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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용사사외전 3장 카라스마 쿠미코는 무녀가 아니다 제 1화

NARUK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4.12 00:07:57
조회 877 추천 15 댓글 0
														

왜 짤렸는지 원인 불명이지만 일단 다시 올려봄



언제나 처럼 의역 이빠이에 오타 많을 수 있으니 주의.



제 1화  죽음을 준비하라 벚꽂이 재촉하네*

(*제목을 하이쿠로 써놔서 비슷하게 정형시 처럼 써봄. 원문 직역하면 '죽을 준비를 하라고하는 벚꽃이구나' 정도이려나)



창 밖에서 매미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대기는 여름의 열기와 노을의 갈색으로 가득했다.


2019년 여름--------


나는 대사의 내 방에서 동료 신관으로부터 타카시마 유우나가 전사했다는 소식을 듣고 있다.


"슈텐도지를 빙의하여 대형 버텍스 3체를 토벌한 뒤 신수 부근에서 생체반응이 소실..........수해화 해제 후에도 타카시마 유우나의 생존이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사망한 것으로 여겨진다.........라"


보고서를 읽으며, 그것을 가져온 신관을 곁눈질로 흘끗 바라보니, 신관이 눈을 감은 채 끄덕였다.


대사에서 나는 신관인 동시에 '타카시마 유우나의 무녀'라는 입장이다.

훗날 '730천재(天災)' 불리우게 되는 2015년의 버텍스가 처음 나타난 날, 용사 타카시마 유우나는 찾아내, 시고쿠로 이끌었다.


유우나가 용사로써 대사에 소속된 것과 동시에, 나도 무녀로써 대사에 소속되었지만, 그 무렵에는 이미 무녀의 힘을 잃었다.

노기 와카바를 이끈 우에사토 히나타나, 도이 타마코, 이요지마 안즈를 이끈 아키 마스즈, 코오리 치카게를 이끈 하나모토 요시카 모두 십대 초반에 무녀의 힘이 깃들었다.

반면에. 나는 당시 이미 20을 넘겼다.

신수의 무녀로써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기가 이미 지나있었으므로 금새 힘이 없어진 것이리라.


무녀의 능력을 잃었기 때문에 신관이 되었으나, 용사를 이끈 무녀라는 큰 실적이 있으므로, 나는 대사의 신관들 중에서 나이가 어린 편임에도 불구하고 특별시되고 있다.

그래서, 지금 눈앞에 있는 신관도 내 앞에서는 낮은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런 걸로 되어 있다.


"후우........내용은 알겠어. 한동안 혼자 있게 해줘"


내가 그렇게 말하자, 보고서를 가져온 신관은 인사한 다음 방에서 나갔다.


죽어버린 거냐, 유우나.


걔의 성격으로는, 오래 살지 못할 거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다만.


대역죄인의 낙인이 찍혀, 30대의 젊은 나이에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예수.

수많은 제자들의 간호를 받으며 80까지 살다 열반에 든 석가.

같은 역사적, 세계적으로 유명한 성인인데 이 차이는 무엇일까.

유우나는 겨우 14살에 죽었다.


나는 천천히 의자에서 일어났다.

몸이 평소보다 무겁고, 팔다리가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몸상태가 안 좋은 걸까.

여름 감기라도 걸린 건가.


아니, 나는-------


침울해진 건가.


유우나의 전사 소식을 듣고는, 정신적인 대미지를 입은 모양이다.

설마 나같은 쓰레기에게서 그런 인간같은 감정이 일다니.


아무래도 나는, 내 생각 이상으로 유우나가 마음에 들었나보다.


책상 서랍을 열어, 이중으로 된 바닥을 들어 올렸다.

그곳에는 대사에 들어오기 전에 애용했던 담배나 누트로핀* 등을 숨겨놨다.

(*누트로핀: 뭔가 뇌를 잘 돌게 해주는 각성제 비스무리 한 거. 공부할 때 먹으면 좋다는데 부작용도 있다고 한다.)


