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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밤/문학] 강에서 나누는 대화

ㄱㅁㅅs(112.166) 2020.03.08 21:31:45
조회 370 추천 36 댓글 14




늦은 저녁, 한 노인이 강가에 걸터앉아 아무렇게나 자세를 잡으며 강가를 바라본다. 곧이어 노인과는 비교도 안되게 젊은 어린이인지 청소년인지 하여튼 누군가가 옆에 따라 앉는다. 하늘의 별들은 언제나 밝게 강과 두 사람을 밝히고 있었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


"당신은 14갤번이죠?" 아이가 노인을 슥 둘러보고는 물었다.


노인은 강을 주시하면서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옛날이었으면 쁘린이라 불렸을텐데, 이젠 프붕이라 불리는구나." 노인이 고개를 프붕이를 향해 돌리며 말하자 어린 프붕이도 고개를 한번 끄덕였다.



"오늘 예밤의 주제가 썸네체라 하는 말인데, 프붕이들은 정령님이 영생을 산다면 전부 불행해질거라고 생각하나봐요." 어린 프붕이가 불쑥 대화를 시작한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노인은 다른 의견이 있었지만 질문을 던졌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자신의 의지로 살아가는 게 아니라면 너무 슬플 것 같아요."


"살아가느냐, 살아지느냐"


노인이 한 번 중얼거리는 동안 어린 프붕이는 강가를 쳐다본다. 지금은 강가에 뻘글밖에 없다. 다시 어린 프붕이는 고개를 노인을 향해 돌렸다.


"확실히, 정령님 입장에서 여왕님과 맺는 애정은 찾기 힘들겠지." 


노인이 모처럼 떠내려가려던 창작물 하나를 간신히 개념글의 하늘로 이륙시키면서 말했다. 강물에서 떠다니던 게시물은 하늘의 별이 되어 두 사람을 밝게 빛추기 시작했다. 뒤늦게 별이 되어버린 창작물을 발견한 어린 프붕이도 늦게마다 작품을 감상하고는 추천을 하나 눌렀다.


"그럼, 변하지 않는 건 뭐가 있을까? 올라프가 말한 사랑 말고." 노인이 질문을 던졌다.


"아, 저 알아요!" 어린 프붕이가 표정에 생기가 활짝 피어났다.


"전 여기 언제나 있을게요. 그게 변하지 않는 것 아니겠어요?"


어린 프붕이의 희망차고 야망있는 목소리에 노인은 그저 피식하고는 큰 반응이 없다. 14년에 질릴대로 들었지만 16년까지 그걸 지킨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 아이도 확률상 그런 부류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노인은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래, 정말 고맙고 멋지구나."


노인은 앉았던 자리에서 늙은 자신의 몸을 일으킨다. 노인이 자리를 뜨려하자 어린 프붕이가 궁금해서 입을 연다.

"어디 갈거에요?"

"산책, 이 끝없는 강을 따라 과거의 상류로 가다보면 내가 너만했을 때의 글과 작품들이 나오겠지." 

"저도 따라갈게요."


그 말에 노인은 어린 프붕이를 업고 멀고 먼 강의 상류를 향했다. 먼 강의 상류와 그 곳의 별들을 쳐다보니 지금보다 훨씬 많은 별들이 하늘에 자리잡고 있었다. 어린 프붕이가 별들을 쳐다보니 많은 걸 알 수 있었다. 6년 전의 짤툰은 지금과 다르게 짤에 글을 넣었다는 걸 알 수 있었고, 디지팩 대란 등도 볼 수 있었고, 그 때의 사회나 개봉하는 영화 등등도 패러디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어린 프붕이가 하품을 한다. 슬슬 피곤한 모양이다.


"어린이는 슬슬 자야지?"

"저 어린이 아닌데요"

"내 눈엔 어린이야."


어린 프붕이는 뾰루퉁한듯 볼이 부풀어졌다.


"지금 자야 운 좋게 벽갤 때 일어날 수 있지 않겠니?"


그 말에 어린 프붕이가 배시시 웃더니 업힌 노인의 등 위에서 눈을 사르르 감는다. 노인도 상류에서 천천히 내려온다. 훌륭한 작품들이 강에 남아있는게 보인다. 머리에 남겨둔 것도 있지만 오랜만에 머리를 신선하게 만드는 문구나 그림도 더러 보인다. 잠든 프붕이를 어느 새 현재의 하류로 데려와 눕힌다. 프붕이는 새근새근 웃으며 숙면에 취해있다. 운이 좋다면, 오늘 일찍 일어나 벽갤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프린아, 오늘 나눈 대화가 나는 정말로 즐거웠단다." 듣지 않는 사람을 향해 노인은 진심을 털어 놓았다.


'변치 않는 것?'


노인은 퇴갤 전에 생각을 좀 한다.


'변하지 않는 무엇이 있을까?, 정령님은 영생을 산다면 항상 불행할까?'


별빛을 자랑하는 하늘을 올려다보고는 새근새근 잠드는 오늘 만난 어린 프붕이를 바라보며 늙은 입꼬리를 올린다.


'세상에는 나와 통하는 누군가가 항상 있고 서로를 이어 줄 수 있다는 게 언제나 존재하는 것'


그거 하나 만으로 인생은 살만하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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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휘갈겨서 예밤 참여합니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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