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리는 과거 '거미 여인'이라는 존재에게 '너는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둘러쌓인 채로 위대한 죽음을 맞이할 것. 하지만 너의 죽음은 너에게 위안이 아닌 고통만을 안겨줄 것'이라는 말을 듣게됨

-하여간 스노리는 자신의 운명인 위대한 죽음을 찾으며 트롤 왕을 찾음

'멍청한-것' 트롤 킹이 거대한 손톱으로 스노리 뒷편의 문을 가리키며 말했다.

'난 너에게 해를 입힐 여유따윈 없다. 기회를 줄테니 떠나라. 난 멍청이들을 위한 인내심이 전부 바닥난 상태다'

스노리는 트롤 왕을 노려봤다. 스노리는 자신이 모욕을 받았다는 사실을 상황이 끝난 직후에야 깨닫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엔 제대로 알아들었다. 다행이도, 스노리는 트롤의 말 따위를 듣는 습관은 없었다. 설령 트롤이 말을 할 수 있더라도 말이다. 스노리는 트롤 왕의 손 아래로 성큼성큼 다가간 다음, 그의 망치로 트롤 왕의 수많은 주둥이들을 후려쳤다. 스노리는 트롤 왕이 분노로 포효하자 미소지어었고, 다음 공격을 위해 팔을 움직였다. 이제 누가 멍청이지?

트롤 왕의 첫 공격은 마치 대포알처럼 다가왔다.

'우린 카락 카드린으로 돌아가야하네' 보렉이 단호하게 말했다.

'거기서 자네가 해야할 맹세가 있다고 생각하네만'

'다음에,' 스노리가 슬프게 말했다.

'스노리가 고트렉에게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를 그의 가족들에게 말해준 다음에 할거야'

스노리는 철장과 부딪히기 전에 팔과 다리를 움직였다. 스노리는 숨을 쉴 수 없어하며 그의 입이 고통으로 움직였다. 그가 아닌 다른 무언가가 비명을 질렀고, 스노리는 고개를 돌리자 검은 로브를 입고 있는 수척한 인간이 본인의 손을 부여잡으며 갇혀있는 철장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나의 정신은 신들의 선물이다, 이 어리석은, 흙이나 씹어먹는 것아. 나의 정신들은 네놈같은 놈에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트롤 왕은 주먹을 쥐었으나 이번엔 스노리가 공격을 예상한 뒤였다. 주먹은 결정들이 박힌 몽둥이에 가까웠고, 크기가 거의 스노리와 비슷했다. 그는 철퇴-의족을 움직였지만, 제때에 피하지 못했고, 공격이 적중하자 고개를 돌렸다.

스노리는 그대로 자리에 앉았다. 사방에서 부상입은 드워프(순찰자들)들이 신음하고 있었다. 스노리는 빼앗은 맥주를 들이켰다. 순찰자들이 마을이나 고블린 얘기를 했던 것 같은데?

날카롭게 빛나는 잔해들이 스노리의 어깨 위로 떨어졌고 스노리는 몸을 흔들며 털어냈다. 아주 잠깐, 스노리의 뒤죽박죽인 기억 때문에 그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도 헷갈려했다. 보아하니 그는 그대로 주먹에 맞아 철장과 그 안에 있는 인간에게로 날아간 것 같았다. 인간은 유리와 강철 조각들 속에서 정신을 잃은 채로 스노리와 철장 앞면의 망가진 벽면 사이에 누워있었따. 트롤 왕은 반댓편에서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왜 웃는거냐?'

'스노리가 웃고 있었어?'

분노로 포효하며, 트롤 왕은 철장을 넓게 벌려 어깨를 들이밀었다.

'정말 짜증나는구나, 드워프. 네놈은 멍청하게 별이나 올려다보는 짐승들만도 못하는 놈이자 이해하고 싶지도 않은 놈이다'

눈을 깜빡이며 마지막 멍한 감각을 털어내고, 스노리는 옆의 강철 벽면을 발로 찬 다음, 도끼와 망치를 든 채로 달려들었다. 트롤 왕은 스노리의 망치를 마치 어른이 어린아이의 공격을 막아내듯이 그의 손목을 덮은 결정들로 막았다.힘겹게 숨을 내쉬며 스노리는 몸을 숙여 공격을 회피했고, 그의 철퇴-의족을 트롤 왕의 정강이에 꽂아넣었다. 그리고 그의 도끼를 트롤의 손목으로 후려쳤다. 후려친 곳에서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평평한 쿵 소리가 났다. 웃음을 터트리는 것과 함께 트롤 왕은 팔꿈치를 스노리의 머리에 내리꽂았다.

서쪽 언덕에서 연기가 자욱했고 스노리는 불안함으로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 그는 술취한 것처럼 비틀거리며 마을로 달려갔다. 마을은 불타있었다. 해골 강에서 고블린 화살이 박힌 드워프 시체들이 떠올라 있었다. 가축들은 오래 전 불탄 산비탈에 도살당한 채로 누워있었다.

누가? 어떻게?

스노리는 비틀거리며 도끼를 놓쳤고, 그의 강철 외족은 어색하게 잔해를 밟고 있었다. 그는 블랙 오크의 가시박힌 방패만한 무릎이 그의 얼굴로 날아오는 것을 보았다. 아 그렇지. 스노리는 그가 잊어버린 것들을 다시 생각해내며 그의 목을 아프게 만드는 미소를 지었다.

