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미 : 어라, 코코나쨩. 어서 와.
코코나 : 코코나쨩이 아니라, 코코나 교관입니다!
코코나 :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저도 언니만큼 훌륭한 교관이에요! 꼬마 취급하지 말아 주세요!
루미 : 하하핫! 미안, 미안. 아무래도 이 호칭이 익숙해서 말야.
루미 : 그래서 코코나 교관님은 오늘 무슨 일로 현무상회의 사무실에 오신 건가요?
루미 : 아, 혹시 배고파? 볶음밥이라도 만들어 줄까?
코코나 : 아뇨. 오늘은 음식이 아니라, 식재료를 받으러 왔어요.
루미 : 응? 재료?
코코나 : 네. 슌 언니가 현무상회에 가서 매화원 아이들의 식사에 사용할 재료를 받아와 줘...... 라고 부탁하셔서요.
코코나 : ......어? 혹시 아무것도 들은 게 없으신가요?
루미 : 아아~ 아냐. 연락은 받았었어. 그러네, 바로 오늘이었구나. 일 때문에 바빠서 까맣게 잊어가지고.
루미 : 조금만 기다려 줘. 금방 가져올게.
루미 : 어디보자...... 양배추, 죽순, 인삼, 양파에...... 컵라면과 두유...... 그리고 또......
루미 : 아, 거기 복숭아도! 디저트로 딱이어서 다들 좋아할 거야.
코코나 : 네? 이거 전부 다요? 이렇게나 많이 가져가도 되는 건가요?
코코나 : 남는 재료를 받으러 왔을 뿐인데......
루미 : 물론 괜찮지. 아이들은 산해경의 미래니까! 팍팍 먹고 빨리 커야지.
루미 : 아, 하지만 코코나 혼자 그걸 전부 가져가려면, 조금 무거우려나?
코코나 : 그렇지 않아요! 전 이래 봬도 교관이니까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루미 : 후훗, 그럼 가져가게 둬야지.
루미 : 아, 그리고 이것도 같이 부탁할게.
코코나 : 쇼핑백......? 이건 뭔가요?
루미 : 전에 슌 교관이 현무상회에 의뢰했던 게 있어서 말야.
루미 : 그 안에는......
루미 : ......
루미 : 비밀이야. 후훗.
코코나 : 네, 네엣?
루미 : 미안하지만 슌 교관이 "내용물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 주세요."라고 했어서.
루미 : 아무리 슌의 여동생이라고 해도, 고객의 정보는 지켜야지. 우리의 신용도와도 직결되는 문제니까.
코코나 : 우우...... 그렇게 말씀하시면 오히려 더 신경 쓰이는데......
코코나 : 딱딱하고...... 흔들면 소리가 나는데...... 장난감 같은 건가요?
루미 : 뭐, 정답은 아니더라도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 말하기에 따라서는 '어른의 장난감'이라고 할 수 있는 거니까.
코코나 : 어른의...... 장난감......?
루미 : 응. 그 안에는 코코나 같은 어린이가 보면 큰일 날 무서운 것이 들어 있는 거야.
루미 : 그러니까, '돌아가는 길에 몰래 봐야지.' 같은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걸?
코코나 : 어린이 어린이 해도, 루미 회장님이나 슌 언니도 어른은 아니잖아요!
코코나 : 저도 교관인데, 저에게만 비밀로 하다니...... 치사해요!
루미 : 후후훗, 하지만 코코나쨩. 세상엔 모르는 편이 더 나은 것도 있는 법이란다.
루미 : 예를 들면 산해경의 학생회, '현용문(玄龍門)'의 간부들은 학교의 기밀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목격자, 관계자들을 통째로 처분해 버린다...... 같은 건 유명한 이야기잖아?
루미 : 그래서 산해경의 학생들 대부분은 현용문이란 말만 들어도 도망가려고 하지. 그것과 비슷한 이야기야. 위험한 것에는 어떤 형태로든 관여하지 않는 게 제일이거든.
코코나 : 혀, 현용문......!? 그 말은, 이 안엔 현용문과 관계된 비밀이......!?
루미 : 으음...... 뭐, 그럼 그렇다고 해둘까.
루미 : 그러니까 코코나쨩, 중간에 열어보거나 하지 말고, 제대로 전해줘야 한다?
