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참 갈 길이 먼 체린이지만 그래도 나보다 늦게 시작한 분들께 약간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음. 스탠이나 레피드 등에서 흑으로 아예 안 써본 오프닝은 모르므로 설명하지 않는다.

원래 e4 대응 오프닝 한번에 다 쓰려 했는데 킹 폰 게임 중 오픈 게임만 써도 워낙 길어져서 일단 이걸 글 하나로 씀. 라인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설명하면 이건 강의가 되어버리는 거라 말이 안되고 (나보다 잘 아는 유투버들 강의 보셈) 오프닝들에 대한 대략적 아이디어 맛보기로만 이해줬으면 함.


1. 킹 폰 게임

1 e4 e5

파생이 많은데 일단 좋고 추천함. 이유는 뭐 다 알겠지만 센터에 같이 폰 밀고 가장 안정적인 전개수이자 방어수인 ..Nf6가 아무 문제 없이 가능하기 때문임.(백의 e5로 나잇이 쫓겨나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가장 견고한 흑의 대 e4 방어수.

단점으로는 아래 보면 알겠지만 이론이 매우 많음. 다 외우고 이해하면 마스터가 되겠지만 쉽지 않으니 조금씩 꾸준히 이해하는 방향으로 길게 보는 게 좋겠음.

파생 중 내가 아는 범위를 아래 다시 설명함.


1-(1) 킹 폰 게임 - 오픈 게임

1 e4 e5 2 Nf3 Nc6

백이 e5폰을 공격하면서 전개했고 흑이 c6로 나잇을 전개하면서 e5폰을 지키는 수. 수없이 봤을 거고 앞으로도 평생 보게 될 그림. 여기서의 백 메인무브는 크게 네 가지가 있음.


1-(1)-가
킹 폰 게임 - 오픈 게임 - 루이 로페즈(스페니쉬 게임)

1 e4 e5 2 Nf3 Nc6 3 Bb5

비숍을 전개함과 동시에 흑의 방어자 나잇을 공격하고, 비숍의 재전개를 통해 비숍오프닝의 f 대각 공격 아이디어까지 잠재적으로 가진 가장 백의 옵션이 다양하고 논리적인 수. 얘기만 들으면 백이 그냥 편한 거 아닌가 생각할 수 있지만 흑은 전형적인 a6-b5과정에서 확정적인 퀸편 영역이점을 갖게 됨.

그리고 무엇보다 3 Bb5 이후 라인 선택권은 3..Nf6(베를린 디펜스) / 3..a6 (모던 또는 모피 디펜스) / 3..Bc5 (클래시컬, 사이드라인) / 3..Nbd7 (사이드라인, 벤트 라센이 종종 사용) 등등 전부 흑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 중요함. 모피 디펜스 이후의 라인 선택권들도 마샬 어택, 오픈, 브레이어, 아크엔젤, 스미슬로브 등등에서 또 흑이 라인 선택권을 가짐.

쉽게 말해 백은 루이로페즈를 쓸 때 준비할 게 많음. 이런 부분들이 싫어서 ..a6에 무조건 익스체인지로 라인 준비하는 백 유저들도 상당히 있음.

딴 게 메인라인이 아니니 어차피 흑으로고 ..a6만 할 거 아닌가요? 물을 수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고 아마추어 레벨에서 사이드라인 서프라이즈 웨폰은 당하는 쪽이 분명 부담임. 특히 계산 시간 넉넉한 스탠다드가 아니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모피 디펜스 이후 백의 전형적인 킹편공격이 아주 강한 것 또한 사실임. 상기했듯 라인이 엄청 많고 복잡한 오프닝이라 초보부터 월드챔피언쉽까지 골고루 쓰이는 왕도급 디펜스.

흑 기준의 설명글이라 흑으로 얘기하자면 일단 흑은 3..a6이후 익스체인지 대비 / 본인이 선택 가능한 다른 라인 하나 이렇게 둘을 준비하는 게 제일 무난하다고 생각함.

물론 베를린(3..Nf6)을 해도 되지만 그러면 베를린 엔드게임을 깊게 공부해야 하고 d3 안티베를린도 워낙 많아서 딱히 이론 양에서 커팅이 되진 않음.

루이로페즈 ..a6 라인들의 전반적인 성향은 닫힌 게임 / 각자의 다른 불균형 / 센터폰 텐션 유지 등으로 압축할 수 있음.

반면 익스체인지와 베를린 디펜스는 퀸 없는 미들게임, 불균형이 다른 전형적 엔딩 등의 전혀 다른 스타일을 가지므로 둘의 온도차이를 잘 느껴보길 바람.


1-(1)-나
킹 폰 게임 - 오픈 게임 - 비숍 오프닝

1 e4 e5 2 Nf3 Nc6 3 Bc4

여기서 흑은 크게 3..Bc5의 이탈리안 게임과 3..Nf6의 투 나잇 디펜스의 선택지가 있음.

이탈리안 게임은 백이 4 d3를 하면 상당히 조용한 게임이 되고, 4 c3를 두면 당연히 d4 전진을 염두에 두는 것이므로 라인을 좀 숙지하고 두는 게 좋음. 전술적인 그림이 생각보다 많이 나오는 편.

초보 흑들이 e4 d4 다 허용하고 어?? 하며 맞아 죽는 전형적인 그림 중 하나. 솔직히 말해 저레이팅구간에서는 이게 백으로 루이로페즈보다 훨씬 이기기 쉽고, K리그 1부에서도 오픈게임에서 루이로페즈를 안 쓰는 백은 여럿 있음.

투 나잇 디펜스는 여러분이 좋아하는 4 Ng5 이후의 다양한 전술적 공격들이 있음. 라인을 잘 숙지하고 두는 것이 좋고, 메인라인이 대단히 전술적이므로 꿀잼 플레이 가능. 좀더 견고한 게임을 원한다면 이탈리안을 쓰는 것도 좋음.

한편 백은 이탈리안이든 투나잇이든 사실 4 Nc3를 둘 수 있는데, 이 경우 포 나잇 디펜스의 약간 마이너한 그림으로 이어지는 거라(포나잇의 제일 좋은 비숍위치는 Bb5)크게 부담 가질 필요는 없음.

비숍 오프닝은 백의 선택에 따라 조용해지기도 하고 전술이 다양한 미들게임으로 이어지기도 함. 흑은 정확히 두면 모든 라인에서 동등 이상을 얻기에 그랜드마스터 레벨로 갈수록 인기가 떨어지는 편이지만, 아마추어 게임에선 오히려 루이로페즈보다 직관적으로 전술이나 센터 이점을 볼 수 있으므로 인기가 많음.

참고로 너희가 좋아하는 좆슨도 얼마 전 레피드 결승에서 웨슬리 소의 비숍오프닝에 두들겨 맞는 걸 볼 수 있음.


1-(1)-다
킹 폰 게임 - 오픈 게임 - 스카치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