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놈이냐, 누구냐고 물었다.

저 놈을 당장 포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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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도화서 입직 화공을 불러라

내 비록 칠흙같이 어두웠지만, 복면을 하지 않은 그놈 낯짝은 똑똑하게 기억하고 있다.

당장 그놈의 용모 파기를 만들어 도성 곳곳에 붙이도록 해라!

육척가량의 장신이고 나이는 이립이 넘지 않아 보인다. 피부가 유난히 희고 인중이 넓고 코는 얄싹하다.

상투를 틀지 않았으며 수염도 나지 않았다. 소매가 좁고 고름이 없는 기이한 두루마기를 입고 있다.
이 자의 거처를 포청에 기별하거나 직접 포박하는 자에게 백냥의 상금을 내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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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놈 하나를 잡지 못하고 닭 쫓던 개가 되었단 말이냐.

듣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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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오. 영휘는 어찌 지내고 있소? 내 일간 들른다 하면서도 도리가 아니구려.

요새도 토막에 드나드는게요? 양반집 규수가 드나드는 곳이 아니라고 내 분명....

그곳도 사람 사는 곳입니다. 사람이 사람 사는 곳을 못 갈 이유가 어디 있겠습니까.

여봐라 아씨의 짐을 들고 모시거라.

그런 내게 정혼자까지 걱정하게 만들 참이오?

근자에 도성 안팎이 흉흉하오. 이래야 내 마음이 놓이니 부디 사양치 마시오.

아씨를 도성 밖까지 모시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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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에 힘이 너무 들어갔구나.

군관을 해친 놈을 잡을때까지 포청에서 기거하겠다구? 다짐이 장하구나.

저건 니 말이 아니더냐?

어젯밤 도적놈과 마주쳐 놀란 후로 쉬 진정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무명계라는 그 놈들 예사 도적떼가 아니다. 도성의 내노라하는 양반들 중에 그 놈들한테 당한 사람들이 적지않다.
해를 넘기도록 속수무책인 포청에 죄를 물어야한다는 공론도 돌고 있어.

면목이 없습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나 김병희에게 오던 공물을 노렸다.

사람들 눈을 피해 밤길로 오던 것을 어찌 알았으며 알았음에도 감히 야습을 했다는 게 과연 무엇을 뜻하겠느냐?

허투루 볼 상대가 아님은 명심하고 있사옵니다.

하여 내탐꾼들을 풀어 도성 곳곳을 뒤지는 한편, 날랜 자들을 골라뽑아 기찰을 강화하는 중입니다.

언제는 기찰이 부족해 놈들을 놓쳤더냐.

따로이 계책 또한 마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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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비록 서출이지만 결국은 내게서 뻗어나간 가지 아니더냐.

니 부하를 친 것은 곧 너를 친 것이요. 너를 쳤다함은 곧 이 김병희를 친 것이요. 우리 안동김씨 가문을 친 것이다.
절대로 그냥 둬서는 아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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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들이란 저 말과 같다. 조금이라도 풀어주면 지 멋대로 날뛰는 법.

모가지를 단단히 쥐고 숨통을 조여야 따르게 되어있다.

두려움이 곧 정치니라. 그게 우리가문이 오랜 세월 권세를 움켜 쥔 비결이다.

탕!!! 60년 천하는 그냥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내 말 알겠느냐?

예 대감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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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놈도 놓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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