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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릴레이 소설 [FROZEN: ETERNAL WINTER] 9화

프릉프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3.14 19:5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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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릴레이 소설 [FROZEN: ETERNAL WINTER] 9화


릴레이 소설 순서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frozen&no=4200903

-다음차례는 'elsa1anna1wang'님 입니다.


릴레이 소설 공지 및 프롤로그~7화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frozen&no=4175040


릴레이 소설 전화(8화)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frozen&no=4198458


릴레이 소설 2020


FROZEN: ETERNAL WINTER


​9화


------------------


얼어붙은 바다를 건너 가까워진 육지에 발을 딛자 어느 누구도 말을 잇지 못했다.

그들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얼어붙은 아렌델이었기 때문이었다.


과거, 엘사의 힘이 세상에 드러났던 그때처럼 온 세상이 꽁꽁 얼어붙은 모습이었으나 분위기는 그 때와는 전혀 달랐다.

모두를 놀라게 했었지만, 마법의 힘 자체는 신비롭게 반짝이며 청량감이 느껴지는 엘사의 얼음과는 정반대로

불에 타고 남은 재들이 얼어붙은 것처럼 온 대지가 잿빛이었다.

패비의 말처럼 ‘저승’이라는 단어에 걸맞을 정도로 으스스한 분위기가 공기로 느껴졌다.


“여기가...‘저승’이라고?”

“아렌델과 똑같은 모습 같아요, 안나.”


불길함이 가득한 분위기에 압도된 안나가 자신의 어깨를 쓸어내리며 중얼거리자

그녀의 불안함을 눈치 챈 크리스토프가 안나의 어깨를 감싸며 주위를 둘러보며 어딘가 소름이 돋는 분위기에 마른 침을 삼켰다.

그는 다른 한편으로는 손짓으로 겁먹은 듯 움츠러든 스벤을 가까이로 불러 털을 쓰다듬으며 진정시킴과 동시에

서로 다른 온기가 느껴지고서야 간신히 움츠려드려는 어깨를 펼 수 있었다.


그때, 엘사가 잔뜩 겁먹은 표정으로 휘청거렸다.


“언니!”


움츠러들었던 안나였지만,

엘사가 비틀거리자 곧바로 달려간 안나가 엘사를 부축했다.

품에서 잔뜩 겁먹은 채 덜덜 떨고 있던 엘사의 상태를 눈치 챈 안나는

가방에서 어머니의 스카프를 꺼내 엘사의 어깨에 둘러주며 애써 밝은 목소리로 달래기 시작했다.


“두 자매는 한 마음이니까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겠어. 하지만 여기와 아렌델은 달라, 언니.”

“나 때문에...또 다시 나로 인해.......오, 안나......”

“아냐! 아니야, 언니. 언니 탓이 아니야. 예전의 그 일은...어...”

“사고였죠. 실수였던 거예요.”


다급한 마음에 안나가 주위 사람들에게 눈짓으로 도움을 청하자 크리스토프가 얼른 받아쳤다.

그러자 올라프도, 스벤도 맞장구를 쳐주었다.


“그 때의 엘사가 아니었으면 난 태어나지도 못 했는걸?”

“우-엉-”


그들을 지켜보던 한스도 엘사가 어떤 기억으로 괴로워하는지 알아차리고 조심스럽게 한 마디를 거들었다.


“실수는...누구나 할 수 있기 마련입니다. 모든 길에 대비를 한다고 해도 결국 미래는 알 수 없기에 어느 누구라도 넘어지기 마련이죠.”


괴로운 기억 속에는 한스 본인의 탓도 있었다.

그렇기 때문일까, 그는 엘사의 고통에 공감하면서 너무 늦게 깨달은 스스로의 모습을 떠올리며 하늘을 보았다.

마치 그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저승의 하늘은 얼어붙은 듯 별빛 하나 없는 짙은 어둠뿐이었다.


“넘어지더라도...다시 일어날 수 있으면 됩니다. 괜찮아요. 누구나 넘어질 수 있고, 누구나 실수 할 수 있고, 누구나...괜찮다고 말해줄 수 있죠. 누구나...누구나 다시 일어 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누구라도 할 수 있는 것인데...아주 간단한 것인데...그걸 이제야 알아차리다니......”


한스의 말은 어느새 어둠이 가득한 하늘을 바라보며 내뱉은 한숨과 독백으로 흘러나왔다.


다른 이도 아닌, ‘과거의 실수’의 일부분이라 할 수 있는 한스의 말에 다른 이들 모두 그를 바라보았다.

예전의 가식적이고, 계산적이며, 이기적이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모든 것을 벗어던진 지금에서야 비소로 어둠 속에서 홀로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는 한 사람이 보일 뿐이었다.


“너무 늦게 깨달았다는 시점은 결코 늦은 것이 아니래. 늦었다고 생각했어도 그것을 깨달았다는 것 자체로도 이미 충분히 빠른 거랬어.”


