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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탁이 사랑한 3인.

존댓말(211.216) 2012.08.12 19:13:36
조회 899 추천 46 댓글 8






김경탁이 사랑한 3인


1. 김병희와 김경탁

김경탁은 어려서부터 부모의 사랑을 충분히 받고 자라지 못한 인물입니다. 아버지가 있되 같이 살지 못했으며, 어머니 또한 일찍 돌아가셨습니다. 경탁의 어머니는 한 번도 등장한 적이 없지만 경탁을 여느 어머니들처럼 마음 깊이 사랑해주었을 것이라고 생각 됩니다. 서출이라고 놀림 당하고 또래 양반집 자제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을 경탁이 그래도 밝고 곧게 자라길 바랐겠지요. 그렇기에 경탁은 사랑을 모르는 사람은 아닙니다. 다만 서출이라는 신분 때문에 특히나 더 어머니가 아껴줬을 그 시간이, 남들보다 턱없이 짧았을 뿐이죠. 양반이지만 양반 대접을 못 받고 그렇다고 평민도 아닌 그 어디에도 속하기 어려운 김경탁이란 인물은 그렇기에 더욱 애정이 필요했고 소속감을 갖고 싶었을 겁니다. 그런 경탁을 지키기 위해 어머니는 무척 애를 썼을 것이고요.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가장 먼저 만나는 사람, 가장 먼저 사랑하고 자신에게 조건 없는 애정을 쏟아부어주는 첫 번째의 사람인 어머니를 잃은 어린 경탁의 앞에 부정이 철저하게 거세된 듯 한 아버지 김병희가 나타납니다. 대감마님이라고 밖에 부를 수 없는 아버지이지만 경탁은 김병희가 자신을 데리러 온 그 순간부터 그를 거부할 수 없었습니다. 마치 새끼 오리가 처음 본 대상을 엄마로 인식하고 졸졸 따라다니듯 어머니를 잃은 경탁의 앞에 나타난 김병희는 그 순간부터 김경탁의 운명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경탁을 김병희는 진정으로 아껴주지 않습니다. 애초에 부정이라는 것이 없는 인물이기도 하지만 아껴주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21회에서 김병희가 경탁에게 나와 너무 닮은 네가 무서웠다고 얘기하죠. 사실 김병희와 김경탁은 언뜻 보기에 닮은 점이 없어 보입니다. 김경탁은 의로운 마음과 다른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인물입니다. 하지만 김병희는 그런것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고요. 그러나 그런 둘에게 닮은 점이 있다면 바로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언제든 자신마저 버릴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김병희와 김경탁이 원한 길이 서로 같지 않았을 뿐인 거죠. 그렇기에 김병희는 김경탁이 자신에게 위협적인 존재라고 생각했을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식으로든지 자신을 변화시킬지도 모르는 아들이었으니까요.