담배값에서 담배를 한 개비 꺼내 불을 붙였다.

입에 물고, 연기를 폐로 빨아들였다.


".......맛없군"


4년전의 담배이니 유통기간은 진즉에 지났을 테니, 향도 맛도 최악이었다.

그저 니코틴과 타르를 마시기 위한 도구로 전락한지 오래다.


흡연하는 모습은 보여도, 아키 같은 애는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겠지만 하나모토는 노골적으로 싫다는 표정을 짓겠지.


둔해진 머리로, 앞으로 어떡할지는 생각했다.


우연히 시야의 끝자락에 책장이 보였다.


대학원생 시절의 흔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연구서와 논문들 사이에, 그림책이 3권 꽂혀있다.

그림책의 작가는 '요코테 마츠리'


"........일단은 걔한테도 유우나가 전사했다고 알리긴 해야겠지"


요코테 마츠리는 730천재(天災) 때 알게 된 소녀다.

그녀는 그림책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나와 유우나가 대사에 들어간 뒤에도, 그녀는 자신이 지은 그림책을 1년에 한 권씩 내게 보냈다.

처음 보낸 그림책은 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를 그림책으로 만든 것이었다.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오리지널 작품이었다.


아마 첫 번째 그림책은, 우리들에게 보내는 비아냥일 것이다.

아니면 그녀 나름대로의 충고였을 지도 모른다.

2, 3번째 책은 무슨 생각으로 그렸는지 모르겠다.


나는 노트를 편지봉투 대신으로 사용하여, 마츠리에게 보낼 편지를 썼다

손편지는 시대착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전자 메일은 서버에 기록이 남게 되므로, 손편지가 더 안전하다.


용사 전사의 정보를 외부에 멋대로 흘리는 것은 본래 결코 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마츠리에게는 알 권리가 있다.


타카시마 유우나의 진짜 무녀인 요코테 마츠리에게는.


유통기한이 지난 담배의 맛을 느끼며, 나는 4년전의 일을 회상했다.

마들렌을 먹으며 과거를 돌아보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주인공과 비교하면 저질에 로망따윈 눈꼽만큼도 없지만.



2015년 7월 30일

나는 오사카에서 바이크를 타고 나라현 고세시를 향하고 있었다.


당시의 나는 오사카에 있는 대학의 문화인류학 연구실 소속의 대학원생이었다.

논문의 소재로 쓰기 위해 고세시의 아키츠, 나카니시 유적에 대해 조사하던 중, 선배의 조수로써 유적 조사 팀의 스태프와 만나 인터뷰를 하게 되어, 현지로 향하고 있었다.


아키츠, 나카니시 유적은 고대 제사에 대해 중요한 정보를 가진 유적으로, 26차 발굴대의 조사가 한창이었다.

이 발굴조사로, 유적에 대한 대규모 조사는 일단락될 예정이었다.

즉, 이 유적에 대한 최후, 최대의 정보 수집의 기회였다.


오사카에서 한신 고속도로를 타고 카츠시로 IC를 향했다*.

(*일본은 고속도로에서 오토바이 탈 수 있음. 우리나라 처럼 못 타는 나라가 적은 편이라던데)

달리면서 무선 이어폰을 귀에 꽂고, 스마트폰으로 라디오 뉴스를 듣고 있었다.

7월부터 전국 각지에서 발생하고 있는 재해에 관한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지진, 태풍, 호우, 관측사상 최고기온 등..........


"이상기후, 재해의 빈발이라"

바이크를 운전하며 혼잣말을 한다.

"지구 전체가 이상해졌군. 잘하면 내가 살아있는 동안 인류 멸망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오사카와 나라현 부근에는 아직까지 그렇게 큰 재해가 발생한 적은 없다.

약한 지진이 하루에 몇 번 발생하고 있는 정도다.

하지만, 이대로 지진 등의 재해가 지속되면 발굴조사가 중지될 지도 모른다.

