바리로 쌓아올린 리스펙트는 레스너 때 최고조가 되었다가 제리코와의 경기로 회복을 했을까? 오히려 새로운 광기만 잠깐 보여주더니 월챔 라인에 끼여버렸잖아.

앰브로즈가 머니 인 더 뱅크 이후 RAW에선 굉장한 환호를 받으며 축하를 받았지만,

당장에 로먼 레인즈처럼 와꾸가 좋거나, 세스 롤린스처럼 기술이 화려하지 않은 상태로 챔피언이 되었는데, 챔피언으로써 느끼는 매력이 무엇이었을까 싶어.

이로 인해서 1번처럼 기믹과 어울리지 않는 껄렁대면서 남자다운 챔피언 이미지를 고수할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해.

5. 대진운

사실 앰브로즈가 빅 쇼나 케인 급의 빅맨과 싸워서 이기려면 기믹 매치가 되야 된다고 생각해. 사실 스맥다운에 당장 가용할 수 있는 탑 힐급의 빅 맨이 없었기도 했지.

그래서 급조 된 대립으로 지글러가 섬머슬램에서 선택되지 않았나 싶어. 하지만 둘다 선역이기도 했고, 체격도 비슷비슷했지.

4번에서도 말했지만 로먼 레인즈처럼 큰 키나 근육질의 몸을 가지지 않은 챔피언들은 자기보다 더 큰 상대를 어떻게든 이겨서 리스펙트를 얻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자꾸 붙이는 대진운이 자신과 비슷한 체급의 선수들만 가용되니 쌓이는 리스펙트 또한 적지 않았나 싶어.

그리고 당부할 말이지만, 앰브로즈는 어디까지나 브롤러지 테크니션은 아니라고 봐.

이미 쌓인 리스펙트가 있는 존 시나와 랜디 오턴은 AJ스타일스처럼 화려한 기술로 중무장하지 않아도 문제가 되질 않아.

그렇지만 앰브로즈는 이제 막 성장하는 레슬러, 그것도 마구자비로 공격하는 브롤러 타입의 레슬러인데,

그런 캐릭터한테 기술 구사력이나 기술 개수 부족을 운운하는 건 좀 아니라고 봐.

오스틴이 화려한 기술로 리스펙트를 얻은 게 아닌, 특유의 상남자 포스와 기믹 구사력으로 긴 시간 끝에 리스펙트를 얻은 것처럼 앰브로즈도 언젠간 그럴 날이 있을 거라고 봐.

그런 의미로 앰브로즈 악바리를 볼 수 있게 악역 전환 가자. 오랜만에 앰브로즈의 무더기 체어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