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귀마 포진법: 정형포진 vs 정형포진

ㅇㅇ · 2023.08.08 20:38:00

요즘 장갤에 완장도 생기고 양질의 프로 대국 분석글, 포진 가이드도 많이 올라오면서 활성화된 거 같아 잘됐다는 생각이 듦. 비록 덤빨 한수쉼 틀딱 ㅈ망겜이지만 많이 활성화되길 바람

그런 의미에서 나도 포진 가이드를 하나 써볼까 하는데, 5~8단을 위한 선수 귀마 정형포진 잘두는 법임. 레이팅을 높이고 싶은 9단에게도 유용할 거라고 생각함

개인적인 의견으로 4단까지는 이상한 포진만 잘 요리할 줄 알아도 충분히 달성 가능한 급수임. 4단까지는 (물론 올라갈수록 줄어들지만) 포진에 대한 이해도가 거의 없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고, 어디서 유튜브 좀 봤다 해서 궁사닫은 하고 시작하는 유저들도 가끔 보이지만 이런 경우에는 수읽기가 정말 약해빠져서 그 급수에 있을 가능성이 높음

사족이 길었는데, 어쨌든 간에, 5단쯤 가면 후수를 잡았을 때 차길을 열고 정형포진을 두는 사람들이 제법 보이기 시작함. 그리고 8단을 찍으면 만나는 7~9단들은 대부분이 정형포진임. 따라서 고단 구간에서 선수 승률을 높이려면 후수 귀마의 정형포진을 상대하는 방법을 반드시 잘 알아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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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귀마 대 귀마 장기는 이렇게 시작함. 9단 대국을 많이 관전했다면 숱하게 봤을 모양임. 대개는 여기서 초가 귀마를 많이 올리지만 필자가 추천하는 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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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좌진차가 바로 5선으로 진출하는 것임.

초가 이렇게 초반러시를 할 모양을 갖추면 한의 심리는 보통 당황+짜증일 거임. 아 이 새끼 귀마도 안올리고 공격하게? 이번 판 좀 피곤하겠네 ㅋㅋㅅㅂ

이것만으로도 상당한 심리적 효과를 얻을 수 있음

당장 우3줄에 들어서서 우진 2병을 양득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건데, 실제 양득을 노리는 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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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득에 성공하면 수순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보통 이런 형태가 되는데, 초에서 장기가 져있는 모양임.

- 한나라의 형태를 보면, 양포분할과 안궁이 모두 되어있고 다음 수에 차를 씌운 다음 마가 툭 튀어나오면서 차와 마를 양걸이하는 수도 노려볼 수 있음. 따라서 초 차는 4선을 계속 누르는 걸 포기하고 후퇴해야 함.

- 심지어 후수 귀마의 가장 큰 약점인 좌변병은 다음 수에 풀려날 예정임. 이렇게 되면 궁이 있는 좌진에 3합병이 완성되고 초 차가 없는 좌진은 한 차의 독무대가 됨. 2선 장군을 치고 양득을 노릴 수도 있고, 후속 공격을 하지 않더라도 좌측사가 대롱대롱 매달려야 함

이런 이유로 차를 뽑았을 때 상대의 응수가 없더라도 신포진을 상대할 때는 양득을 하는 게 아님. 5선에 진출한 초 차는 5선에서 자리를 지키는 게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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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양득을 당하는 게 불만인 사람들도 많아서, 귀마+귀윗상으로 3줄을 견제해 양득을 수비하기 위해 3번병을 띄우는 응수가 실전에서 많이 나옴. 이렇게 되면 초에서는 한 차가 반대쪽으로 돌아 차대를 요구하는 수가 없어지기 때문에 불만이 없고, 기회를 보아 양사등 후 우진차를 좌진으로 돌려서 독병을 공략해볼 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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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한이 3번병을 띄울 경우 추천하는 수는 '우측 사 들기'임

이 수의 의미는 9단이라면 잘 알고 있을 텐데, '기회가 되면 양사등을 해서 독병을 공략하겠다' 혹은 '우안궁을 하겠다'임

요즘 스톡과 임대빈 사범님의 영향으로 고수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우안궁포진은 이제 궁사닫을 밀어내고 (특히 귀마 vs 귀마 선수에서) 주류 안궁법이 돼 가고 있는 추세임. 가장 큰 이유는

- 양포분할이 빨라 포를 공격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스톡은 안궁, 양포분할부터 하는 경우가 많지만 공격적으로 궁을 뺀 다음 바로 한의 나오지 않은 우진차를 씌우고 차길을 확보할 수도 있음)

- 차대 후 한에서는 초의 좌진을 공략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궁을 우진으로 돌려놓음으로써 한의 공격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고

- 무엇보다 상장으로부터 가장 자유롭기 때문임. 궁사닫은 항상 중앙상이 떠서 장군을 부르는 수를 조심해야 하고, 좌안궁 포진은 병이나 막을 기물만 없으면 귀윗상 장군 하나에 외통임. 하지만 우안궁 포진은 궁이 그 자리를 지킨다는 가정하에, 절대 상장이 나올 일이 없음.

장기에서 포진을 짤 때 생각보다 상장을 많이 의식해야 함. 상은 발이 길어서 아군 4선에서 바로 적의 4선에 침투해 장군을 부를 수 있기 때문에 상장이 안 나오게 형태를 잡을수록 고수인데, 우안궁 포진은 이러한 필요에 가장 부합함.