올 해 들어 계속된 자연재해 때문에 가뜩이나 일정이 뒤틀렸는데 말이다.


고세 시내에 도착한 건 오후였다.

조사 스태프와 만나기로 한 건 내일이다.

오늘은 시내를 바이크로 돌아다니면서 지형이나 유적의 위치를 확인해 두기로 했다.


연구의 일환이라기는 하지만, 자신의 핻동에 대해 약간의 공허함과 초조함이 느껴졌다.


자신의 생애가 끝나는 순간이, 희미하게나마 보이고 있었다.

이대로 대학원 과정을 끝낸 다음, 어딘가의 대학에 강사로 근무하며, 일 년에 논문을 몇 개씩 써가는 생활을 수 년, 수 십년 반복한다.

그 사이에 결혼해서 아이가 생겨 가정을 꾸릴지도 모른다.

나이 많은 교수가 은퇴하며 생긴 빈 자리에 준교수나 교수가 돼서 또 논문을 쓰는 생활을 반복하며 늙어간다.

인생의 레일은 절망적으로 단단하고. 압도적으로 치밀한 안전대책에 의하며 부술 수도, 벗어날 수도 없다.


시내 지형의 특징을 노트에 다 메모한건 저녁 무렵이었다.

호텔에 들어가기 전 쇼핑을 하고자 가까운 슈퍼마켓에 들렸다.


그 슈퍼마켓은, 무수한 묘비로 둘러쌓인 화장장의 바로 옆에 있었다.

생과 사의 강렬한 대조가 예술적일 정도다.


나는 가게에서 음료와 술, 야식용 도시락을 샀다.

슈퍼마켓의 안에는 가족끼리 쇼핑하러 온 손님도 많았다.

난 작게 한 숨을 쉬었다.


물건을 카트에 다 담은 다음 계산대로 가려고한 순간, 시야가 흔들렸다.


아니, 흔들리고 있는 건 지면이다.


또 지진이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의 지진은 며칠 전부터 발생하던 작은 지진과는 다르게 상당히 크다.

진도 6은 될 거 같다.


가게 안의 손님들이 비명을 지르고, 선밴의 물건이 바닥에 하나 둘 씩 떨어졌다.


지진은 상당히 오랬동안 지속됐으나, 이윽고 잦아들었다.


상품이 바닥에 어지러이 떨어져 있고, 점원도 손님도 패닉상태였다.

계산대도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래서는 한동안 밖으로 나가지 못할 거 같다.

창밖을 보니, 이미 해가 완전히 져서 어두어졌-----


그 순간, 가게의 바깥쪽 유리에, 무언가가 날라와 부딪혔다.

처음에는 그것이 뭔지 몰랐다.

날아온 '것'은 검붉은 액체를 흘리려, 질척하게 미끄러 떨어져갔다.

크기는 약 1미터 정도, 두 갈래로 나누어진 길쭉한 물체.


인간의 하반신이었다.

 

상반신이 없다.

반으로 찢어지고 남은 하반신만이 날아와 유리에 부딪힌 것이다.


지진이 일어났을 때보대 몇 배는 큰 비명이 가게안에 울렸다.


날아온 반족짜리 시체는 진짜인가?

장난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악질이다.

누가 왜 이런 짓을 한단 말인가.

진짜라고 하면.........


어찌됐건,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나는 창 밖으로 눈을 향했다.

유리 너머의 어두운 하늘에, 무언가 거대한 것 몇 마리가 꿈틀거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크기는 곰보다도 훨씬 컸으며, 몸은 전체적으로 둥굴고, 기분나쁠 정도로 하얗다.

거대한 심해어나 애벌래 같이 보이기도 했다.

움직이고 있으니 동물이라고 해야되겠지만, 저런 동물은 본 적이 없다.

심지어, 저 동물은 지면을 기어다니는 것이 아니라, 살짝 떠있는 상태로 움직이고 있다.


