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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갤문학] 안나의 일기장

Mic. br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4.09 02:06:20
조회 1859 추천 77 댓글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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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안나와 크리스토프가 결국 결혼을 했다.
난 그들을 축복해주었고 그들은 행복해 보였다.
그들은 결혼하자마자 바로 코로나 왕국으로 신혼여행을 떠났고, 난 혼자 성에 남았다.

안나 없이 혼자 성 안에 있는게 별로 어색하지가 않다.
그동안 안나를 너무 무시하면서 살아온게 아닌지...

안나의 방으로 들어가봤다.
평소에는 침대 위에는 옷이 널려있고, 화장대에는 뚜껑을 열어둔 화장품과 화장솜이 버려져 있을 그녀의 방은 오늘 하녀들이 청소를 했는지 안나 특유의 달콤한 향기를 남기고 모두 깔끔하게 정리되어있었다.

사실 안나의 방은 내가 어렸을 때 안나가 밖에 놀러갔을 때 몰래 들어간것 이후로는 처음 들어와 보는 거라 묘하게 설레이고 기대가 된다.
들어와보니 내가 잘 사용하지 않는 화장품들, 귀여운 인형들 외에 신기한 물건들이 많았다.
평소에 사람들과 만나는게 무서워 인형들과 놀았던 나는 안나의 인형에 눈낄이 갔다.
많은 인형들 중에서 나랑 어렸을 때 가지고 놀았던 인형이 보였다.
나랑 놀고 싶어하는 아기 안나가 이 인형들을 가지고 놀면서 그나마 외로움을 달랬다는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파온다.

다른 물건들을 구경하다가 안나의 책상 위에 놓인 두꺼운 책 한권이 눈에 띄였다.
표지가 너덜너덜하고 종이가 살짝 노랗게 된것을 보니 꽤 오래된 책인듯 하다.
책 표지를 넘기니 안나의 일기가 적혀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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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1년 11월 4일

첫 눈이 내린다!!
밖이 온통 하야코 이쁘다.

오늘도 언니 방 문을 두드리고 가치 눈사람 만드러 가자고 했지만 언니는 싫다고 했다.

눈사람을 만들고 올라프라고 이름을 지어줬다.
오리한테 자랑하려고 오리를 데리고 나왔지만 오리는 춥다고 자꾸 다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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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가 어렸을 때 쓴 일기인가본데 맞춤법을 틀리게 쓴 것이 참 귀엽다.
아마 내가 안나의 기억을 지우고 얼마 안됬을 때 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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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3년 8월 21일

엄마랑 아빠가 코로나 왕국에 가신다.
드디어 내게 기회가 왔다.
이제 왕실 주방은 내 차지다!
주방장에게 쵸콜릿을 잔뜩 만들라고 시켰으니 아마 내일부터 2주간 원없이 쵸콜릿을 먹지 않을까?
엘사 언니도 분명 쵸콜릿을 좋아할테지.
내가 전해주려고 하면 분명 또 반응이 없을테니 하녀한테 시켜서 언니한테 쵸콜릿 좀 전해줘야겠다.

그나저나 기하학 공부를 해야하는데...
공부하라고 독촉할 아빠가 안계시니 그냥 오늘은 그림이나 그리면서 놀아야겠다.
오늘 날씨도 맑은게 나가서 놀기 딱 좋은 날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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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코로나 왕국으로 가신 날 갑자기 하녀가 쵸콜릿을 주던데 갑자기 왠 쵸콜릿인가 했는데...역시 안나가 준거였다.
그 때 만약 안나가 준 걸 알았더라면 난 분명 거절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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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3년 9월 4일

이젠 더이상 엄마, 아빠를 만날 수 없다.
코로나 왕국에서 돌아오시던 왕실의 배가 폭풍우에 침몰했다.
어제 장례식을 치르고 많은 사람들의 위로를 받았지만 내 기분은 여전히 우울하다.
방금 엘사 언니의 방 문을 또 두드려 보았지만 오늘도 역시 반응이 없다.
언니와 함께 있었더라면 위로가 되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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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눈물 자국이 남아있다.

더이상 읽을 수가 없어 난 일기장을 덮고 의자에 앉았다.
어느새 내 눈에는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고 안나 입장에서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던것이 후회된다.
항상 나를 생각해 주던 안나...그러나 정작 그녀가 내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할 때에 난 그녀 옆에 없었다.
안나가 나를 닮은 인형을 붙잡고 울었을 모습을 생각하니 맺혀있던 눈물이 결국 내 뺨 위로 흐른다.
의자에서 일어나 안나의 인형을 잡고 실컷 소리내어 울어본다.
안나의 방에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

..

...

안나가 돌아왔다.
신혼여행을 가서 뭘 했는지 얼굴이 조금 그을려 있었고, 싱글벙글 웃고있었다.
돌아오자마자 그녀는 쵸콜릿을 찾았고 나는 그것을 예상하고 주방장에게 미리 만들어 놓으라고 했던 쵸콜릿을 줬다.
안나는 지금 매우 행복해 보였고, 현재의 삶에 만족하며 사는것 같아 기쁘다.
난 이제 그녀와 함께 행복하게 살 것이고 그녀의 일기장에 눈물이 묻는 날은 없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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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6년 8월 30일

하하하!!
코로나 왕국은 정말 아름다운 왕국이였다.
시장은 우리 왕국에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운 꽃들과 맛있는 과일들로 넘쳐났고, 쵸콜릿들도 많이 있었다.
또 연등축제는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아름다운 장면이였다.
얼마 전에 잃어버렸다가 다시 되찾은 라푼젤 공주와 그녀의 남편인 유진이 첫 연등을 날리는 것을 봤는데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이였다.
내 남편 크리스토프는 스벤을 버리고 올 수 없다며 같이 대려왔고, 올라프는 진정한 여름을 맛보고 싶다며 따라왔다.
덕뿐에 우리는 사람들의 관심을 독차지하게 됬고,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없을 때가 없었다.

아름다운 코로나 왕국을 뒤로 하고 아렌델로 돌아오니 엘사 언니가 성문을 활짝 열고 쵸콜릿을 만들어 놓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쁜 마음으로 쵸콜릿을 들고 방에 들어가 나 혼자 다 먹을 계획이였다.
방에 들어가니 침대 위에 내 인형 안나와 엘사가 나란히 누워있었다.
그것들을 잠깐 잊고있었는데 오랜만에 보니 옛 기억이 떠올랐다.

엘사가 나를 위해 억지로 숨어 지내던 것을 모르고 철없이 놀자고 한 나 자신이 떠올라 얼굴이 후끈거린다.
쵸콜릿을 먹으며 오랜만에 일기를 쓰고 있는 지금, 엘사와 안나인형이 사이좋게 누워있는 것을 보며 난 미소를 저절로 미소를 짓고있다.
그 인형들과 같이 나와 엘사는 지금 행복해 하고있고, 서로를 이해하며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쵸콜릿을 엘사 언니에게도 나눠줘야겠다.
엘사 언니가 겉으로는 쵸콜릿을 싫어하는 것처럼 항상 튕기지만 내가 가고 나면 엄청 맛있게 먹는 것을 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겉은 도도하고 차가운 우리 언니지만 속은 여리고 따뜻한 우리 언니를 챙겨줄 사람이 나 말고 또 누가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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