코코나 : 네, 네엣!
코코나 : 알겠어요! 누구도 내용물을 볼 수 없도록 제가 책임지고 슌 언니에게 전달할게요!
루미 : 응, 부탁했다? 그럼 수고해~
루미 : 하핫, 조금 으름장을 놨지만, 뭐 괜찮겠지?
코코나 : 어쩌지...... 손을 데선 안 되는 어른의 장난감이라고 하니까...... 오히려 더 신경 쓰이는걸.....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자꾸 생각이 나.
코코나 : 하지만 나는 한다면 하는 아이니까. 루미 회장과 약속한 대로 확실히 지키고, 제대로 전달해야지.
선생님 : 오, 코코나?
코코나 : 아, 선생님. 안녕하세요.
선생님 :
무거워 보이는 걸 잔뜩 들고 있네.
뭘 옮기고 있는 거야?
코코나 : 그러니까...... 현무상회에서 받은 식재료들과......
코코나 : 슌 언니의 '어른의 장난감'을 가져가는 중이에요.
선생님 : ......어른의 장난감?
코코나 : 아앗! 루미 회장에게서 '비밀로'라는 말을 들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코코나 : 어, 어쩌죠...... 지금 당장이라도 현용문의 무서운 선배들이 나타나 우리를 끌고 갈지도......!?
코코나 : 아, 하지만 선생님은 어른이시니 '어른의 장난감'에 대해 얘기를 해도 괜찮...... 은거겠죠?
선생님 : ......그거, 진짜로 그런 물건이야?
코코나 : 그게, 저도 자세한 것은 몰라서요...... 그저 슌 언니가 현무상회에 특별히 주문한 물건이라고......
코코나 : 뭔가 길쭉하고, 딱딱한 기구 같긴 한데......
코코나 : 루미 회장은 이 '어른의 장난감'의 비밀이 드러나 버리면, 산해경에 큰일이 날 것이다...... 라고 했었어요.
코코나 : 선생님은 이게 뭔지 아시겠어요?
선생님 : 그, 새로운 총이라던가......?
선생님 : 어, 그게...... 미용용품...... 같은 걸지도......?
코코나 : 음...... 하지만, 미용용품 같은 걸 이 정도로 비밀로 할까요?
코코나 : 그리고 슌 언니가 피부미용을 위해 이런저런 수상한 물건들을 산다는 건 저 말고 다른 학생들도 다들 알고 있어요. 뭐, 슌 언니 본인은 들키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요.
코코나 : 제 생각에 이건 어린이는 다룰 수 없는 무서운 신형 무기거나 폭탄일 거에요......
코코나 : 아,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이런 시간이네요.
코코나 : 이러다간 간식시간에 늦어버릴 거에요. 서두르지 않으면......
코코나 : 아, 선생님! '어른의 장난감'에 대한 얘기는 비밀로 해주세요! 절대, 절대로요! '어른의 장난감' 만큼은 절대로 비밀로 해주셔야만 해요!
코코나 : 다녀왔습니다!
슌 : 어라, 코코나. 든 게 많네. 고생 많이 했어요.
코코나 : 응. 루미 회장님이 어차피 남는 거라며 잔뜩 챙겨주셔서.
코코나 : 양배추, 죽순, 인삼, 복숭아......
코코나 : 아, 그리고 슌 언니가 주문한 비밀의......
슌 : 아, 아앗!?
슌 : 루, 루미 회장도 참......! 나중에 내가 직접 가져간다고 말했는데도......!
슌 : 어...... 코코나쨩? 혹시 이 안을 확인했다던가......?
코코나 : 안 봤어. 루미 회장이 절대로 보지 말라고 했으니까.
슌 : 그,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슌 : 아무튼, 고생 많이 했어요. 난 모두의 간식을 준비하러 갈 테니. 혹시 피곤하지 않다면 바로 식재료 정리를 부탁드릴게요♪
매화원 보육원생 A : 코코나쨩 코코나쨩, 현무상회에서 뭐 받아온거야~?
코코나 : 코코나쨩이 아니라, 코코나 교관님!
코코나 : 그냥 모두가 먹을 식재료를 받아온 것뿐이야. 언니가 맛있는 간식을 해줄 테니 조금만 기다려.