어둠 속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하얀 괴물들은, 가게 밖에 있던 인간을 거대한 입으로 삼킨 뒤, 씹어 죽이고 있었다.

멈춰있던 자동차도, 차 안에 인간과 함께 통째로 먹어치웠다.


방금 날아온 하반신은 저것에 먹힌 사람의 일부였던 거다.


"사람이! 먹히고 있어!!"


"꺄아아아아악!"


가게 안이 비명으로 가득했다.


내 가까이 있던 남자 한 명이, 짐승의 울음소리 같은 목소리를 내면서 가게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 밖에 새워둔 자동차에 탈려고 했으나, 차 앞에서 하얀 괴물에게 먹혔다.

괴물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피와 살이 주차장 아스팔트에 떨어졌다.


그 외에도 차로 도망가려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어떤 사람은 차에 타기 전에, 어떤 사람은 탔으나 차를 출발시키기 전에 먹혔다.


생각없이 도망치려고 하면, 저것들의 먹이가 될 뿐이었다.


하얀 괴물이 대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차를 부술 정도의 힘이 있다면, 녀석들은 언젠가 가게의 지붕이나 벽을 부수고 안으로 들어올 지도 모른다.


"구조를 불러!"

"어디에!?"

"경찰!?"

"자위대다!"

"전파가 안 잡혀!"


일부 남자들이 쇼핑카트나 움직일 수 있는 선반들을 들고와 가게의 출입구 앞에 쌓기 시작했다.


나는 스마트폰으로 110에 전화했다.

받지 않는다.

연결음은 계속됐지만 아무도 받지 않는다.

119에도 걸어봤지만 역시 아무도 받지 않았다.


"..........뭐냐 이 상황은"


굳건하고 치밀하다고 생각했던 인생의 레일이 부숴졌다.


창 밖에 보이는 하얀 괴물의 수는 3.


저 괴물들이 가게 안으로 들어오면 나를 포함해서 여기있는 사람들은 모두 죽겠지.


"어이, 그쪽 꼬맹이좀 다물게 해!"


괴물을 본 공포심에 계속 울고 있는 여자아이와 그 어머니에게 검은 셔츠의 남자가 소리치고 있었다.

저 검은 셔츠의 사람은 방금 출입구에 바리케이트를 만들던 남자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남자들 사이에서도 리더격인 사람이리라.


검은 셔츠의 남자가 울음을 그치지 않는 여자 아이에게 손을 올리려는 순간, 나는 남자의 팔을 붙잡았다.

가볍게 관절을 꺾은 다음, 주머니에서 볼펜을 꺼내 목덜미에 댔다.


"쓰레기가. 어떤 상황이라도 약자에게 손을 대는 건 해선 안 될 짓이다"


검은 셔츠의 남자는 나를 노려본 뒤, 분하다는 듯 입술을 씹었다.

하지만 날뛰는 등의 저항은 하지 않았다.

"알겠다고"라고 작게 말한 뒤 그 자리에서 도망치듯이 사라졌다.


그것만으로도 주변의 공기가 변했다.


여자 아이의 어머니는 감격하며 내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주변사람들도 칭찬의 말을 건냈다.

나는 방약무인한 남자를 제압하여 수녀를 구한 여성으로써 주변으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얻었다.


방금의 장면으로, 나의 이 자리에서의 발언력은 상당히 높아졌을 것이다.


"잠깐 내 얘기를 들어줘! 제안이 있어!"


주변의 시선이 내게 모였다.

기대, 불안, 의문----시선 속에 담긴 감정을 분석하며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얘기했다.


"저 하얀 괴물은 오래지나지 않아 가게 안으로 칩입할 거다! 자동차조차 부수는 힘이 있다면 바리케이트도 무의미해!"


"......그럼 어쩌자는 거야"


갈색 머리에, 살짝 날라리같은 모습의 젊은 여자가 짜증 섞인 말투로 물었다.

이 공격적인 말투는 공포심을 숨기기위한 허세일 것이다.

