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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문학] 프로즌 뒷 이야기, True Winter again-7(3)

Vuelie(221.145) 2014.04.17 23:22:41
조회 1549 추천 88 댓글 13

통합포탈 : 프로즌 뒷 이야기, True Winter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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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정보: http://heartbrea.kr/3125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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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태어나면서부터 제 인생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어요.

말을 하고 글을 쓸 수 있을 때쯤부터 12명의 하인 겸 가정교사가 달라붙어 내 모든 일상을 봐주었죠하루하루는 빈틈없이 태엽으로 가득 찬 시계처럼 돌아갔어요.

그건 대학나아가 위즐튼의 주요 관직까지 올라갈 모든 것을 위해 예정된 수순이었고요.”

 

가을이 완연한 아렌델.

그 날도 고의를 가지고 위즐타운이라 발음하던 카이에게 여왕은 처음으로 직접 공손히 정정을 요청했다교역을 위한 공작의 방문은 자연스럽게 여왕과 둘이서 오솔길을 걷는 것으로 이어졌다.

울긋불긋한 나뭇잎 아래 길은 보일 듯 말 듯 낙엽으로 가려져 자박자박했다공작은 벌써부터 추운 듯이 겉옷까지 껴입었다지난번에 추위를 타느니 어쩌니 하는 말들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이 사람당황스러울 정도로 추위에 약하네여왕은 그런 그를 보면서 입을 비죽 내밀었다.

 

그러니까내 인생은 그 자체가 하나의 계획인 것처럼 흘러왔어요단 하나의 사소한 실수도 용납되면 안 되었고엇나가면 안 되었어요.”

 

못 하나를 잃어서 왕국을 잃을 수도 있으니까요.”

 

맞아요여왕님역시.”

 

아니무슨 소리야계속 얘기나 해요.”

 

후훗위즐튼 촌 동네 잠자리의 날갯짓 하나가 아렌델 뒤편 산맥에 눈보라를 부를 수 있다는 말 아시죠?

못에 관한 민요와 함께 저 잠자리 날갯짓 이야기는 어릴 적부터 들어왔어요워낙 처음 들었을 때에 인상적이기도 했고그만큼 의심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어요.

정말이지 무서운 이야기죠.”

 

무섭다고요?”

 

무서운 이야기 맞아요아무리 봐도.

못 하나날갯짓 하나라니그것들이 잘못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감당도 못할 정도로 복잡해지잖아요.

애초부터 못 개수는 정확해야 하고잘못된 날갯짓은 바로잡아야죠.”

 

여왕은 듣다가 뭔가 핀트가 어긋나는 것을 느낀다.

그 이야기에서 나오는 메시지가 이런 식이던가?

 

나도 그게 그렇게 싫었던 건 아니니까 거기에 크게 불만을 가진 적은 없었고요.”

 

이런 사람도 있는 것이다.

아니 사실 자기도 그런 식으로 여왕으로 자라오지 않았던가마법을 막기 위해 아버지께서 선택하신 방법도 비슷했고.

여왕은 공작에게서 과거의 자신을 보았다.

 

참 딱딱한 사람이네요아니딱한 사람인지도.”

 

딱히그렇게 생각하진 않네요하하하!”

 

어처구니 없는 말장난도 둘 사이에서는 진실을 나누는 한 마디처럼 전해졌다바벨 이전 태초의 언어라도 나누듯이.

 

그래도 지금까지 못도 잘 챙기고 날갯짓도 잘 막은 덕에어떻게 여기까지 왔어요.”

 

글쎄요잘 모르겠어요.”

 

모르겠다고요?”

 

돌아보면어릴 적 내가 원하던 지금의 내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아요.

진짜 이 모습인지아니면 이건 혹시 부모님이나 12명의 가정교사가 원하던 모습은 아니었는지 모르겠단 말이죠.

말하자면지금의 내가 이렇게 기억을 못 할지도 모른다는 걸 예측 못한 거겠죠.”

 

이제 와서 알 수 없게 돼 버렸다는 건가요?”

 

그러고 보면 참 우습죠사람보다는 시계에 가깝게 살았는데사실 시계를 만드는 것도 결국 사람이잖아요.

예측하고 계획한다고 해서모든 걸 철저하게 막는 것은 결국 불가능하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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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사는 공작을 가만히 지켜본다.

이 사람은 조금 알았다 생각하면 다시 저만치 가 있다모든 환경을 다 헤아릴 수 있는 듯이 자신감 넘치던 태도는 어디 가고지금은 담담히 불가능을 읊조리고 있는 것이다.


추워서 그런가?

 

질서 속에는 항상 혼돈이 있어 왔어요혼돈 속에는글쎄요 그렇게 살아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고요.

어쨌든 그런 식으로 모순되는 두 가지가 아무렇지 않게 함께 있다는 것살아가다 보면 정말이지 칼 같은 이성으로도 헤아릴 수 없는 신비가 있어요.

못을 다 챙기면 압정이잠자리를 잡으면 옆에 나비가 있었고요.”

 

그래서요즘에는 조금 생각이 달라졌나요?”

 

그건 또 아니에요이미 그렇게 살아왔는데 생각이 달라질 수야 있나.

여전히 나는 가능한 모든 가능성을 구상하고 계획하며 시계처럼 살아요내일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오늘에 불과하죠.”

 

그리고여전히 예상치 못한 압정과 나비가 튀어나오고요?”

 

따지고 보면 제가 아렌델에 온 것도 그렇고요회담 후에 칼같이 위즐튼으로 돌아가지 않은 것도 그렇고.


또 그리고……”

 

공작은 말하다 말고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뭐요?”

 

여왕은 당근 뿌리를 붙잡은 토끼 같은 표정이다왠지 귀도 한껏 쫑긋해진 것 같고.

공작은 이래저래 위태로움을 느꼈다이런 위화감이 어디에서 오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제 여왕님 얘기 좀 해봐요.”

 

이것만 듣고요키킥그리고 뭐요?”

 

뭘 듣기를 원하시길래?”

 

그건……”

 

우물쭈물하는 여왕을 두고 공작은 웃으며 저만치 앞으로 나아간다엘사는 놀라서 쫓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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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가요공작!”

 

해가 저물어간다타는 저녁놀은 져버린 낙엽마저 따뜻하게 물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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