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을 위해 존재하는 세상

유나눔 · 2021.07.25 20:4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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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에 내 마음대로 되는 세상을 상상해본적이 있는가?

내가 어떤 행동을 해도 나에겐 손해가 없고,

노력하지 않아도 모두가 나를 인정해주고,

어려움없이 계속해서 승승장구 하는 세상 말이다.

정말 유치하고, 어린애 같은 생각이지만,

이런 세상을 그려내서 엄청난 고평가를 받은 만화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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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히비키 ~소설가가 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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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비키는 2017년 만화대상 수상작이자, 오다 에이치로의 추천사를 받을 정도로 평이 좋은 만화다.

만갤과 월만갤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하였다.

그런데, 사실 표지만 봐도 알겠지만 저렇게 평이 좋은 것 치고는 그림이 그닥 좋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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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좋지 못한 수준이 아니라 아마추어만도 못한 수준이다.

물론, 만화가 그림이 전부는 아니고 그림이 병신같더라도 연출이 좋으면 좋은 평가를 받는다.

물론 이 만화는 그것도 아니다.

'액션신'이 상당히 많이 나오는 만화인데도 불구하고 액션 연출이 기괴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이런 괴악한 그림보다 더 이상한게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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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비키만을 위해 존재하는 세계

사실, 히비키가 그림만 이상한 만화였다면 이렇게 유명해질리가 없다.

히비키가 정말 이상한 점은 바로 만화속 세상에 대한 묘사이다.

만화의 주인공 아쿠이 히비키는 소설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천재이자, 선천적인 "사이코패스"이다.

비유적인 의미가 아니라 진짜로,

히비키는 작품내내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거침없이 폭력을 행사하고,

사화적 평판이나 도덕을 깡그리 무시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독설을 날리고,

그런 본인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흔히 말하는 사이코패스의 특성과 완벽하게 부합하는 모습이다.

히비키는 현실에 있었다면 능력이 얼마나 좋든간에 매장당하고도 남을 행적을 보여주는데 이 괴상한 행적보다 더 이상한건 행동에 대한 결과이다.

매장당하고도 남을 일들을 서슴찮게 저지르는 히비키지만, 히비키는 그런 행적으로 인해서 어떠한 피해도, 손해도 입지 않고 천재 소설가로 승승장구 해나가고 주변 사람들은 싫어하기는 커녕 그런 히비키를 천재라는 이유로 좋아하고 인정해주기 바쁘다.

그야말로 부조리한, 상식과 괴리된 묘사가 작품내내 이어진다.

더 이상한 점은 히비키의 천재성과 성격에 대한 묘사도 극히 피상적이고 간접적이라는 점이다.

작중내내 "히비키는 엄청난 천재"라는걸 아주아주 강조하지만, 정작 작품 내에서 히비키가 어째서 천재인지는 설명해주지 않는다.

그저 히비키의 천재성에 놀라고 감탄하는 주변인만 있을 뿐이다.

성격또한 마찬가지다. 누가봐도 사연이 있을것만 같은 성격에 비해서 히비키의 과거는 거의 드러나지 않으며, 왜 저런 성격이 되었는지에 대한 이유도 나오지 않는다.

즉, 히비키가 천재인 이유도, 사이코인 이유도, 작품 내적으로는 찾을 수 없다.

그저 작품 외적으로만 존재한다.

히비키는 작가가 그렇게 '설정'했기 때문에 천재 사이코이고

히비키에게 좋은 쪽으로만 흘러가는 세상도 그저 그렇게 '만들었'으니까 존재한다.

《히비키》속 세상은 오직 히비키를 위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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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히비키 말고도 주인공을 부각하기 위해서 작품속 세상을 엉망으로 만드는 만화는 많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이른바 '이세계물'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끔찍하게 비튼 케이스가 바로

《맛없는 밥 엘프와 유목생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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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가장 중요하니까,

사실 표지만 보면 히비키보다는 정상적인 작품으로 보인다.

작화에는 문제가 없는데다가, '유목민 엘프와 이세계에서 사는 이야기' 자체는 그닥 참신하진 않지만, 동시에 망치기도 힘든 소재니깐.

실제로, 1화의 중반부 까지는 평범한 이세계물과 비슷하다.

급식실 아주머니를 돕던 주인공이 갑자기 이세계에 떨어져서 엘프와 만나고 하는,

다른 이세계물에 비해서 그렇게 이상하지 않은 편이다.

1화에 이 장면을 보고부턴 그런 생각이 들지 않겠지만.

보통, 이세게물에선 주인공의 천재성을 띄워주기 위해서 이세계인의 지능을 끔찍하게 낮게 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

왜냐면, 주인공의 지능은 작가의 지능을 뛰어넘기 힘든데, 작가의 지능이 좋지 않으면, '주변인의 지능을 낮게 하거나', 히비키처럼 아예 나타내지 않는 것 말고는 천재성을 표현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만화는 전자를 아주 극단적으로 보여준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의 요리실력을 부각하기 위해서 이 만화의 엘프 유목민은 바퀴벌레마저도 있는 음식에 대한 기호의 감정도 존재하지 않으며,

선사시대 인류도 하던 직화구이도 하지 못한다.

유목민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유제품도 '전혀' 만들지 못한다.

사실상, 유인원과 다름없는, 아니 유인원보다 못한 식생활을 하고 있는게 이 만화의 엘프이다.

그렇다고 다른 문화의 수준이 떨어지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오로지 '식문화'만 굉장히 후진적이다.

그야말로 작위적이고 말도 안되는 설정이다.

그렇다고 이렇게 된 이유를 잘 설명할까?

작품 내에서 나름대로의 설명을 하긴 하지만, 왜 바퀴벌레만도 못한 감각을 가지게 되었는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원인도 없이, 그저 그렇게 존재하니까 존재하는게 이 만화의 엘프들이다.

그저, 주인공의 활약을 위해서 있는..

부조리하고 비논리적이라는점은 히비키와 똑같지만, 이 만화는 주인공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유목민을, 주변 인물을, 유인원만도 못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히비키보다 더 역겹다고 할 수 있다.

히비키는 아예 재능묘사를 하지 않아서 주변인물을 얼간이로 만들진 않았지만, 이건 만화에서 충분히 잘 표현 가능한 요리를 소재로 주변인을 인간도 아닌 존재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애초에 이런거 만드는 사람이 저런거 표현을 잘 할까 싶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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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렇게 주인공을 위해서 세계를 엉망진창으로 만든 두 만화를 살펴보았다.

사실, 둘 다 적당히 표현했으면 어느정도 무난한 평가를 받았을 작품이지만 너무 과한 표현이 문제가 아닐까 싶다.

주인공 부각은 좋지만, 작품속 세계관을 망가트리면서까지 부각을 시켜야 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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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리뷰는 병신만화로 써야 잘 써지는 듯

잘만든건 할 말이 없어..

출석상 응모합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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