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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하다가 망할 뻔한 썰 (feat. 메O, 일X)

이과두주(121.128) 2019.04.09 17:16:13
조회 26249 추천 317 댓글 123
														

대학생 시간 강사 하나가 취직해서 갑자기 그만두는 바람에 엄청 바빴습니다. 2부 올려봅니다 (반말 & 음슴체 주의)


저번에 학원 경영 썰 이어서 계속 풀어본다. 이번 썰은 자랑갤에 좀 안 어울리긴 하는데 안 망한 게 자랑인건가? 암튼 저번 썰 링크는 요 아래

1부- 사업 말아먹고 학원차려서 빚 갚아 나가는 게 자랑 (스압)


중국 사업 폭망 시절에 비해선 양호하고 애교 수준이지만 학원하면서도 크고 작은 문제가 있긴 했음.


우리 학원에 꼬맹이 윤서라는 넘이 복덩어리기도 하고 암덩어리이기도 한데 악재도 또 간접적으로는 윤서부터 시작했던 것 같아.


1부에서 말한 병맛 교재에서 (앞으로 반도라고 부르겠음) 롤에 나오는 갱킹으로 수동태를 설명하는 내용이 있거든? 그럼 윤서넘은 자꾸 막 이크이크 거리면서 지 친구들한테 발길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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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신이 나오면 발로 때리고, 야스오가 나오면 자가지고 Q 짤 넣는다고 때리더라. 근데 웃긴게 윤서넘 브론즈임)


그리고 태조왕건에 나온 궁예 있지? 그 아저씨 예문도 반도에 많이 나오거든. 사딸라, 기침소리 이런 거. (요새 갑자기 잘 나가시더라) 그때마다 지가 나무젓가락하고 테이프로 만든 철퇴로 애들 때리고, 단소살인마 나오는 날은 또 단소까지 들고 왔음. 암튼 그런 식임. 철퇴는 내가 압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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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단소살인마)



암튼 반도에서 저런 병맛 요소가 나올 때마다 아주 지롤을 했음. 편하게 해주고 설명을 애들 눈높이에 맞게끔 해주는 건 좋다. 이러면 애들도 이해를 잘하고 공부에 흥미도 느끼거든.


근데 내가 무능해서 그런지 애들 관리가 좀 어렵더라고. 내가 좀 엄하지 못해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고. 여기에 윤서넘이 분위기 더 그렇게 만들었고


그리고 얘가 정확히 야갤 일베 중에서 뭘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용어를 그렇게 좋아한다. 맨날 노노 이기이기 거리고 다니고 나한테도 선을 자주 넘었어. 막 틀딱왔노 이러고. 혼내긴 하는데 잠깐만 말 듣고 또 그런다.


이게 문제는 지 혼자 그러는 게 아니라 윤서 땜시 주변 애들까지 이러고 다니니까 학부모들한테 종종 클레임이 들어오더라.


윤서가 우리 학원 살려놓은 거라 다름 없긴 하지만 분위기 자체가 저런 식으로 되어버려서 가끔은 통제하기가 너무 힘들었음.


머 윤서넘도 이제 국제중 간 이후로는 우리 학원은 못 다니지만, 그래도 이넘 생일이면 기프티콘도 보내고 윤서넘도 스승의 날이나 내 생일에는 꼭 전화하고 그런다. 얄밉지만서도 자식 같은 넘이다.


사실 학원하면서 원생이 어느 정도 확보된 이후에 갠적으로 제일 큰 문제는 강사관리였음. 학원이 커지면서 강사를 고용하는데 또라이들이 많다. 법 기준에 맞게 수당도 다 챙겨주거든?


암튼 그래도 다른 강사들은 일반적인 문제였어. 머 아까 처음에 말한 강사처럼 대부분이 갑자기 그만두는 거, 말도 없이 지각하는 거 (이건 개짜증임. 애들 막 10분 넘게 기다리고), 서로 성격 안 맞는 거 이런 거였음.


특히 시간 강사 친구들은 뼈를 묻을 거처럼 해놓고 큰 트러블도 없었는데 개인 사정 땜시 진짜 예고도 없이 툭하면 그만두는 거임. 갑자기 이러면 미침 진짜.


근데 얘는 좀 클래스가 달랐다. 잘 마무리 됐기에 망정이지 잘못하면 큰일날 뻔했다. 진짜 학원 폭망할뻔.


얘는 지금 돌이켜보면 관심병사 느낌인데 처음엔 그런 게 전혀 안 느껴지고 면접은 또 기똥차게 잘 봤어. 학교도 괜춘한 곳(서성한급) 영문과였고.


