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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번째 인사 / 막걸리도 비싼값을 할까?

엠대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11.08 11:40:55
조회 6603 추천 68 댓글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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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도모! 버츄아르 주정뱅이 아조시쟝 데스!


쿄와 맛코리쟝 데스!



마트에서 장을 보고있는데 가격을 잘못봤나? 싶은 것이 있었다. 이름은 <담은>


보통 막걸리가 한병에 1200원~2500원을 왔다갔다 하는데


얘는 만원을 훌쩍넘기는 가격을 달고 있었다.



술의 가격이라는 것은 저가부터 고가까지 다양한 상품이 빼곡하다. 위스키든 와인이든.


가격대가 오르면 맛과 품질이 쭈우욱 오르다가


일정가격(심리적으로 상당히 비싸지는 지점)을 넘기는 순간


맛과 품질에 큰 차이가 나지않고 이때부터는 개성과 특색으로 싸우기 시작하는걸 자주 목격했는데


막걸리라는건 애초에 대부분 중저가만 있고


고가의 막걸리는 극히 드물다보니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보통 막걸리는 서민의 오랜 친구인데


얘는 금수저의 여친같은 가격을 달고있으니 호기심이 안 생길 수가 있나.


냅다 사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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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술을 조금 따라보니 맑은 빛깔과 마일드한 향이 느껴진다.


보통 막걸리의 윗술은 시큼한내가 나기 마련인데


얘는 달달함과 감칠맛이 은은하게 퍼지듯 올라오는 것이


혼죠조(本釀造)라고 해도 속아넘어갈 사람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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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극을 보면 한량같은놈들이 하얀 백자 호리병에


술을 찰랑찰랑 넣고 다니면서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기생집에 기웃기웃대거나


아니면 어디 물 잘 흐르는 경치의 정자에 앉아서


앉은뱅이마냥 백자병나발을 부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윗술을 먹어보니 그런 느낌의 광경이 펼쳐지면서


이대로 허송세월보내며 과거급제는 못하다가 낙향하고싶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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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로 탁주라는 것은 술지게미를 체에 헹궈 밑술과 재합하여 만든 술인데


이 탁주를 주변나라에서는 끊임없이 무시해왔었다.


송나라때는 고려의 빈궁한 백성들이나 먹는 잡술이라고 비하하였고


일제강점기에는 청주(사케)보다 한 수 낮은 조선인의 술이라는 식으로 주류분위를 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는 지들이 눈에 쌍심지를 켜고 수입해가서


"맛코리-맛코리 다이스키"를 외치고 있으니 세상에 진정한 우열은 없다고 느껴진다.



아무튼 탁주는 탁주답게 탁하게 따라야 그 맛을 느낄 수 있다.


보통 탁주는 시큼하면서도 달달한 맛이 보통인데


이 술은 상당히 묘하다.


첫 맛에서는 초콜릿 맛이 난다.


이 맛이 나는 이게 분명 하얀색이 맞나? 하고 다시 잔을 보게 된다.


좀더 자세히 느껴보았더니 이 달달함은 호로요이 힌야리나시(ひんやり梨)와 비슷하다.


즉 배맛.


목넘김을 앞뒀을때는 고소한 듯 하면서도 스프같은 감칠맛이 짧지만 크게 훅 하더니 사라지고


목을 넘어갈때는 으레 탁주가 가진 떫고 걸리적거리는 목넘김(밀키스처럼)은 느껴지지 않고


차가운 생우유를 마시는 것처럼 목구멍을 관통한다.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는게 이런건가 싶다.


탄산이 없는 것도 특징이다.


완전발효를 마친 막걸리인가보다.


느린마을 시리즈중 가장 많은 발효가 된 제품과도 비슷하다.


물론 담은이 솜사탕과 쌀가루를 곱게 갈아 섞은 듯한 느낌으로 좀 더 부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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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누룩)의 차이일 듯 싶은데


차이를 느껴보기위해 같은 국내산 쌀로 빚은 대조군을 준비했다.



금정산성 막걸리


역사가 꽤 긴 막걸리로 국내산쌀과 밀누룩을 쓴다.


금정 : 국내쌀 + 밀누룩 + 포천 물

담은 : 국내쌀 + 입국 + 부산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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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성막걸리는 밀누룩을 전통방식으로 만들기에 유명하다.


원래 누룩은 밀누룩이 전통방식이다(아니라고 강하게 주장하시는 분들도 있다만.. 비주류이므로 논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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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누룩으로 만든 술은 적당한 산미와 감칠맛을 띄며


그 감칠맛은 마시면 마실 수록 고소함과 단맛으로 승화되기도 한다.


전통누룩으로 만든 술 중에 킹갓레전드'한.산.소.곡.주'가 있으니 그 맛이 오죽 맛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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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성 막걸리는 따르는 순간부터 온갖 향이 집안에 퍼진다.


탄산도 적당히 있고 탁주의 묵직함도 고스란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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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다들 해본 것.


우유를 빨대로 먹다가 바람을 부루룩부루룩 불어넣는 장난을 친 모양처럼 생겼다.



8배에 달하는 두 막걸리의 가격차는


크게 두가지 맛 '산미'와 '감칠맛'으로 벌어졌다.


첫 인상부터 급한 탁주의 산미를 비싼 막걸리에선 약간 뒤쪽으로 천천히 느껴지도록 부드러운 연출을 했고


감칠맛의 부분에서는 오히려 저렴한 막걸리에서 많이 느껴졌다.


어떤 막걸리가 좋은 막걸리다 라고 판단하기가 매우어려웠고


몸(혀)상태나 곁들이는 안주, 어쩌면 다양한 취향에따라 우열이 겨우 가려질 듯 하다.


굳이 따지자면 내 취향은 담은 쪽이었다.



안주로는 순한 것이 어울릴 듯 했다.


예를 들면 막걸리의 오랜 친구였다가 알고보니 천생연분이라 결혼까지 해버린 식재료


'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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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같으면 식초는 꺼내지도 않지만


막걸리의 부드러운 맛 덕분에 식초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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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과 식초를 적당히 섞고 팔각을 띄워주면


은은한 향을 입은 간장이 고소한 두부와 만나서 정말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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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글자글 두부익는 소리와 냄새


한잔한잔 즐거운 음주였다.



결론 - 막걸리도 비싼값을 하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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