김병희는 안동김씨 가문의 수장으로서 60년간 이어오던 세도정치로 조선에서 왕보다 더 큰 권력을 가진 인물입니다. 권력이 주는 달콤함이 얼마나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지는 익히 잘 알려져 있죠. 마치 마약과도 같아 그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점점 수렁으로 빠져들어 본인이 얼마나 잘못된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자각도 사라집니다. 그런 아버지를 보는 김경탁은 어땠을까요. 자신이 그토록 사랑해마지 않는 아버지가 점점 망가져 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무척 슬프고 아팠겠지요. 그렇기에 경탁은 임금 옆의 충신처럼 아버지의 불호령을 들으면서도 끝까지 옳은 얘기를 하며 아버지를 권력의 늪에서 지키고자 합니다. 하지만 경탁을 둘러싼 세계가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습니다. 경탁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 대립하며 서로를 위협하고, 그 안에서 모두를 지키고 싶은 경탁은 완전히 누구의 편도 될 수 없어 힘들고 슬픕니다. 하지만 김병희는 그렇게 애쓰는 경탁의 진심을 받아주기는커녕 그 마음을 이용해서 자신과 자신의 집안의 권세를 지키는데 이용만 합니다. 아무렇지 않게 죽기를 강요하며 경탁의 충심을 시험하고 끝내 경탁의 가장 약하고 아픈 부분을 건드려 그를 자신에게 묶어놓습니다. 하지만 경탁은 몰라서 당하고 있는 것이 아니죠. 다 알고 있습니다. 너무나 슬프게도 김경탁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끝끝내 아버지를 위해 자신이 쓰일 수 있기를 바랐던 사람입니다. 그저 남들처럼 아버지의 사랑을 받는 자식이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기에 경탁은 스스로 아버지를 위해 자신을 던진 겁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아버지의 곁을 지키고픈 김경탁의 마음이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오랜 시간 김병희를 살게 했던 권력도 끝이 찾아왔습니다. 자신을 세상에서 제일 사랑해주는 아들을 그렇게 슬프게 하면서까지 지키고자 했던 권력인데 적자인 김대균의 배반으로 끝을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권력을 잃은 김병희 옆에는 아버지를 위해 싸우다 다친, 김경탁 하나만이 남았을 뿐이었죠. 망연자실한 김병희 앞에 나타난 김경탁은 처음으로 스스로 방문 하나를 더 넘습니다. 아버지에게 가는 길에는 두 개의 문이 있지만 경탁은 아버지의 부름 없이는 절대로 두 번째 문턱을 넘을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의 신임을 얻기 위해 꼬리도 흔들고 재롱도 부리며 아버지가 한번쯤은 돌아봐주길 그토록 기다렸지만 끝내 돌아봐주지 않은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모든 것을 잃고 곁에 자신 하나 만이 남았을 때야 비로소 경탁은 스스로 아버지에게 먼저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김경탁에게 김병희는 언제나 가까이 가고 싶었지만 먼저 다가가기에는 너무 멀고 큰 존재였습니다.


그런 김경탁의 인생 마지막에 아버지가 함께였다면 경탁은 정말 그 누구보다 행복했겠지요. 하지만 김병희의 마지막에 김경탁은 있되, 있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가 자신의 삶의 이유라며, 제발 살아달라는 아들의 뜻을 김병희는 그렇게 끝내 저버렸습니다. 김병희의 삶을 지탱하던 것은 김경탁이 아니라 권력이었으니 그것을 잃고는 살 의미가 없었던 것이죠. 김병희에겐 김경탁이 살아갈 이유가 되지 못하기에 마지막 가는 길에 경탁이 작은 위로가 됐을지언정 자신의 뜻을 굽힐 이유는 되지 않았습니다. 김병희의 마지막. 자신과 너무 닮아 무서웠다고 이제라도 네 자신을 위해 살라며 경탁을 놓아주는 것 같지만... 글쎄요, 그 말이 오히려 비수처럼 경탁의 마음에 꽂히지 않았을까요. 자신을 따뜻하게 대해준 적 한 번 없는 아버지이지만 그런 아버지라도 그저 옆에 있어주기만 한다면 그 어떤 상황도 참고 견뎌낼 수 있었던 경탁이었는데 끝끝내 김병희는 그 마음을 저버렸습니다. 그리고 김병희의 진심이 무엇이었든 간에 유언처럼 남긴 그 말들은 경탁의 가슴에 깊이 새겨졌을 겁니다. 그렇게 김경탁은 아버지에게 영원히 묶여 버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김경탁은 삶의 이유를 잃었습니다. 물론 아직 자신이 사랑하고 지켜야 할 두 사람이 남았지만 가장 큰 사람, 아버지를 잃었습니다. 삶의 이유를 잃었으니 경탁은 더 이상 이 세상에 미련이 없을 겁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마지막 말. 이제부터 네 자신을 위해서 살라는 그 말. 어쩌면 경탁은 그 말을 꼭 지키고 싶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경탁은 아버지에게 메어 있는 삶이었어도 늘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온 인물입니다. 아버지의 명에 의해 내키지 않는 일을 해야 할 때도 있었지만 결국 그것 또한 김경탁 자신이 아버지를 지키기 위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했던 선택이니까요. 그런 김경탁의 마지막. 그 또한 자신의 의지이겠지요. 22회에서 어떤 모습의 마지막을 보게 될지 모르겠지만 다음 세상에서 살아갈, 어쩌면 이 순간 다른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을 김경탁은 부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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