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진혁은 역사가 자신때문에 바뀔까봐 두려워하던 사람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는 치료해야 한다는 자신의 신념때문에 역사가 달라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싸우면서도
치료에 열중했고 환자들을 살려냈다.
그의 그런 진심이 통했는지 그의 치료 행위가 역사를 바꿔 놓지는 않았다.
조금 어긋나기는 하지만 어쨌든 역사는 진혁이 알던대로 흘러갔다,
그런데 그런 그가 한부분의 역사는 바뀌기를 바란다.
자신이 어찌해도 역사는 바뀌지 않는다는걸 알면서도 흥선군이 자신의 말을 들어줄거라 믿었다.
죽을지도 모르는 환자 때문도 아니고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때문에...
오늘 그런 진혁의 모순이 등장했는데.
그런데, 매우 아쉽다.
이 에피소드야말로 진혁의 가장 큰 모순이며 내면적 갈등이 크게 터지는 에피인데 말이다.
영래에 대한 사랑이든 인간적인 염려이든 어쨌든 영래때문에 그가 자신의 신념을 버리려 하는 것이다.
의사로서의 사명감과는 한참 떨어진
현재에 사경을 헤매고 있는 연인 미나를 두고 온 남자
역사에 개입해서는 안되는 언젠간 자신의 세상으로 돌아갈 사람으로서의
진혁의 독자적인 인간적인 에피였다.

그런데 왜.. 진혁은 흥선군에게서 독립적이지 못한 것일까?
이런 진혁의 모순된 에피에서마저 진혁은 흥선군에게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포커스도 진혁의 모순된 내면이 아닌
흥선군의 역사를 방해하느냐 아니냐 하는 진혁이 되어버렸다.
어쩌면 작가는 이런 진혁의 모습을 원한건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나는 좀더 진혁의 인간적인 고민을 보고 싶었다.
그래서 영래와의 관계도 좀더 알고 싶었다.
그런데 여전히 진혁과 영래에 대해서는 모호한 채로 흘러가고
역사속 스포일러로서의 진혁과 그런 진혁을 움직이는 트러블메이커 영래로 보여지고 있다.

오늘의 진혁은 그동안의 캐릭터성에서도 많이 벗어나고 말았다.
이것을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선 포커스가 진혁의 내면으로 맞춰졌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아쉽고 안타깝다.
진혁이 조금은 독립적인 캐릭으로 그려지면 안되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