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이렇듯 당시 한국민에게 미국과 미군의 역할이라는 것은 공산침략을 막아내고 국가번영의 든든한 후원자라는점은 추호의 의심도 없는 사실이었었는데....

더욱이 불과 얼마 전 월남이 패망하고 공산화되면서, 보트피플과 킬링필드로 대표되는 인도 차이나 반도에서 벌어진 참혹한 비극은 한국민 또한 몸으로 겪었던 625 참화의 기억을 되살리게하면서 한국민으로 하여금 주한미군의 중요성을 더욱 강력하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거의 다 이긴 전쟁을 미국 때문에 실패한 북한에게 당시의 한미관계는 가히 절망적일정도로 결속력이 강한 상태였던 것이다.

주한미군이 버티고 있는 한 전쟁을 통한 무력적화는 일단 불가능하다고 보고 북한은 그들의 장기인 선전선동을 대남 적화 전술로 채택, 강화하게된다.

감정에 호소하여 이성을 마비시켜 대중을 원하는 바로 유도하는 선전선동은 히틀러가 잘 활용하여 큰 재미를 봤으며, 스탈린 또한 선전선동의 파괴력을 일찌감치 간파하여 공산혁명의 유력한 무기로 잘 개발 활용하였다. 그 덕분에 공산혁명 선전선동은 60-70년대의 냉전기간동안 전세계 이념전쟁에서 좌익세력이 군중을 동원하고 민심을 얻는데 큰 역할을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유독 대한민국에서 만큼은 그들의 선전선동이 씨알도 먹히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국가의 강력한 반공정책의 이유도 있지만 6.25를 통해 이미 공산주의의 실체를 직접 몸으로 깨달았고, 실제로 월맹의 선전선동으로 경도된 수많은 남베트남인들로 인해 사분오열된 베트남의 멸망은 그 적나라하고도 파괴적인 공산주의 선전선동 효과를 시범케이스로 전세계에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 대남적화전략전술 전사들은  그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선전선동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선전선동의 힘은 반복에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세하나마 북한을 동경하고 그들의 주의주장에 동조하는 세력이 한국 내에 있었기 때문에 언젠가는 그들을 이용하여 대남적화전술에 적극활용할 수 있을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이러한 그들의 생각은 나중에 현실화 된다.

그러던 중 80년 5월 광주사태(현 광주 민주화 운동)가 발발하게 된다.

광주 항쟁이 민주화 운동이냐 폭동이냐, 북한의 사주가 있었냐 아니냐 하는 것은 논외로 하고, 분명한것은 당시 시위에 참여한 일반 시민들은 \'북한은 오판말라\'라고 주장하며 시위와 동시에 북한의 남침을 우려했다는 점이다.

물론 이러한 광주시민의 표현과는 달리 김일성은 광주사태를 대남무력적화의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었다. 다만, 그도 미처 이러한 반정부 무장시위가 벌어지리라 예측을 못했고, 휴전선에서의 국군과 항공모함까지 동원한 미군의 적극적 군사 대처로 실제로 무력도발은 하지 못했는데 그는 이런 기회를 놓친 것을 두고두고 후회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첫번째 기회는 4.19)

하여간 대통령이 암살당하고 무장총격이 벌어지며 북한의 위협이 극대화 되던 당시의 상황은 미국이 항공모함을 파견하여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정도로 내란상태와 다름이 없었다.

이때 진압군에게 포위되어 고립되어 있던 광주시위대들은 미국이 항공모함을 파견한다는 소식에 자신들을 구하러 오는 것으로 기대하였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반정부 시위대조차 미국만은 자유의 수호자로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내 문제인 광주사태에 미국은 개입할 수 없으니 이들의 바램은 헛된 것이 되고만다.

이러한 일화를 봐도 당시 국민들에게 비친 미국이란 존재의 위상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남한에서 벌어진 이 사태에서 새로운 반미 대남전략전술의 떡밥을 발견하는데, 바로 광주사태에 대한 미국책임론이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미국이 광주사태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을 잘 알수 있다. 광주사태는 국내문제이고, 국내문제에 미국이 관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외교적 압박이 가능하지만, 그것은 시간이 걸리는 문제이기에 당장 광주에서 벌어진 일을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지금은 민주화 운동으로 평가되지만, 당시의 상황에서는 아무리 시민들에게 정당성이 있다고 해도 현실적으로는 무장내란폭동의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것을 진압하는데 미국이 막을 명분은 없는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대남적화 사업부에게 필요한 것은 진실이 아니라 선동의 재료일 뿐이다.

애초, 시민이 학살되는데 미국이 외면했다로 시작한 반미 선전선동은 나중에 광주학살 배후설로 발전하게 된다. 심지어는 미국이 작정하고 광주시민을 죽이기로 계획했다는 광주시민 압살론까지 나오게 되는데. 잘 팔리는 반미선전선동 상품의 개발이라고 보면된다.

물론 처음부터 이런 미국책임론이 먹혀든 것은 아니다. 주한미군의 전쟁 억지력 덕분에 대통령 시해로부터 시작된 전국적인 혼란상황에도 북한이 도발을 하지 못한 것을 잘 알고 있던 한국민은 여전히 미국과 주한미군을 신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북한은 대남방송을 통해 광주학살의 원흉을 미국으로 삼아 연일 반미 선전선동을 지속하였다.

- 너무 길어서 다음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