매화원 보육원생 A : 아까 슌 언니가 뭐 들고 가던데? 달그락달그락 소리가 나던데 그거 뭐야~?
코코나 : 어...... 그건 먹을 것이 아니라 '어른의 장난감'이라고......
매화원 보육원생 A : 장난감......? 나도 볼래! 무슨 장난감이야?
코코나 : 그, 그건 안돼! 어른의 장난감이니까 아이가 보면 큰일 나!
매화원 보육원생 A : 큰일? 왜? 무서운 장난감이야?
코코나 : 마, 맞아! 엄청나게 무섭게 생긴 장난감이야! 울퉁불퉁하고, 이상한 가시 같은 게 붙어있고, 생긴 것도 그로테스크하고, 이상하게 움직이고...... 모두들 보면 분명 울어버릴걸?
매화원 보육원생 A : 무, 무서워......
코코나 : 혹시 모르니 말해두지만, 이건 절대로 비밀이야! 다른 사람에겐 절대로 말하면 안 된다?
매화원 보육원생 A : 응, 알겠어.
코코나 : 옳지 옳지, 착한 아이네.
코코나 : 그럼 나도 이쯤 정리해두고, 슌 언니의 간식 준비를 도우러 갈게. 조그만 기다려 줘.
매화원 보육원생 B : 있잖아, 아까 슌 언니가 뭐 들고 있던데?
매화원 보육원생 A : 응. 코코나쨩이 가지고 있던 건 먹을 것이고, 슌 언니가 가지고 있던 건 '어른의 장난감' 이래!
매화원 보육원생 B : 어른의 장난감......? 그게 뭐야아?
매화원 보육원생 A : 이건 비밀인데, 슌 언니가 현무상회에서 몰래 산 건데, 가시가 잔뜩 붙어있고 꿈틀꿈틀 움직이는 무서운 거래......
매화원 보육원생 B : 뭐, 뭐야 그거......
매화원 보육원생 C : 무슨 비밀 얘기를 하고 있어?
매화원 보육원생 B : 응. 이건 비밀인데, 사실 슌 언니가......
그 후, '슌이 수상한 장난감을 구입했다.'라는 소문은 매화원 학생들의 입을 통해 산해경 전역으로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슌 : 후훗, 일이 빨리 끝나서 이렇게 여유가 생기다니, 간만이에요.
슌 : 오늘은 이렇게 차를 마시며 여유롭게......
산해경 학생 A : ......저 사람이지? '예의 그것'을 산 매화원의 교관......
산해경 학생 B : 상냥하고 좋은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역시 사람은 겉보기와는 다르다......
산해경 학생 A : 그니까...... 그, 현무상회는 부탁하면 그런 물건도 만들어 주는 거야?
산해경 학생 B : 그런가 보지...... 역시 그 유명한 현무상회야......
슌 : ......? 응? 뭔가 시선이......
슌 : 무슨 일일까요? 요즘 이렇게 밖에 있으면, 다른 학생들의 시선이 느껴지는데……?
슌 : 남에게서 원한을 살 짓은 하지 않았을 텐데요......
선생님 : 슌, 안녕.
슌 : 아, 선생님. 수고 많으셔요. 왠지 오래간만이네요.
슌 : 선생님도, 차 어떠신가요?
선생님 : 좋아. 슌은 휴식 중?
슌 : 네. 오랜만에 일이 빨리 끝나서요. 좀 느긋하게 있어 볼까 하고.
슌 : 그런데 별로 신나 보이지 않는다……. 라고요?
슌 : 후훗, 역시 선생님. 날카로우셔요.
슌 : 실은, 고민거리라고 해야 할지...... 조금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어서요.
선생님 :
그거, 내가 들어봐도 될까?
선생으로서 학생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기꺼이 해야지.
슌 : 감사합니다, 선생님.
슌 : 실은, 최근 이상한 시선을 느끼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슌 : 언제나 사이좋게 지내주시던 분이 어째선지 거리를 두시고, 이렇게 앉아있기만 해도 지나가시는 분들이 이쪽을 보며 뭔가를 수군댄다던가......
슌 : 최근 스스로의 행동을 반성해 봐도, 특별히 짐작 가는 일도 없고요......
