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매니아는 적기 때문에 한국 애니메이션이 발전이 안되는거라고 봅니다.

아래 글도 그렇지만(물론 너무나도 지겹게 들어왔던 이야기입니다만)
한국에서 애니메이션을 즐기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애니메이션의 타겟(연령대)을 놓고 얼토당토한 자기만의 기준으로 수준을 논하길 좋아하고 불평 불만을 늘어놓을 뿐 작품을 제대로 보고 평가하는 사람은 극단적으로 적습니다.
그저 스틸컷 한장 보고 캐릭터가 아동이면 "아, 또 아동용 애니메이션이야? 수준 낮아."라고 절하하는 경우가 보편적이라는 겁니다.

세계 어느 나라라도 아동을 타겟으로 한 애니메이션은 모든 애니메이션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일본의 경우에도 처음부터 \'뻥\'하고 중장년층을 타겟으로 한 애니메이션이 생긴 것은 아니었으며 최초의 동인 활동 또한 지금처럼 OO성, OO향 이라는 성적취향 따위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은 이 모든 것을 건너 뛰고 일본을 뒤쫓아가길 바라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동인 활동조차도 일본의 현재를 모방하는데 그치고 있다고 봅니다.

모방도 중요하지만 베이스가 없는 상태로 일본의 그것을 흉내내봤자 시장이 성장할 수 있을까요?
한국과 일본이 근본적으로 다른 것은 이 베이스의 유무에 있다고 생각합니다.(이 베이스를 착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제작 회사의 제작 능력이 아니라 팬의 수준을 뜻합니다. 한국에서 애니메이션 팬을 자칭하는 사람들 대부분의 수준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고 하악 거리며 비교하는 범주를 벗어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어릴적부터 애니메이션에 매료된 아이는 어른이 되어서도 애니메이션을 즐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본은 이런 원조격의 매니아들이 충분해진 시점에서 지금의 가이낙스, 선라이즈와 같은 메이저 회사가 생겨났고 에반게리온을 시발점으로 오타쿠 문화를 형성해 지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일이 일순간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한국은 80년대, 90년대에 이르기까지 만화, 애니메이션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강했으며 이후 아이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져 왔던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뜬금없이 중장년층 애니메이션이 활성화 되길 바라는 것은 감나무 가지에서 감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자신이 직접 투자한다고 생각하고 분석해봅시다.(손익보전에 흥미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게 가능한 일인지...)

"나는 진심으로 애니메이션을 대하는 원조격 매니아야."라고 말할 수 있는 이는 모든 애니메이션을 진심으로 대할 수 있는 자세가 되어 있는 사람에 한정합니다.
아동용 타겟의 애니메이션이라고 할지라도 장르별로 그 장르 나름의 요소를 갖추고 제작되었기 때문에 예를들면 코믹은 코믹대로 그 가치를 발합니다.
그 가치로 성인이 보더라도 충분히 재미있고 공감할만한 요소가 가득합니다.
성인이 볼 때 거부감이 들지도 모른다고 할만한 부분은 일부 리액션을 제외하고는 없다고 봅니다.(어린이의 수준을 지나치게 절하하는 성인들이 많다는 것도 재미있네요. 자신의 소년, 소녀 시절을 생각해 봅시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유저 그룹을 살펴보면 딱히 아동용이나 중장년층 장르를 구분지으려는 모습은 보이질 않았습니다.
오히려 성인들이 모여 한국에서 말하는 아동용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웹링을 만들거나 엔솔로지를 내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들 나름대로 그 속에서 매력을 찾고 토론하는 모습이 상당히 보기 좋았습니다.
다시말해 한국처럼 자신의 잣대로 작품을 재단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정리하자면 한국에서 애니메이션 매니아를 자칭하는 사람들은 애니메이션의 수준을 논하기 전에 자신의 평가 기준은 얼마나 중립적이고 객관적인지 자신의 수준을 먼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언제까지나 불평불만으로 일관하면서 한국 애니메이션의 발전을 바라는 허황된 생각을 버립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