우리 학원의 장단점 SWOT로 분석해오고 (동네 구멍 학원 강사 하는데 이런 애 첨 봄) 학원 영어 강의 코스 참고해서 자기만의 커리큘럼도 새로 짜왔더라고.


강의력도 좋았음. 애들 눈높이에 맞게 잘 설명하더라. 휴학하고 1년 동안 강의한다고 했다. 복학 이후에도 짬 내서 한다고 했고.

마지막 승부에서 나온 박형준 닮은 게 인물마저 훤칠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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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느낌에서 살짝 얼빵함을 추가하면 똑같을 듯)


진짜 너무 좋았었다. 학원에 또 보물이 들어왔구나 생각했었지.


실제 강의에도 금방 적응했어. 젊은 애라 그런지 그 반도 문법 교재를 쓰니까 아주 호랑이에 날개를 달아 놓은 느낌이더라.


나는 아재라 교재에 모르는 드립들이 쫌 있는데 얘는 이런 걸 다 아니까 소화해서 강의를 풀어내는 게 차원이 다르더라. 초등부 중등부 할 거 없이 기초 안 잡힌 학원 꼬맹이들 영어 문법을 싹 조져놨다.


내가 재미없게 가르칠 때는 애들이 억지로 암기하는 느낌이었음. 그러다 내가 병맛으로 가르치기 시작하니까 이해를 하기 시작함. 이 영문과 강사가 이 반도 병맛 교재를 완전히 100% 활용을 해버니리니까 애들이 이해가 아니라 흡수를 하는 느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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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중에 좀 이런 병맛 같은 거 좋아하고 똑똑한 애들은 베이스도 없었던 애들이고 초중딩인데도 오히려 나보다도 부분부분이긴 하지만 영어를 잘 이해하더라.


처음 몇 달은 되게 좋았어. 근데 머지 않아서 문제가 생겼다. 그 윤서 땜시 분위기가 좀 거시기 했다고 했잖아? 강사가 얘들하고 똑같은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함.


머 개인적으로 친구들하고 그러는 거는 알아서 하는 건데 자꾸 수업시간에도 그런 말을 하기 시작함. 결국 정화라는 애 (역시 가명) 학부모한테 컴플레인이 들어왔다.


불러서 타일렀지. 안 하겠다고 하더라. 근데 갑자기 또 그런 용어를 수업에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정화 어머니가 또 연락이 왔다.


이번엔 제대로 화가 나셔서 교육청에 민원 넣을 준비 다 했고, 친구가 아파트 부녀회 회장인데 불매 운동(?)하시겠다 하더라고.


전화로 한 시간 동안 빌었다. 그리고 그 문제의 강사 소환해서 좀 심하게 뭐라 했음. 정화라는 애는 개인적으로 따로 불러서 다독였고.


이렇게 넘어가나 했는데, 며칠 안 지나서 그 강사가 정화가 그랬다는 걸 알아냈나봐. 나는 진짜 철저하게 비밀로 했거든? 근데 둘이 너무 사이가 안 좋아서 추측한 것 같더라고.


암튼 정화가 얼굴 빨개져 가지고 울면서 나한테 왔다. 첨엔 씩씩거리면서 동시에 우느냐고 말도 제대로 못하더라. 그리고는 그 강사가 자기보고 메갈 운지하라고 했다고 카더라.


머 갸 말만 듣고 결정할 수는 없어서 정화 동의 하에 그 강사한테 상황을 물어봤더니 자기는 그런 적이 없다고 하더라. 미치겠더라. 증거는 없고 증언만으로 결정해야 하는데 둘이 엇갈리고.


정화네 어머니가 그날 밤에 바로 찾아왔는데 강사 머리털 잡을 기세더라. 일단 어머님 진정시키고 돌려 보낸 후 강사를 불렀다.


무게도 잡고 다독거리기도 하면서 캐물었음. 좀 구라 좀 보태가면서 다른 애들 통해서 이미 다 들은 상태다”, “지금 다 털어놓으면 좀 참작하겠다이런 식으로 말했다.


정화도 나중에 불러서 구슬렸더니 결국 둘 다 비슷한 말을 하더라.


정황은 일단 강사랑 얘랑 사이가 안 좋았음 애초부터. 정화는 박형준 닮은 강사가 자꾸 수업시간에도 노노 거리는 게 싫어서 자기가 엇나가기 시작했다고 함.


강사 말로는 정화라는 애가 자기한테 재기하라고 하고 뭐 무슨 데스?? 이런 메갈 용어를 썼다고 카더라.


