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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문참가/감성글]이 글은 습작입니다

아마프갤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1.28 14:5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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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겨울문학대회에 참가했던 모든 참여작 중에 이게 가장 최악의 글일 것입니다.

단 한 번도 다듬지 않고 그대로 내버려서 엉성하고 엉망입니다. 참가에 의의를 두고 제출했는데 얼떨결에 3위가 되어버렸습니다.

읽다 보면 왜 제목이 저런지 바로 아실 겁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께 미리 사과의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냥 누가 술 한 잔 걸치고 두서 없이 하는 말을 듣는다는 생각으로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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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겨울왕국이 인생 영화가 된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말 그대로 내 인생을 바꾸어 놓았기 때문이다.

매일 어떻게 죽을까 고민하던 사람이 이것을 본 이후로 ‘내일은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014년 1월 17일, 나의 이야기다.


시작은 별거 없었다. 근로장학생으로 일하던 선배 중 한 명이 렛잇고를 언급하면서, 개봉하면 보고 싶다고 주야장천 떠들어서 호기심이 생겼다.

겨울왕국이라고 하길래 그냥 흔한 멜로 영화인 줄 알았다. 그렇게 겨울왕국이 개봉한 다음 날, 나는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가까운 영화관으로 갔다.

만화영화이길래 실망했다. 심지어 더빙판은 시간대가 맞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한글자막판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2시간 뒤, 난 그때의 내가 내 인생에서 가장 훌륭한 선택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뭔가 아리송한 기분으로 자취방으로 돌아와 겨울왕국에 관한 정보를 찾다가 겨울왕국 갤러리라는 곳을 발견하여 들어갔다.

그 날, 나는 죽는 그 순간까지 프갤러가 되기로 했다. 또한, 1년 넘게 다니던 상담 센터에 더 다니게 될 이유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로부터 약 한 달 동안 나는 인간의 3대 욕구가 모두 사라지는 현상을 겪었다.

하루에 한 끼만 먹어도 배가 고프지 않았고, 하루에 4시간만 자도 수면욕이 느껴지지 않았으며, 성욕이 사라지는 기적을 느꼈다.

그렇게 겨울왕국은 내 인생 영화가 되었고 겨울왕국 갤러리는 그런 훌륭한 영화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보물창고가 되었다.


2014년 2월의 프갤의 분위기를 아는가?

나와 같은 현상을 겪은 이가 넘쳐났고, 가장 심한 욕이 ‘넌 정말 나쁜 놈이야’였으며, 정령님께서 두부엘사라고 불리던 그 당시의 분위기를 말이다.

엘사를 여왕님, 안나를 공주님이라고 부르지 않으면 신성모독이라는 소릴 들을 정도로 기묘하면서도 순수하며 동시에 신성함이 느껴지는 그때의 분위기.

당시 기존 애니메이션 영화의 기록이 하나씩 깰 때마다 환호하던 이들이 가득하고,

한국에서 그다지 흥행하지 못했던 라푼젤 등의 디즈니 애니메이션들이 재조명을 받았던 시기의 이야기.

이때의 나는 고등학생 시절 서태지의 곡을 광적으로 들어가면서 간신히 버텨냈던 시절에 이어서 다시 한번 내가 나를 일으켜 세웠다.


그렇게 3월 2일, 겨울왕국이 천만 관객을 돌파하였고 많은 이들이 그때를 기점으로 탈갤을 하였다.

화력도 순식간에 줄었고, 다른 영화 갤러리들처럼 여기도 죽은 갤러리가 될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여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남아있던 갤러들이 문학의 밤, 합성의 밤, 그림의 밤 등을 개최하여 꾸준히 장작을 넣어 불씨가 꺼지지 않게 하였다.

그리고 이제는 익숙해진 개념인 대관이라는 것이 이때부터 슬슬 말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싱어롱 포맷으로 상영한 영화관에서 프갤러 몇 명이 노래를 불렀다가 다른 관객한테 욕을 먹거나,

심지어는 목도리를 투척 당하는 등의 시련을 겪자 그걸 안타까워하던 갤러들이 한 상영시간대에 다 같이 예매하여 같이 싱어롱을 하자는 얘기가 나왔다.

그렇게 나온 것이 645였다. 나도 그때, 참여했기 때문에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

지금에서야 돌이켜보면 진짜 프폭도라는 소릴 듣던 게 이해 가던 분위기였지만, 다들 뭔가 기뻐하던 그때를 잊을 수 없다.

그 이후로 몇 차례 이렇게 특정 시간대에 특정 관에 다들 모여서 관람하는 일이 몇 차례 나왔다.

그러던 어느 날, 겨울왕국이 모든 극장에서 내려갈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왔고, 프갤러들은 당연히 아쉬워했다.

그때, ‘한 곳에서라도 상영 중이면 필름은 보존된다’라는 얘길 하였고 상영관 하나를 통째로 빌려서 다 같이 영화를 보는 대관을 하기로 하였다.