선생님 :
어......
그거라면 분명......
슌 : 선생님. 뭔가 짚이는 것이라도 있으신가요?
슌 : 말해주세요! 제 행동에 잘못된 점이 있다면, 고치도록 하겠습니다!
요즘 돌고 있는 슌에 대한 소문을 본인에게 말해준다.
슌 : 제, 제가 '어른의 장난감'을 샀다고요!?
선생님 : 목소리 너무 커......
슌 : 아앗, 죄송합니다...... 너, 너무 당황해서 그만......
슌 : 그, 그런 것보다 대체 왜 그런 망측한 소문이......!? 저, 저는 어른의 장난감은커녕, 그런 비슷한 것도 산 적이 없는데......!
'현무상회에서 산 물건'에 대해 물어본다.
슌 : ......? 어? 선생님이 왜 그걸......?
슌 : 서, 설마 그게 '어른의 장난감'이란 소문이......?
슌 : 아니, 그런 일이었다니...... 분명 비밀로 해달라고하긴 했지만, 이런 일이......!
슌 : 아, 아니에요, 선생님!
슌 : 그건 그냥...... 그냥......
슌 : 그냥 피부에 사용하는 마사지 롤러에요.
선생님 : 마사지 롤러?
슌 : 네. 최근 피부가 거칠어지기 시작해서요...... 현무상회에 '피부에 효과가 좋다'고 소문난 마사지 롤러를 주문했습니다.
슌 : 매화원의 교관이 그런 것을 사용한다는 게 소문이 나버리면, 나쁜 이미지가 생기지 않을까 해서 비밀로 해달라 했는데......
슌 : 그런데 설마, 설마 그런 망측한 소문으로 변해버리다니......
슌 : 어쩔 수 없네요...... 제가 비밀로 한 것이 발단이니. 조금씩 오해를 풀어가는 수밖에......
슌 : 그런데 선생님. 그 '어른의 장난감' 이란 말은 대체 누구에게서 들은 건가요?
슌 :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빠르게 퍼져나가는 건 이상해요. 누군가가 지금도 적극적으로 소문을 퍼트리고 있을 가능성이......!
슌 : 선생님! 알고 계시는 걸 전부 말해주세요!
(슌의 기세에 눌려서, 잘은 모르지만...... 같은 서론을 잔뜩 붙이고 코코나와 만났을 때의 이야기를 해줬다.)
매화원 보육원생 C : 있잖아, 코코나쨩. 슌 언니가 '무서운 어른의 장난감'을 가지고 있다는 게 진짜야?
코코나 : 코코나쨩이 아니라 코코나 교관님!
코코나 : 비, 비밀인데, 슌 언니가 현무상회에서 '어른의 장난감'을 샀다는 건 사실이야.
코코나 : 어린이는 보는 것만으로도 실신해버리는, 정말 무서운 형태의 그로테스크한 장난감ㅡ
슌 : ......코코나쨩?
슌 : 지금 한 말에 대해서, 자세히 들려주지 않으실래요?
코코나 : 우와앗!?
코코나 : 슈, 슌 언니!? 오, 오늘은 휴일이었던 게.....!?
슌 : 네. 하지만 귀여운 여동생이 저에 대해서 엉뚱한 소문을 퍼트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게 돼서......
코코나 : 어!? 서, 설마!? 그럼 그 안에 있던 건, '어른의 장난감'이 아니었던 거야!?
슌 : 그럴리가 없잖아!
슌 : 아, 정말...... 차라리 그때 내용물을 보여줬으면 이런 일이 벌어지진......
슌 : 그런 것보다, 매화원의 교관이라는 사람이 타인의 비밀을 털어놓고 다닌다니, 아이들이 그런 모습을 보고 자라면 어떻게 될지 코코나도 잘 알겠죠?
슌 : 그런 코코나에겐......
슌 : 언니로서 특별한 '교육'을 하지 않으면 안되겠네......?
코코나 : 우와아아아앙!? 그, 그것만은 싫어어어어!!!! 용서해줘어어어!!!!!!!
일단 소문의 원천을 막는 건 성공했지만......
슌이 '터무니없는 어른의 장난감'을 가지고 있다는 소문은, 한동안 산해경 학생들 사이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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