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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전생 12화 - 대세는 백합 마이너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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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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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불 속으로 들어온 디나는 안심이 되는지 숨을 깊게 들이켰다가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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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꺼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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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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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초를 불어 불을 끄자 이불이 꾸물꾸물 거리더니 안에서 디나가 튀어나와 내 옆에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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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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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워진 방 안으로 시원한 밤바람이 들어왔다. 긴 여행에 피곤할 법도 할 텐데 디나는 지금, 이 순간이 즐거운지 졸린 기색도 없이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떠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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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으로 돌아누워 디나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세상이 차츰 사라져 갔다. 우리가 들어왔던 여관이란 공간이 사라지고, 방에 있던 벽과 천장이 어둠 속으로 감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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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이 침대 하나로 줄어들었을 때, 디나의 행동 하나하나가 침대를 통해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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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하면서 팔을 들어 올리거나, 옴을 뒤척이거나, 이야기하던 입을 멈추고 잠시 숨을 쉴 때, 이야기에 집중한 건지 발을 꼬물딱 꺼리는 것까지 모든 행동 하나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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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신경들이 모두 디나를 향해 있을 때 디나가 몸을 돌려 나와 눈을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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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같이 자는 일은 정말 오랜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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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러네, 우리 종종 이렇게 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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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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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나가 행복한 표정으로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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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피곤이 몰려 왔는지 디나의 눈이 서서히 감기며 꿈속으로 빠져들어갔다. 나는 그런 디나를 바라보면서 참기 힘든 욕망이 속아 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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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옷을 입고 있는 디나 너무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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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하지만 디나가 하얀색 잠옷을 입은 채로 내 방으로 들어왔을 때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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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옷에 달린 프릴이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디나를 인형처럼 껴안아 보고 싶은 욕망이 솟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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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디나를 껴안는다면 지금 베고 있는 베개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울 거라고 확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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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만이 아니다. 피부에서는 디나의 체온이 코끝에서는 디나의 비누 향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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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내가 살던 세상에서 디나의 잠옷 차림이 얼마나 귀여운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다. 누군가가 2차 창작으로 디나의 잠옷 차림을 그렸을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림으로는 디나의 이 귀여움이 전부 담지는 못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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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세상에 몇 마리 남지 않은 희귀 동물이 내 옆에 누워있는 사람처럼 디나를 향해 있는 신경들이 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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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새끼 고양이가 있는데 손을 데었다가는 다칠지 몰라서 조심하고 있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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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이라도 이 귀여운 생물을 껴안고 싶다. 디나라면 자고 있을 때 내가 조금 껴안는다고 해서 화를 내지는 않을 거지만 나는 참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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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는 최근 내가 디나를 너무 동생처럼 다루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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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을 미리 하자면 실질적으로 나는 디나보다 2배는 더 살아왔으며 디나의 키가 나보다 살짝 작아서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디나가 동생 같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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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아주 귀여운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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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디나와 나는 동갑이니까 동생이 아니라 친구라고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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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테리아 엘리가 얼마나 욕심 꾸러기 였는지 디나와 만나기 전까지 제대로 친구라고 부를 만한 사람이 전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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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디나는 내 소중한 첫 친구이다. 아무리 디나가 동생 같다고 생각되어도, 디나를 존중해주고 친구로 대우해주는 게 올바른 일 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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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도 조심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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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레이도 동생처럼 보일 때가 있다. 게임 속에선 레이가 악역으로 나오지만, 지금은 내가 두 번째로 사귄 친구니까 잃어버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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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좋은 꿈 꿔 디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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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밤이 지나고 아침이 밝았다. 디나와 함께 다과회에 참석했지만 왕족에게 직접 초대장을 받은 것치고는 다른 다과회와 다를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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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왕자라도 나타나서 디나와 무슨 이벤트가 벌어지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왕자도 초대장을 보낸 공주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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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앞에 보인 거라곤 어느새 다과회장에 침투한 세라가 초록색 젤리 속을 파고 들어가 작은 동굴을 만드는 모습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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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모여든 귀족들의 영애랑 다과회를 주체한 영주와도 인사를 나눈 우리는 구석에 있는 식탁 하나를 잡고 무료하게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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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라면 공작이나 후작가와 연을 만들려는 귀족들의 영애들이 몰려들었겠지만 디나가 열이 조금 있었기에 양해를 구하고 사람들을 피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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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어제 긴 여행으로 몸살기가 조금 올라왔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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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시한 다과회가 끝나고 나는 바로 공주가 부탁한 마력석을 구하기 위해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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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력석은 생각 외로 쉽게 구할 수 있었는데 세라가 알려준 가게를 찾아가니까 빵집에서 빵을 팔듯이 공주가 부탁한 마력석이 진열대 위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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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마력석을 사고 나서 부터 내 머릿속에 고민이 하나 생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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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을 끝내고 침대에 누운 나는 고민의 주체인 마력석을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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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다가 하늘을 물감 삼아 한 방울 떨어트린 색을 가지고 있는 마력석은 가공되지 않은 원석 그대로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디나가 나에게 선물해준 쿠키함에 들어가는 마력석은 가공이 된 상태라 매끄러운 보석 같이 보이는데 이 마력석은 평범한 돌에 수정들이 박혀 있는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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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력석을 공주에게 주는 게 옳은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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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물건이었다면, 해피 엔딩을 꼭 만들어 달라면서 공주에게 건넸을 거다. 