우안궁 포진에 대한 설명이 다소 길어졌는데, 이 이후 진행은 크게 둘로 나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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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에서 상대의 양차합세 가능성을 아예 의식하지 않고 양상을 꺼내면서 병을 밀어올리는 등 장기를 편하게 두려고 하면 양사등으로 독병을 잡아낸 후, 공격이 마무리되면 형태를 봐서 좌안궁이든 우안궁이든 하면 됨(위 모양은 실전 형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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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이런 식으로 진출한 차가 쫓기는 경우가 많은데

공격적으로 좋은 자리를 잡고 싶다- 우4줄(66)로 돌리면 됨

상대의 묶인 독병이 풀리고 차길이 열려서 수비해야 하는 게 싫다- 2선으로 후퇴한 후 계속 안궁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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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 막 진출한 형태로 돌아가서, 상대가 무시하고 중앙상이 나오는 경우가 사실은 더 많음. 이 경우에는 사를 들고 안궁을 하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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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좌중궁을 하고 차대를 요구할 텐데 이 경우에도 우4줄이나 차대 수락 중 하고싶은 대로 하면 됨. 이후 운영은 하포를 넘겨서 상대 궁 라인을 위협하거나 4번 졸을 올려서 양득을 노리는 것도 나쁘지 않음. 다만 저 형태의 경우 차대를 안 하면 상졸타 후 차가 4선에 붙는 수가 있는데, 귀마가 진출하지 않은 상태라 다소 피곤할 수 있음. 양득 내주고 좌변줄을 차지하면 되니 큰 불만은 없어서 안 되는 건 아니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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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같이 차가 진출하는 응수가 나올 수도 있음. 사실 후수 정형포진은 중포를 상대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차가 진출하는 게 썩 좋지 않은데, 그 이유는 우진 차가 한 칸 들어서서 두 번째 줄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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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양 병이 묶이고 언제든지 상병타 후 차가 2선이나 3선에 침투해서 한의 고립뒨 진마를 위협할 수 있는 형태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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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상병타 후 차장 형태.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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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템포 참고 마포대 개이득.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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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게 싫으면 한에서는 차가 세 칸 들어서서 상의 멱을 막아놓아야 가장 안전한데, 기껏 기세좋게 나온 13점짜리 차가 고작 3점짜리 중앙상이 2점짜리 병 치는 걸 막으러 가는 게 썩 유쾌한 일은 아닐 거임

그리고 한이 변형포진이면 귀포가 있기 때문에 상졸타 후 수가 날 가능성이 있어서 저 자리가 나름 괜찮을 수 있지만 이 경우는 그렇지도 않기 때문에 영양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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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에서는 역시나 우안궁을 하면 될 것이고 한에서도 아마 안궁을 하겠지?

지금까지 선수 귀마의 차 나오는 우안궁포진에 대해 알아보았음.

한의 대응수가 워낙 다양하고 그에 따른 맞춤형 대응법을 가능한 많이 소개하려 하다 보니 글이 다소 장황해졌는데 잘 읽혔으려나 모르겠네

사실 귀마 대 귀마 포진법에서 설명하고 싶은 내용이 정말 많긴 한데 이 글에서는 일단 우안궁 포진을 중심으로 설명해봤음. 기존 우안궁 포진과의 차이점이라면 좌진차를 빠르게 진출시키는 것 정도겠지.

아무래도 초반에 날카롭게 공격하는 걸 선호하는 게이들은 다소 따분해 보일 수 있겠지만 귀마 정형포진 자체가 후수 포진 중 가장 공수 밸런스 좋고 웬만한 공격들에 대한 깔끔한 수비법이 있기 때문에 초반러시가 잘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음. 이게 내 지론이라 안궁부터 하는 걸 선호하는 편인데, 중포로 공략해볼 수는 있겠지만, "정말" 어려운 장기임. 프로급 기력이어도 정말 쓰기 어려운 게 중포라서, 난 못해먹겠더라

혹시 이 포진과 관련해서 궁금한 형태나 의문점이 있다면 댓글로 질문 ㄱㄱ. 호응 좋으면 급장기를 위한 이상한 포진 참교육법이라든지 포진 가이드 더 써보겠음

P.S. 나올만한 질문: 왜 귀마를 늦게 올리는가?

A. 굳이 필요없어서. 선수 귀마의 경우 귀마가 포진의 충분조건이지만 필요조건은 아님. 상대 차나 포가 좌진 졸에 대한 양득을 하려고 할 때는 올린 졸을 지키기 위해 필요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굳이 빠르게 올리지 않아도 됨.

오히려 귀마가 양포분할에 방해가 될 수 있음. 우안궁하고 포를 뒤집었는데 양마가 진출해 있으면 포다리가 두개라 좌진 포가 우측으로 넘어 공격적으로 쓰이기 불편할 수 있다는 말임. 형태를 봐가며 하는 거지만 선수를 잡고 우안궁포진을 둘 때는 귀마를 다소 늦게 올리는 걸 추천. 스톡도 우안궁포진을 둘 때 의도적으로 귀마 진출을 미루는 경향이 관찰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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