나는 갈색머리 여자에게 대답하는 것이 아닌, 주변 사람들 전원에게 얘기했다.


"지금 당장이라도 가게에서 나가 도움을 청해야돼!"


"하지만 분명 저 괴물들에게 잡아먹힐 거야!"


"다행히도 괴물의 수는 셋이다! 몇 개의 팀으로 나눠서 다른 길로 도망가면 살아남을 가능성은 높아!"


내 말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발이 느린 사람도 있으니까 도망치지 못해 죽는 사람이 나올지도..."


안경을 낀 심약해보이는 남자가 말했다.


"괜찮아. 모두가 잘 도망칠 수 있도록 내가 미끼가 될 테니까"


나는 그렇게 대답했다.



내가 제안한 작전은 이하와 같다.

실로 단순하다.


가게에서 탈출하는 사람은, 몸에 문제가 없고 제대로 뛸 수 있는 사람뿐.


아이들, 노인, 병이 있는 사람은 탈출한 사람이 구조대를 불러올 때까지 가게에서 대기하기로 한다.


가장 처음으로 내가 혼자서 가게 밖으로 나가, 도망치는 척을 해서 괴물들의 시선을 끈다.

방금전, 도망치려던 남자가 바로 저 괴물에게 먹힌 걸로 보아, 녀석들은 인간을 발견하면 망설임 없이 덮이는 것으로 생각된다.

야생동물의 경우에는, 인간의 모습을 보면 반대로 도망가는 것도 많다만.

저 괴물들은 그 점에 있어서는 특이하다고 볼 수 있다.


내가 가게에서 나가면, 저 괴물들이 덮쳐올 것이다.

딱 60초 동안 내가 혼자서 저 괴물들로 부터 도망처 다니면서 조금이라도 가게에서 떨어지도록 유도한다.

그 다음, 5명당 1팀으로 팀을 나눈 뒤, 20초에 한 팀 씩 가게에서 탈출한다.

5명인 이유는, 사람이 너무 적으면 공포심 때문에 움직이지 못하게 되고, 너무 많으면 행동이 둔해지기 때문이다.

명확한 근거가 있는 건 아니지만, 5명 정도가 딱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가게의 출입구에서, 거리를 바라보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어둠 속을 움직이는 하얀 거체가 얼핏 보였다.

움직임이 기민한 것은 아니지만, 인간이 달리는 속도보다도 훨씬 빠른 스피드로 날아다니고 있다.


----------각오를 다지고, 단숨에 밖으로 뛰쳐나갔다.


"여기다! 따라와라!"


괴물들에게 포착되기 위해, 일부러 목소리를 높이며 괴물을 향해 달려갔다.


괴물들 3마리가 나를 알아차리고는 내 쪽으로 오면 방향 전환.

슈퍼마켓에서 떨어지는 방향으로 달린다.


속도는 저쪽이 위이므로 단순하게 달리면 잡힌다.

나는 주차장에 서있는 자동차 사이를 달리며, 조금이라도 괴물들의 진로가 방해받도록 움직였다.


하지만, 괴물들은 차를 부술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으므로 방해물로써 충분하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고작해야 약간 시간을 번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괴물들은 차를 장난감처럼 밀어버리거나, 흉악한 입으로 부숴버리며 다가왔다.


나는 주차장을 가로질러, 펜스를 넘어 화장장의 묘비 사이로 도망갔다.

하지만 괴물들은 묘비도 가볍게 쓰러트리면서 다가왔다.

사자(死者)에 대하여, 녀석들은 아무런 감정도 품지 않는다.


"하아...! 하아....! 하아........!"


숨이 거칠어 진다.

발이 서서히 무거워졌다.

만성 운동부족인 대학의 연구원들에 비해 나름 몸을 단련해왔지만, 이윽고 달리는 속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내가 가게에 있는 사람들에게 60초 동안 미끼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이제 30초 경과했다.


