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준비 때문에 일찍 일어났습니다.
밥은 먹기 싫고 그래도 뭔가는 먹어야 하기에 냉장고 탐사를 시작합니다.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돌아올 때 윗사람께 드릴 먹을거 선물을 사왔는데
그분이 저 필요하실 때 부르긴하는데 제가 가는 길을 몰라 어떻게 찾아뵐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인천에 있을때 이 분이 저 내려오면 바로 건수 하나 같이 하자고 하여 그때 드려야지 하고 산건데
유통기한이 아슬한 지금도 연락이 안해주십니다.
그래서 그냥 제 뱃속의 훌륭한 공급원으로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해서 먹은 것이 복래춘의 십경월병입니다.
무슨 중국 드라마 제목 같습니다. 아니면 마는 거고.
4개 세트에 4000원인가 그랬으니 한 개당 천원.


보시다시피 크기도 제법 크고 무게도 묵직합니다.
이거의 마이너 버전인 팔보월병이라는게 있는데 8가지 보석의 월병이라는 뜻입니다.
해바라기씨, 호박씨, 땅콩, 잣, 호두, 아몬드, 건포도, 깨, 귤껍질
이렇게 여덞가지 재료가 들어갑니다.
십경월병은 이거에 추가해 청매, 홍매 등 말린 과일 등 총 16가지가 들어갑니다.
낱개로도 파는 팔보와 달리 오로지 세트로만 파는 귀한 아이.


반으로 커팅. 청매, 홍매 덕분에 알록달록합니다.
겉은 과자처럼 바삭바삭, 속은 부들부들부들러
견과류가 많아 씹는 맛도 퍼니퍼니 TV 유치원 하나둘셋.
과일의 달콤한 맛과 견과류의 고소한 맛이 듀얼을 펼칩니다.
녹차나 중국 차랑 먹어도 맛있지만 원두커피랑 먹어도 잘 어울립니다.
크기도 큼직두툼해서 양에서도 짱.


그때 같이 사온 꿀타래 세트입니다.
뭡니까 이 누에고치는 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쉽게 말하자면 꿀 덩어리로 실을 만들어 견과류 고명을 감싼 그런 음식입니다.
개인적으로 이거는 만드는 모습까지 봐야 진짜 다 먹었다고 생각합니다.


만드는 과정. 저렇게 만든 꿀실로 견과류와 흑설탕 등 고명을 휙휙 말면 완성입니다.
이렇게 신기한 걸 보고 먹지 않는다면 식도락가라 할 수 ㅇ벗습니다.
참고로 저기가 제가 산곳이자 저 분이 만드신거 맞습니다.
이렇게 보니 또 새롭군요.

사실 이거 인사동에서 처음 먹어봤는데 딱딱해서 씹기 힘들더군요.
게다가 여기가 5000원인거에 비해 거기선 같은 10개 자리가 8000원.
만드신 분이 인사동 쪽에서 하다가 이런 거에 염증이 나서 여기로 오신거라고 합니다.
(인사동에서 찍은 다른 동영상보니 이 분 나오시더군요.)

게다가 인사동 쪽에는 용수염 같은 유사 브랜드도 꽤 많습니다.

아무튼 여기꺼는 딱딱하지도 않고 입에서 살살 녹고 후에 고소미한 장금 아니 앙금이가 씹여 좋습니다.
세트로 사서 만원에 아몬드/땅콩/호두맛 섞어서 24개입니다.

음... 사실 글 쓰기 귀찮아서 인사동 이하의 설명은 차이나타운의 그거 그대로 복사했습니다.
게다가 이거는 중화요리가 아닙니다. 궁중 전통 다과라 하더군요.


자태가 너무 아름답습니다. 하얀 설국의 여자아이를 보는 느낌입니다.
해서 먹을려 했으나
생각해보니 요즘 제가 그 중국집에서 잘 먹기도 하고 있고
주인 부부(맞나?)님께 드리면 기뻐하실 꺼 같기도 해서
그분들께 드리자! 하여 다시 봉인합니다.
"유통기한 아슬하다면서요."
라고 물으신다면 구입날 기준으로 10일은 충분히 남았으니 괜찮을 겁니다.
주말에 드리면 되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