결과는 놀라웠고, 이는 후에 2019년 겨울왕국 2가 개봉한 이후에도 대관을 당연하게 생각하여 실행할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이런저런 일들이 많던 2014년의 나는 겨울왕국과 프갤 덕분에 살아갈 계기를 얻었고,

놀랍게도 이는 그로부터 5년 후 내가 학원 강사로 일할 때 학생들이 급속도로 친해지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군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2017년, 프갤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그 사이 수차례 문학대회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동시에 난 여전히 2015년 초에 쓰다만 문학을 단 한 쪽도 추가하지 못했다는 사실과도 마주하게 되었다. 그래서 난 잊기로 했다. 내 인생 영화가 겨울왕국이 된 이유 중 하나가 2014년 1월과 2월의 겨울왕국 갤러리였다는 사실을.


그렇게 어찌어찌 지내다 보니 난 대학교 수료 완료를 하게 되었다.

토익 점수만 내면 졸업 확정이었지만, 난 대학생이라는 신분을 아직은 유지하고자 하여 고의로 내지 않았다.

그러다 학원 강사로 일하게 되었고, 거기서 내가 프밍아웃을 한 덕분에(?) 학생들과 상당히 가까워졌다.

그때 난 다시 프갤에 들어갔고, 겨울왕국 2가 조만간 개봉한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했다.


그렇게 2019년, 겨울왕국 2가 개봉했다. 다시 프갤이 살아나는 걸 보니 2014년 2월 생각이 나기도 하여 상당히 기뻤다.

이번엔 다행히도 천만 관객 돌파를 했다고 탈갤하는 행렬은 보이지 않아서 안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코로나 19가 불어닥쳤다.

예정되었던 대관들이 하나둘씩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되었고, 난 일하던 학원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시험 삼아 글 몇 개 적은 것이 개념글을 가는 호재가 있었지만 난 이제 글을 쓸 수가 없었다.


그렇게 2020년이 흘러갔다.

중간에 다른 일자리를 구하기도 했고, 약 빨고 쓴 게 몇 개 개념글에 올라가는 등 나름의 성과를 냈지만, 어느새 겨울왕국 OST를 듣지 않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제 프뽕이 제대로 빠졌구나 싶어서 하나둘씩 정리하게 시작했다. 프갤도 점점 들어가지 않게 되었다.

몸과 마음이 망가진 상태였기에 이제는 겨울왕국을 좋아한다고 얘기할 자신이 없었다.

내 인생을 바꿔준 영화라고 얘기할 자격이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2021년이 되었다. 작년 여름, 난 결국 대학교 졸업을 선택했다. 그 후, 그동안 미친 듯이 좋아하던 취미들을 하나둘씩 정리했다.

학사경고를 맞아가면서까지 즐겼던 야구는 이제 아예 미련도 없이 접었고, 겨울왕국 블루레이, OST CD는 전부 중고 거래로 처분한 상태였다.

여전히 나는 패배의식에 절어 있었다. 새해가 된 기념으로 과거에 썼던 공책들을 뒤적이다가 내가 과거에 쓰던 문구를 발견했다.


『난 단 한 번도 내가 프갤러인 것을 후회한 적이 없다.』

그리고 거기엔 내가 과거에 쓰다만 프갤문학대회에 참여할 예정이었던 소설의 플롯이 담겨있었다.


난 다시 프갤에 들어왔다. 문학대회를 연다는 글을 발견했다.

그래서 필터에 투과 시키지 않은 상당히 불안정하고 중구난방인 습작을 제출하기로 했다.

날것 그대로의 글을 남에게 보여준다는 것은 상당히 부끄러운 일이다.

하지만 저 문구가 쓰여 있는 공책의 속표지에 내가 써놓았던 글을 보고 이 습작을 보여주기를 결심했다.

이 부끄러운 자화상을 가진 이가 공책 속표지에 써놓았던 기도문과 함께.


정령님, 여왕님.

부디 제가 제 뜻대로 살면서

제가 이루고 싶은 것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세요

제가 스스로 자신을 구원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도록

도와주세요



------------------------------

작가의 말: 아마 이것이 제가 작성한 프갤과 연관된 문학 중 가장 엉성하고 엉망일 것입니다. 

겨울문학대회를 너무 늦게 알았기에 급히 써서 제출한 단 한 번의 퇴고도 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에게 보여주기 부끄러운 이 습작으로 대회에 참가하게 된 것에 만족했는데, 운이 좋게도 순위권에 들게 되어 다른 대회 참가자분들께 죄송합니다. 

감성글 분야로 지원하는 김에 최대한 감성을 뺀 상태로 서술하고 싶었습니다. 마치 롯데리아에서 와퍼를 주문하듯이 말이죠.

그래서 흩어진 기억을 어찌어찌 끌어모아서 이미 감정이 거의 다 날아간 상태로 얘기해주는 느낌을 주기 위해,

문학이라는 이름을 빌린 수필이라는 느낌으로 작성했습니다. 그렇기에 제목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전부 거짓 없이 서술하였습니다.

그래서 문장을 맛보다가 너무 날것 그대로라서 뱉어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P.S: 이 글을 제출하고 며칠 뒤, 저는 다른 학원에서 다시 수학을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날 것 그대로의 문장을 공개하는 각오를 했기에, 현실에서도 다시 용기를 내어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에게도 이 용기를 나눠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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