해골 강에서 고블린 화살이 박힌 드워프 시체들이 떠올라 있었다. 가축들은 오래 전 불탄 산비탈에 도살당한 채로 누워있었다.

'너의 해골은 너무 얻어맞은 나머지 튼튼해졌구나' 자갈구덩이 같은 무거운 목소리가 스노리를 그의 기억에서 떼어놓았다. 스노리는 아직 이 자리에 있었고, 그는 실망스러웠다. 트롤 왕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서 있었다. 그는 철장 위로 원숭이처럼 몸을 구부리고 있었다. 트롤 왕은 좌우의 벽이 닿을만큼 팔을 넓게 벌렸다. 기쁨, 자기혐오, 짐승의 빛이 트롤 왕의 눈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어쩌면 그래서 네 뇌가 느리게 움직이는 걸지도 모르겠어'

'아니야. 스노리는 항상 이랬어'

'그렇다면 넌 드워프치곤 멍청한 편이로구나'

'넌 트롤치곤 똑똑한 편이고. 그럼 스노리가 더 똑똑한건가, 아니면 더 멍청한건가? 스노리는 잘 모르겠어'

'네놈-'

트롤 왕이 말하려던 것은 분노의 폭발로 건물을 뒤흔들고 유리를 깨뜨리게 만드는 포효 속에서 사라졌다. 스노리는 철장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그는 트롤 왕의 힘에 맞섰고, 철장벽이 안에서부터 구부러지며 천장과 연결시킨 나사들이 빠져나갔다. 천장은 트롤 왕의 머리로 떨어졌지만,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털어냈고, 벽을 뜯어내고 임시적으로 무기를 만들어냈다. 스노리는 망치를 들어올렸다.

거미 여인의 말이 옳았다. 그의 죽음은 분명 위대-

두 개의 강철 상자들이 심벌즈처럼 스노리를 후려쳤다.

불에 탄 살점 냄새들이 공기를 가득 채웠다. 맥주 말고는 텅 빈 그의 배가 괴로웠고, 스노리는 피범벅의 판석에 토했다.

스노리는 몇 초간 부들부들 떨더니 거대한 벽만한 손이 그를 붙잡고 그대로 철장 뒷편의 바위 벽으로 내던졌다.

그는 토하기 위해 무릎을 꿇었다. 그는 타버린 땅 아래에 숨겨져 있던 잿더미가 된 고블린 기수의 흉곽을 짓밟았다. 높은 고음의 포효가 그의 심장을 멈추게 만들었고, 스노리는 몸을 돌려 타오르는 집들을 바라봤다.

스노리는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바윗조각들이 어깨에서 우수수 쏟아져내렸다. 그림니르의 맹세를 울부짖으며, 스노리는 달려가 트롤의 턱을 두들겼고, 또 한번 벽으로 날라가며 포효했다.

끔찍하게 불에 탄 전사가 집에서 튀어나와 스노리에게 달려들었다. 스노리는 전사가 튀어나온 집이 다름아닌 고트렉의 집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그는 몸을 일으켜세우며 맥주로 가득찬 그의 배에서부터 분노가 치솟는걸 느꼈다. 그의 망치가 고블린을 후려쳤다. 고블린은 그대로 쓰러지며 바닥에 얼굴을 처박고는 움직이지 않았다.

스노리는 그의 손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의 시야는 점점 어두워졌다. 죽는 건 이런 느낌이구나. 스노리는 기뻤다. 그가 죽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고, 거미 여인이 말한것만큼 끔찍하지도 않았다. 스노리는 트롤 왕의 어깨에 올라탄 늙은 노파를 볼 수 있었다. 노파는 기쁨으로 미소 짓고 있었다. 하지만 노파는 거미 여인이 아니라 울리카였다. 하지만 그건 말도 안됐다. 울리카라면 스노리가 도움을 구한다해도 절대로 그를 내버려둘 인간이 아니었다. 그리고 스노리는 울리카가 그토록 누군가가 죽는걸

고대하는 것을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스노리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의 꿈에서 등장한 드워프 여인이었다!

트롤 왕은 스노리가 여전히 살아있음에 짜증으로 표효했고, 스노리는 그가 또 한번 내던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고블린이라기엔 덩치가 컸다. 그리고 드워프식의 긴 장식용 수술이 있었다. 스노리의 분노가 차갑게 변했다.

뭐?

스노리는 시체를 옆으로 굴렸다. 황금 목걸이를 지닌 드워프 여인이었다.

안돼!

늙은 여인은 스노리의 죽음이 오직 고통만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의지가 그의 마음을 채우기 시작했다. 백여년만에 처음으로, 스노리는 생존에 대한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그는 고백해야만 했다. 그는 고쳐야만 했다. 고트렉은 누가 그의 수치의 근원이였는지를 알아야만 한다!

스노리는 온몸의 뼈와 이빨, 손톱으로 트롤 왕의 손아귀에서 싸움을 벌였다. 공격에 계속 다가오고, 그의 저항이 점점 약해지고 있음에도 말이다.

마지막 충격은 제대로 느껴지지도 않았다.

그리고 스노리 노즈바이터는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