그런데 이 마력석을 자세히 보니 게임 아이템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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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디나 전용 방어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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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나는 마력 적성이 낮고 검술 실력도 좋다고 못 한다. 대신 가지고 있는 지식과 뛰어난 머리고 난관을 헤쳐가는 타입의 캐릭터인데 액션성이 들어 있는 게임인 만큼 디나도 전투를 치를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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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약한 디나를 위해서 개발사에서는 마력석을 이용한 아이템들을 신체 강화에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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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은 ‘힘+1증가’, ‘매력 +1’ 증가 이런 식의 게임이면 흔하게 나오는 스텟 증가 아이템들이었지만 그중 일부는 꽤 강한 힘을 가지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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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력석도 그중 하나로 가공했을 때 아무리 강한 마법이라도 1회에 한해서 그 피해를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감소시켜 주는 아이템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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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플레이도 안 한 내가 이걸 어떻게 알고 있냐 하면 마리테리아 엘리가 디나를 볼 때 상당히 탐내던 물건인 것도 이유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2차 창작 만화 중 하나가 이 마력석을 중심으로 잡고 그린 게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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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 장면을 그린 그 만화는 마리테레아 엘레의 수하중 한 명이 병사들을 이끌고 디나의 영지에서 사람들을 납치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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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들이닥친 병사들에 의해 고된 하루를 끝내고 쉬려던 영지민들이 어린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어두운 숲으로 끌려가고 있을 때 디나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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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의 수하는 이미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고 들었기 때문에 디나를 향해 낼 수 있는 가장 강한 마법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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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나를 향해 보라색 불의 용이 달려갈 때 영지민들은 모두 자기를 구하러 온 디나에게서 눈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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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나가 싸움을 그렇게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건 누구나 다 알 정도로 널리 퍼진 사실이니까,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영지민들을 향해 웃어주던 디나가 불타오르며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서 그랬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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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디나는 불의용을 정면으로 받아낸 걸로도 모자라 영지민들을 구하기 위해 불 속에서 걸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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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력석을 통해 적의 마력을 막아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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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향해 달려오는 불의용을 눈앞에 두고 손보다 작은 마력석 하나만 가진 채 달려드는 디나의 모습은, 디나의 착한 심성과 사람들을 구하기 위한 용기를 동시에 보여주는 장면이라서 따로 폴더를 만들어 저장했을 정도로 좋아하는 그림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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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불의 마법을 막아낸 이 마력석을 공주가 가지게 된다면 공주랑 다른 캐릭터들이 싸우게 될 때 큰 장벽이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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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해피엔딩이라는 공주와 같은 목표를 가진 내가 내가 고민하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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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공주를 완전히 믿을 수는 없으니까, 내 실수로 저런 강한 아이템이 공주에게 들어가는 일은 막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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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중요한 물건이면 공주를 주지 않으면 된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런데 내가 고민하는 이유는 이 마력석을 처음 가공해서 디나에게 준 사람이 바로 왕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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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왕자가 이 마력석을 얻게 되고 디나에게 주는지는 잘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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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왕자와 디나가 만나는 장면 중 하나에 이 마력석이 어떤 역할을 한다는 사실만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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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가 디나의 해피 엔딩을 위해서 이 마력석을 사용할 거라 믿고 넘겨줄지, 악은 영원한 악이라고 생각하고 공주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이 마력석을 숨겨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디나가 어제처럼 내 방문을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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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님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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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같이 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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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제처럼 귀여운 잠옷 차림의 디나를 기대하며 침대에서 일어났는데, 디나는 낮과는 다른 드레스 차림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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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드레스를 입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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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싶은 곳이 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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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가기에는 너무 늦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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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아니라면 못 보는 장소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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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말리에게 말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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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들은 두고 저희끼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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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끼리만 가면 위험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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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들은 내일 돌아가면서 저희 수발을 드는 데다가 도착하고도 일해야 하잖아요. 조금 더 쉬게 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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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우리 영지도 아닌데 둘만 나가는 건 마음에 걸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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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에 밤에 여는 시장이 따로 있나 봐요. 그래서 큰길에만 있으면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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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워진 창밖을 보면서 나는 잠시 고민했다. 이곳에 오기 전에 메이드 곁에서 떨어지지 않겠다고 엄마랑 약속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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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나랑 몰래 나갔다가 우리가 없어진 걸 메이드들이 알면 큰 소란이 날 것이고, 엄마에게 약속을 어겼다고 혼도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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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내가 망설이는 이유는 디나가 부탁을 하는 경우가 흔치 않고 이 세계의 밤을 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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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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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님 조용히 나갔다가 오면 아무도 모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