한스는 아래에서 들린 목소리에 번뜩 정신을 차렸다.

올라프는 움찔하는 그를 대수롭지 않게 지나쳐 얼어붙은 아렌델을 둘러보다

무엇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인상을 찡그리더니 자신의 머리를 들어(문자 그대로 들어올려)

이리저리 옆으로 돌려보다 거꾸로 뒤집어 얹었다.


“어...올라프? 지금 장난칠 시간은 없는데.”

“쉿, 크리스토프. 뭔가 이상해.”


올라프가 내심 진지한 목소리로 대답하자 크리스토프는 안나를 바라보며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뜻으로 고개를 저어보였다.

안나는 이제 떨림이 가라앉은 엘사를 부축해 일으키며 올라프에게 물었다.


“뭐가 이상하다는 거니, 올라프?”

“으음---흠? 음? 모든 게 거꾸로 같아!”

“그야, 지금 네 머리가 거꾸로 있으니까.”

“우음-”

“스벤도 그렇데.”

“아냐아냐, 그게 아니야. 내 말은, 그러니까 아렌델과 거꾸로 라는 말이야. 여기는 우리가 아는 아렌델과 거꾸로 된 세상이야.”


엘사와 안나는 어느 누구보다 아렌델을 사랑했기에

그녀들이 왕좌에 앉아있다는 책임감을 제외하더라도

아렌델에 대해서 어느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자매는 올라프의 말이 무슨 뜻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크리스토프, 스벤, 한스와 달리

방금 전까지의 위태로운 모습을 딛고 일어나 날카롭게 주변을 다시 살피기 시작했다.

항구의 입구를 지나 선착장과 부두를 지나면서 점차 안나의 걸음걸이가 빨라지고

엘사의 손을 잡은 안나로 인해 자매가 뛰기 시작하자 다른 이들은 다급하게 그녀들을 쫒아가야만 했다.


“안나! 엘사! 같이 가요!”

“안나, 여긴 시장 광장이야. 그런데...뭔가 조금 다른 것 같지 않아?”

“올라프의 말대로야. 뭔가 달라. 이상해. 거꾸로야...잠깐, 거꾸로?”


광장을 살피며 중얼거린 안나가 스스로의 말에 놀라더니 엘사를 재촉했다.


“언니, 얼음을 거울처럼 만들 수는 없을까?”

“...해볼게.”


안나의 부탁이 무슨 뜻인지 파악한 엘사는 두 손을 텅 빈 광장으로 뻗었다.

처음 느껴보는 낯선 공기, 낯선 공간이기 때문인지 평소와 달리 조심스럽게 엘사의 손끝에서 시작된 얼음이

천천히 뻗어나가 광장을 가득 채우는 원형 거울이 만들어졌다.

엘사가 그것을 부드럽게 공중으로 띄워 광장을 비추자 뒤늦게 그녀들을 따라잡은 일행들은 올라프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봐! 내 말대로 거꾸로 된 아렌델이었어!”

“거울에 비친 것처럼 반대가 된 아렌델이라니...그럼 여기는 저승이 아닌 거야?”


얼음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거울 속에는 모두가 기억하는 아렌델의 모습이 있었다.

한스는 거울 속 아렌델의 모습에 집중하는 이들과는 달리 거울의 가장 구석 밤하늘이 비추어진 작은 공간에 떠오른 오로라를 발견했다.


“우리의 세상과 저승은 거울 속에 비춘 모습과도 같으니...그렇다면 이곳으로 들어 올 때 느껴지던 무언가를 통과하는 느낌이 설마...?”


그 때, 그들이 서 있던 땅이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한줌도 느껴지지 않던 바람이 불어왔다.


“게일?”

“아냐, 안나. 이건 게일이 아냐...모두 빨리 이리로 모여요!”


안나가 반가움에 바람이 불어오는 쪽으로 가려는 것을 붙잡은 엘사가 크게 소리쳤다.

진정으로 자신의 본질을 깨달은 엘사는 자연과 인간을 이어주는 다섯 번째 정령으로서 어느 누구보다도 자연에 대해서 잘 알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불어오는 바람은 그들이 아는 바람의 정령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엘사?”

“여기는...평화로운 아렌델과 정 반대야. 그래서...매우 위험한 것이 있는 것이 틀림없어. 이 바람도, 발아래에서 느껴지는 땅도, 노크가 오지 못하던 얼어붙은 바다도 우리가 알던 것과 달라. 내가 느끼는 알 수 없는 힘도 달라. 그 힘이...우리를...우리를 알아차렸어!”


엘사의 곁으로 모두가 모이자 그녀는 공중의 거울을 그대로 반으로 잘린 공처럼 휘게 만들더니 그들을 덮어버렸다.

