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치카랑 선생을 끌어들이는덴 성공했고 승객 선동도 성공시켰고 찻잔도 빼돌리는데 성공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카스미가 유리한 상황은 아님
이대로 계속 찻잔을 뺏기지 않고 협박을 할 수만 있다면야 카스미라도 우위를 가질 수 있겠지만 카스미 입장에선 전혀 그럴 수가 없었고 오히려 자기 혼자만 시간에 쫓기는 상황이었음
그래서 무리해서라도 사나운 본성을 숨긴 이치카를 긁고 머리를 과열시켜서 생각을 마비시킨 뒤에 자기가 탈출할 때까지 철저하게 장기말로 써야했음
여기서 카스미가 급할 이유가 대체 어딨냐고?
자기가 혹시몰라서(열차 호송칸 분리를 실패할 경우) 세운 플랜 B 때문에..
카스미도 선도부 난입까지는 예상 못 했던 바람에 이대로 순순히 열차를 멈춘다고 한들 당장 선도부를 처리하지 못하면 자기 편도 아닌 이치카랑 선생때문에 선도부로 인계되는건 당연한 수순
게다가 이대로 대치를 끌다가 폭파지점까지 가서 열차를 뒤집어버리면 찻잔은 어차피 깨질거고 만에하나 이치카 생각이 거기까지 닿아버리면 다혈질인 이치카가 자기 편이 될 이유가 사라져버림
그럼 온천부 vs 선도부+이치카+선생인데 딱 봐도 겜 결과가 보이잖아
그렇다고 이제와서 '폭파지점까지 가도 폭탄은 안 터뜨릴게' 이런 약속을 하기도 어려운게 이 불편한 동맹이 유지되는 이유는 오로지 '무력도 약한 자기 손에 찻잔이 있기 때문'이라는 불안하고도 변수가 많은 이유 단 하나 뿐임
무작정 시간을 끌다가 찻잔을 탈취당하거나 찻잔이 깨져버리는 사태가 터졌을 때 가장 먼저 좆되는건 카스미 본인인 상황
더군다나 카스미 입장에서 '히나가 있는' 선도부로 인계되는 상황은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결과기 때문에 겉으로는 자기가 유리한 척 블러프는 다 치고 있지만 결국 이 시점에서 가장 불리했던건 카스미 본인이었음
다시 정리하자면
카스미는 생각지도 못한 선도부의 난입으로 상황이 단단히 꼬였다
선생과 이치카는 어디까지나 인질로서 얻은 동맹이고 이 동맹엔 자기가 짠 계획 때문에 시간제한이 걸려 있었다
혹시라도 선생과 이치카가 찻잔을 포기하고 선도부에 붙어버리면 선동한 승객들만 갖곤 상대하기 불안하고 자기가 선도부에 인계되는 최악의 상황만큼은 반드시 피하고싶다
그럼 여기서 카스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단 하나뿐임
'이 다혈질 아가씨의 야마를 돌게 만들어서 사고를 마비시키고 계속 과장되게 이 찻잔을 강조하면 빡친 아가씨가 나 빼고 알아서 상황을 끝내주겠구나!'
어차피 선생은 끝까지 중립이어야하니 선도부든 이치카든 편들기 어렵고 자기 편을 들어주는건 더더욱 기대도 안 함
때문에 이치카가 시간제한이 걸려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기도 전에 선도부랑 이치카의 정면싸움으로 만들어버리면 그 무섭다는 선생도 병신 만들 수 있고 최악의 경우라도 일단 선도부에 인계된다는 상황만큼은 피할 수 있었음
사실 정말 선도부 난입만 없었더라도 열차 멈추고 이치카는 물건 받고 좋게좋게 헤어질 수 있었겠지만 선도부가 와버린 이상 여러모로 좋게좋게는 이미 물건너가버려서 어쩔 수 없이 긁어버린건데
종합해보면 카스미가 이치카의 본성을 파악하고 죽어라 박박 긁어댄건 정말 똑똑하기 그지없는 최선의 선택이었음
이 완벽한 계획에 딱 하나 찐빠가 있었다면 자기가 긁어댄게 그냥 사나운 아가씨가 아니라 미카 과에 속하는 고릴라년이었다는 사실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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