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후회, 망각의 길 4

딥딥-검은홀

2021.02.26 23:52:35

조회 127 추천 1 댓글 0

지나가는 것들은 멈춰서지 않는다.

정류장 없는 순환선처럼 돌고 돌아 사라진다.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 어긋난 마음에 앉아있다보면

지루한 와중에도 계절이 바뀐다.

풍경도 계절도 처음을 지나 반복되면 무뎌진다.

처음처럼 다가오는 것 없이 되풀이된다.

비슷한 시작과 비슷한 전개에 비슷한 끝.

비슷한 감정까지 봄여름가을겨울처럼 오간다.

엄마 손 잡고 탄 기차였다만 이제는 혼자 남았나.

한 칸 닫혀있는 좁은 곳에서 발버둥치려 밖을 본다.

갈수록 계절마저 무뎌져가는데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

저리게 살을 여미던 멀어짐도 잠깐의 오한으로 끝나네.

이따금 웅 떨리던 바닥에 귀를 대고 엎드려본다.

별 것 아니던 떨림으로 심각한 불안증세를 느끼며

뛰쳐나가고자 몇 번을 결심하지만

그조차도 점차 무뎌져가는 하나의 계절..

메이플 브금 - 추억, 후회, 망각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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