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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밤/문학] 정령학개론앱에서 작성

이두나팬클럽회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10 22:37:31
조회 173 추천 8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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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엘사 교수님께.



안녕하세요 교수님, 이번 학기 정령학개론을 수강한 정령교육과 안나 아렌델입니다. 날이 찬데 건강은 잘 챙기고 계신지요. 다름이 아니라 성적에 관련된 문의 사항이 있어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저는 교수님의 수업을 통해 훨씬 심화된 정령에 대한 이해와 연구방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만 이번에 교수님께 받게 된 성적을 확인하니 C+라는 다소 납득할 수 없는 성적을 받게 되어 이에 대해 문의드리고자 합니다. 그 이유는 제가 '물의 정령 다루기' 최종 실습에서 다른 수강생들과 비교해 부족한 점이 없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제가 이 성적을 받게 된 이유가 어떤 부분이 부족해서였는 지 알고 싶습니다. 교수님의 회신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안나 아렌델 올림. 



--



열린 문틈 사이로 다소 상기된 표정의 여학생이 빼꼼 고개를 들이밀었다. 안경을 고쳐 쓴 엘사가 손을 한 번 까딱였다. 마저 들어오라는 신호였다. 제 머리카락만큼 붉은 옷을 입은 여학생은 혹여나 얼음장처럼 차가운 교수의 마음이 금세 바뀔까 싶어 재빨리 앞에 놓인 의자에 고쳐 앉았다.



"어... 그러니까, 학생 이름이, 뭐라고 했었죠?"



"안나, 안나 아렌델입니다."     



"아, 그랬죠."



미간을 살짝 찌푸린 엘사가 만년필을 들어 종이에 무언갈 줄줄이 적어내려 갔다. 안나가 침을 한 번 꼴깍 삼키는 소리가 교수 연구실의 적막을 채웠다. 엘사가 시선을 종이에 두고 나지막이 안나에게 물었다.



"제가 성적을 왜 그렇게 줬는지 궁금하다고 했었죠?"



"네, 맞아요! 음, 그러니까... 제가 쓴 그대로예요! 저는 분명 노크를 한 번에 불러냈고, 교수님께서 강조하신 교감 단계에서도 빠진 부분 없이 넘어갔거든요. 어... 그리고 또, 이걸 못한 다른 수강생은 비 플러스를, 받았다 하더라고요! 만약 이게 맞다면 사실 조금..."



"내가 착오를 한 것 같다, 이 말을 하고 싶은 건가요?"



"어, 네! 아니, 아니지, 아니요! 교수님께서 어떻게 실수를 하시겠어요, 하하하! 저는 그냥."



갑작스러운 엘사의 되물음에 멋쩍게 웃어 보이던 안나가 얼버무리며 대답했다.



"맞아요, 실수 아니에요. 안나 학생 성적은 '씨플러스'가 맞습니다."



엘사는 그제야 고개를 들어 정면을 차갑게 응시했다. 안나의 표정이 빠르게 굳었다. 다시 고개를 내려 필기를 반복하던 엘사가 다시 물었다.



"왜 제가 안나 학생을 제 연구실까지 불렀을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솔직히 말하자면?"



"... 교수님이 저를 싫어하시는 것 같아서요."



안나는 풀 죽은 목소리로 말꼬리를 흐렸다. 안나에게 있어서 그저 이 상황과 교수의 태도는 그저 아무 이유 없이 잡힌 꼬투리였다. 안나는 자신이 엘사 교수에게 찍힐 만한 일이 무엇이 있었나 곰곰이 생각했다. 브루니의 꼬리를 쓰다듬은 일? 물론 그 일은 꼬리 만지는 것에 굉장히 민감해하는 브루니 탓에 실험실이 홀라당 탈 뻔하긴 했지만 성적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은 아니었다.



"생각하는 그 이유, 그거예요."   



엘사는 여전히 안나에게 무뚝뚝한 대답으로 일관했다. 안나는 살짝 소름이 끼쳤다.



"어... 정령이 되면 독심술도 할 수 있나요?"



"아예 아니라고 말은 못 하겠네요. 또, 왕국의 공주시라고 해서 정령들을 막 다룰 수 있는 자격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다음 학기에는 정령들을 조금 더 소중히 다루는 방법을 배워보도록 해요. 학생이 마냥 이론만 빠삭하다고 해서, 모든 걸 다 안다고 말할 수는 없으니까요. "



화들짝 놀란 안나가 헉 소리를 감추려 입을 급하게 막았다. 



"세상에, 제가 공주라는 것도 독심술로 아신 거예요?"



"아뇨, 방금 알았어요. 그나저나 목걸이가 예쁘네요."



엘사는 눈짓으로 크로커스가 그려진 안나의 목걸이를 흘깃 가리켰다. 아는 사람만 아는, 그러나 누구나 알기는 힘든 아렌델 왕가의 문양이었다. 한번 더 놀란 안나가 급하게 목걸이를 쥐어뜯어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학교에 올 때마다 항상 빼놓던 목걸이인데, 재수가 정말로 없으려는 날이었다. 머릿속이 새하얘진 안나가 떨리는 목소리로 엘사에게 말했다.



"정말 비밀로 해주시면 안 될까요, 교수님? 저희 아빠가 알면 진짜 저 죽어요."



안나의 표정이 당황함을 감추다 못해 터질 듯이 붉어졌다. 안나는 두 손을 무릎에 모은 채 다소곳한 자세로 애타게 엘사를 바라보았다.


"학생은 요구하는 게 참 많네요."



엘사는 안나를 흘깃 보고는 흐음, 고개를 까딱이고 눈 앞의 서류를 뒤적였다.



"안나 학생은 다음 학기, 졸업하는 걸로 아는데."



의미심장한 엘사 교수의 물음에 안나가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재수강... 할 거죠?"



---





---


짤 보고 영감을 받아 써보았습니다
머학생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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