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시절부터 친구랑 밖에서 놀 일이 많지 않던 아싸찐따 만붕이는 심심하면 집에서 만화를 읽는 일이 많았을 것이다
그런 모습을 보면 부모님이 좋은 마음을 가질 리가 만무하다
애초에 조선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만화 = 공부에 방해만 되는 취미라는 인식이 강해서 자기 자식이 잘 자라기를 바라는 부모님께서는 만화를 읽는 꼬라지를 볼 때마다 공부는 언제 할 건지 타박을 놓으시곤 했다
학습만화 출판사들은 어떻게든 듣기 좋은 소리를 구구절절 써대면서 아이들에게 이거 읊어서 부모님 돈 뜯어내라고 하지만 애가 봐도 핑곗거리에 불과한 걸 부모님께서 속아주시겠는가
만화는 그냥 공부에는 방해만 되는 취미가 맞다
그렇지만 적어도 나한테는 공부에 큰 도움이 되었던 만화가 하나 있었다
바로 "러브인러브(러브히나)"다
케타로는 유딩 때 좋아했던 여자아이와의 약속 하나만 믿고 4수까지 하는 병신 주인공이다
까보면 스윗일남에 집안도 금수저고 능지도 사실 좋은 편이라 그렇게까지 등신은 아닌 거 같지만 사실 유딩 때 약속으로 4수하는 새끼가 어디 있겠는가? 그냥 병신맞다
그렇지만 읽을 수록 케타로의 성장이 점점 돋보였다 나루와 만나 같이 공부하며 마침내 완전체 금수저 스윗일남 도쿄대생으로 각성해 버린 케타로를 보며 나는 처음에 등신이라 생각했던 것도 까먹고 네덕들이 나나야시키 빨던 것처럼 케타로를 동경하게 되었다
그렇다...쓰면서도 병신같긴 하지만 나는 러브히나를 보고 같이 입학할 미소녀 소꿉친구도 없으면서 케타로처럼 멋진 도쿄대생이 되고 싶단 일념으로 공부를 마구 하게 된 것이다
그런 주제에 등신같이 일본 대학에 입학하는 방법같은 건 전혀 몰랐어서 아직까지도 교환유학 준비를 하게 되긴 했지만
사실 90년대 후반 하렘물의 대표주자처럼 여겨지는 러브히나지만 나한테는 모모코나 스우 시노부 미츠네 무츠미는 히로인으로서 매력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다 좋은 캐릭터인 건 맞지만 정실이 너무 강해서 히로인으로 보긴 좀 그랫다고 해야 하나
오히려 만화의 매력으로 크게 작용했던 건 약속의 아이라는 설정 그 자체였다
몇백살 먹은 진조 흡혈귀보다 내게는 비현실적이었던 그 설정에 나는 완전히 몰입하였고 초반에 좀 나사풀렸던 만화 전개도 참고 계속 보게 만들었고, 마침내 그 약속이 이루어진 결말의 카타르시스는 카나코의 병신 에피소드로 점철된 후반부도 다 좋은 기억으로 바꿔놓았다
애니에서 나루의 캐릭터송으로 나왔던 호리에 유이의 띵곡 "약속"을 들으면서 왜 나한테는 유딩 때 헤어진 결혼을 약속한 미소녀 소꿉친구가 없는 걸까...생각하며 괴로워하기도 했다
근데 이 노래 가사가 진짜 진국인데 가사까지 올려둔 영상을 찾을 수가 없네
또 이번 월월뷰 주제랑도 연결되지만 90년대 말~00년대 초반 분위기가 내게는 작품의 매력으로 느껴졌다
애초에 만화 전체가 당시 현실 시간대랑 연결되기도 하고 해서 내게는 가깝고도 먼 그 사회 분위기가 기분좋게 느껴졌다
다시 보면 확실히 단점도 분명한 만화지만 그걸 뛰어넘는 분명한 매력이 러브인러브에는 있다...
객관적 만력만 봤을 때는 하스걸이나 퀸실갓는이 럽코로서 더 위라 보지만 아직도 나한테는 러브히나가 최고의 럽코다
유큐홀더도 이제 완결 거의 다 왔다고 하는데 슬슬 펜 잡기 힘들어지기 전에 아카마츠 켄이 럽코 한번만 더 했으면 좋겠다 좆같은 판타지가 아니라...
그리고 생각해보니 공부 동력은 이거 말고도 케이온 만화판도 컸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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