갑작스럽게 닥쳐온 짙은 어둠에 모두가 당황스러워 할 때, 한스는 엘사가 일행을 덮은 얼음벽을 점점 더 두껍게 만들고 있음을 눈치 챘다.


“정령님, 도대체 무슨 위험이 다가온다는 거죠? 무엇이 다가오기에 이렇게.......”


말을 다 잇기도 전에, 한스뿐만이 아니라 일행 모두가 엘사가 말한 ‘위험한 힘’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거울 밖 세상에서 얼마 전 댐의 붕괴로 아렌델을 휩쓸 뻔 했던 거대한 물이 얼어붙어 거대한 눈사태처럼 그들을 덮친 것이었다.

엘사는 엄청난 압력을 버티기 위해 얼음벽을 더욱 두껍게 만들기 시작했다.

힘을 불어넣으면 넣을수록 노덜드라에서 겪었던 것과 비슷한 목소리와 장면들이 마법과 얼음으로 어우러져 떠오르기 시작했다.


[두 자매는 한 마음이야.]


[두 자매는 두 자매일 뿐이야.]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은 없어.]


[난 매일 너를 사랑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후회해. 그리고 증오해.]


[나를 이렇게 만든 모든 것을, 너를 그렇게 만든 모든 것을.]


[결국 모든 것을 잃은 나는 증오로 가득한 세상의 여왕도 아니야.]


[너를 얼어붙게 만든 자. 얼어붙은 칼날로 내 심장을 찌른 자.]


[그러나 복수의 끝은 허망하기만 할 뿐.]


[뜨겁던 증오가 모두 불타버리고, 따스하던 사랑은 서늘한 칼날이 되었고, 지독하게 매섭던 공포가 허공으로 사라지고, 결국 차갑게 얼어붙은 심장과 함께 공허로 가득한 심연으로 깊이 가라앉았지.]


[이제 아파하지 마렴, 아픔에서 벗어나 깊이 잠들렴.

이제 슬퍼하지 마렴, 슬픔에서 벗어나 깊이 잠들렴.

이제 깨어나지 마렴, 심연 속에서 깨어나지 않을 테니.

이제 깨우려고 하지 마렴, 모든 걸 삼켜버릴지도 모르니.

깊고 아주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 마렴, 아가야.

그것만이 너를 지킬지 몰라.......]


목소리는 어느 순간부터 노랫소리로 바뀌었다.

구슬프지만 어딘가 섬뜩한 노래가 끝나갈 무렵, 한스는 그가 이곳까지 오게 된 목소리를 다시 한 번 듣게 되었다.


[거울 속에서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묶은 자로 인한 재앙은 거울 밖에서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푼 자만이 해결 할 수 있다...이게 모든 것을 해결 할 수 있는 답이야.]


엘사는 그녀의 마법을 짓누르던 거대한 압력이 잠잠해짐을 깨닫고 벽을 덧대던 것을 멈추었다.

이미 비슷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인지 한스를 제외한 이들은 무어라 설명할 수 없는 이 현상을 익숙한 듯 의견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물은 기억하고 있다...이건 이곳의 기억인가?”

“목소리가 낯이 익은데요. 마치 안나와 엘사 목소리와도 비슷한.......”

“뭐라고요?”

“아뇨, 그러니까- 당연히 안나, 당신이 아니죠. 여성분들의 목소리는 다 비슷해서 제가 착각한.......”

“마지막 목소리. 그건 제가 들었던 목소리와 똑같습니다. 제가 정령님과 여왕님을 찾게 만들어준 목소리니까요.”


한스의 말에 모두가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 목소리는 제게 ‘내 딸들을, 엘사와 안나를 구할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여러분들의......”

“대체 어째서...?”


엘사가 믿기 어렵다는 표정으로 한스를 바라볼 때, 안나는 한스가 말한 내용을 곱씹어보다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여기가 거울 속 아렌델이라면, 거울 밖에서 나와 언니가 찾았던 아렌델 성의 비밀의 방도 있지 않을까? 거기는 엄마의 연구실에 가까웠으니까, 이곳에 대한 단서라도 있을 거야!”

“그래, 그렇겠다. 눈이 꽤 높이 쌓여있어서 찾아가긴 어렵겠지만...단서라도 찾아야지. 아렌델 성으로 가자.”


안나의 의견에 모두 동의하고 엘사가 마법으로 출구를 만드는 동안, 한스는 거울 속 세상이라지만 결국 다시 아렌델 성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에 묘한 기분에 뒷목을 쓸었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묶은 자와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푼 자...이두나 님, 설마 그것이 저를 말하시는 겁니까?’


--------------------


제 앞 분이 스킵되셔서 급하게 프롤로그부터 정독하고 썼네요.

틀부터 재정립한다고 좀 애먹었습니다.

다음 분 힘내십쇼.



다음차례는 'elsa1anna1wang'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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