누가 먼저인지는 서로 엇갈렸음. 강사 말로는 자기가 윤서랑 친하게 지내니까, 정화가 먼저 자꾸 한남이라고 했다 카더라. 강사 이름이 또 하필 자로 끝나거든. (O. O남 이런 식으로) 그래서 일부러 그랬다 하더라.


정화는 반대로 강사가 먼저 일베용어 써서 대응한 거뿐이라고 했고.


어쨌든 선후관계 제외하고는 머 둘 다 자기 잘못도 시인하면서도 서로를 비방하는 분위기였다.


아 골치아프더라. 원장 입장에서는 둘 다 그냥 솔직히 싫었어. 난 내 인생하고 가족 인생이 달린 일이자너. 당장 이거 망하면 와이프 또 고생하고 굶는 거고 아직 빚도 다 못 갚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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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 한 번 쓰면 차단해도 이런 거 계속 날라오더라)


난 개인적으로는 정치나 사상 같은 거는 교육자 입장에서는 함부로 주장하는 건 피하는 편이다. 애들이 자기가 믿는 선생님 말은 철썩 같이 믿을 때가 있는데, 얄팍한 사상이 깊숙하게 박히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어느쪽을 막론하고 얄팍한 지식이나 사상은 입에 담지도 말자가 내 신조 중 하나임.


아무튼 강사한테 내 입장을 잘 설명하면서 어떻게 하겠냐고 했어. 한참 고민하더니 여기 더 있고 싶은데 자기 때문에 곤란해졌으니 자기가 나가겠다고 하더라고.


근데 문제가 중요한 영어 평가 일정이 3주후였다. 울 동네는 이거에 따라서 학부모들이 학원에 대한 평판을 결정하는 분위기가 있거든.


ì—­ì „ìž¬íŒì—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매번 평가 때마다 재판 받는 기분이다ㅠㅠ)


이걸 얘가 담당하고 있었고, 내가 영어 강의는 손 놓고 있던 지라 갑자기 땜빵하기도 쉽지 않았어. 다른 강사를 갑자기 벌충을 하기는 힘든 상황이었고. 다른 원생도 많은데 곤란하더라고.


그래서 정화네 어머님(+정화)랑 강사랑 나랑 다 같이 합의를 본 게 그 평가까지만 강사는 수업을 하고, 강사는 그 이후 바로 나가기로 함.


정화 영어는 내가 따로 개인지도해주고 학원비 3개월 무료, 그리고 학원 내에서 메갈이나 일베용어 쓰다가 걸리면 누구든 퇴출! 이렇게 타협했다.


그런데 그 다음날 갑자기 그 강사가 안 나오더라? 원래 가끔 지각은 했어도 무단 결근은 안 했거든? 그래서 내가 일단 돌려 막고 전화를 겁나 했는데 안 받음.


카톡도 안 읽고. 근데 카톡 상태명이 나는 탈주닌자 무슨시? 로 되어있더라. 끝 글자랑 세 글자인거만 기억나고 정확히 뭐였는지 기억이 잘 안 났었는데 글 쓰면서 검색해보니까 카카시였던 것 같다.


카카오 사진도 무슨 그 닌자 캐릭터로 바꿔놓고. 그리고 그냥 안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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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런 짤이었음...진짜 울화통 터지더라)


고소할까 하다가 (법적으로 유죄인지도 몰게따) 법으로 싸우는 것도 싫고 유죄라 해도 어쨌든 젊은 애 인생 조지는 거 싫어서 냅뒀다.


중국 시절이나 지하철 노점 시절 생각하면 뭐. 그때는 진짜 죽고 싶었는데 뭐 그거에 비하면 껌이니까 그냥 그냥 넘어갔다.


어쨌든 탈주닌자 강사 이후에는 무난한 사람 구했다. 강의력이 갸보다 많이 떨어지긴 하는데 진짜 무난하니 조용하다. 솔직히 가끔 갸가 많이 아쉽긴 하지만 이제는 잘 사는 것 보담도 그냥 문제 없이 살고 싶다.


정화는 그 후에 더 신경 써줬더니 한동안 조용히 잘 다녔었다. 그러다 최근에 윤서 패거리 중 한 명이랑 대판 싸웠다. 그러면서 둘이 일베 메갈용어 쓰면서 욕하다가 나한테 걸려서 둘 다 퇴출시켰다.


그 이후로 학원이 많이 조용해짐. 학교 영어쌤이 평가 범위를 넓게 잡아서 미칠뻔한 거랑 대학생 강사 한 명 나간 거 빼고는 요새 넘넘 좋다.


긴 글 읽어줘서 고맙다. 뭔가 맹하게 끝났네. 다음에는 중국에서 고생한 썰 풀어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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