60초 정도면, 나는 저 괴물들을 가게에서 충분히 떨어트릴 자신이 있다.


이건 60초간의 승부다.


나와 저 괴물들의 승부-------가 아니다.


나와 가게 안 사람들 간의 인내심 승부다.


묘비 사이를 빠져나와 도로로 나왔다.

그 순간, 나를 쫓던 괴물들 중 두 마리가 방향을 바꿔, 가게쪽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멍청하긴"


나는 남은 한 마리에게서 도망치면서, 다시 가게쪽으로 달려갔다.


가게에 남아있던 인간들이, 누가 먼저 할 거 없이 빠져나오고 있었다.

아직 60초가 지나지 않았는데 말이다.

괴물들은 가게에서 탈출한 사람들을 덮치기 위해 돌아간 것이리라.

이 괴물들은 상당히 지능이 높을 지도 모른다.

나 한 명을 다 같이 쫓는 것이 아닌, 둘로 나뉘어, 보다 많은 먹잇감을 사냥하기 위해 효율적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나를 쫓는 괴물이 한 마리뿐이 되어, 나의 위험도는 줄어들었다.


그리고 나는 주차장에 있는 나의 바이크에 도착했다.


바이크에 타고 시동을 걸었다.


바이크의 속도라면, 아마 저 괴물 한 마리에게서 도망칠 수 있을 것이다.


가게에 있던 사람들이 60초 이상 기다리고 있었다면, 내가 괴물들을 충분히 떨어트려, 그들은 도망칠 수 있었을 거다.

그리고 나는 죽었으리라.


하지만 그들은 기다리지 않았다.


공포심과 초조함을 억누르지 못했다.


가게에서 도망친 자들은, 괴물들에게 잡아 먹혔을 거다.


나는 슈퍼마켓에서 뛰쳐나온 사람들 쪽을 돌아보았다.

무참히 살해당한 인간들의 모습을 예상하며------



예상 외의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공격을 받고 있는 것은 뛰쳐나온 인간들이 아닌, 하얀 괴물 쪽이었다.


가게에서 나온 사람들과 괴물 사이에 있는 한 명의 소녀가, 괴물들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고 있었다.

움직임에서 격투기 경험자임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소녀의 나이은 초등학생 정도로, 괴물과의 체격차는 수십 배는 된다.

원래라면 그런 아이의 주먹 따위, 괴물에게는 쓰다듬는 정도의 느낌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소녀의 주먹에 맞은 괴물은 몸에 일부가 무너졌으며, 수녀에게서 도망치듯이 거기를 벌렸다.

대미지를 받고 있음이 분명했다.


"유우 짱! 조김해!"


정체불명의 초등학생 여아를 부른 것은, 조금 떨어진 곳에 있던 중학생 정도의 소녀.

그녀는 가게에서 나온 사람들 쪽으로 달려가 소리치듯이 말했다.


"저, 저기! 가, 가게안으로 돌아가 주세요! 유우 짱이 싸우는데 방해되지 않도록!"


하지만 그들은 당황한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참나, 어른들보다도 저 애들 두 명이 훨씬 더 똑부러졌군.


.........마음이 변했다.


바이크로 도망치려고 했지만, 나는 저 애들 두 명을 더 지켜보고 싶어졌다.


나는 바이크를 급발진, 급회전 시켜 따라오던 괴물 한 마리를 피해갔다.

그리고 싸우고 있는 초등학생 쪽으로 향했다.


소녀는 괴물 상대로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 형세가 좋지 않다.

괴물 한 마리를 때리고 있는 사이에 뒤쪽에서 다른 한 마리가 돌진해왔다.

소녀는 등 뒤에서의 공격을 눈치챘지만, 이미 피하기엔 늦었다.

앞 쪽의 적도 공격해왔다.


"꼬맹아! 그대로 가만히 있어!"


소녀는 "에?"하고 당황한 표정으로 이쪽을 돌아봤다.


나는 스피드를 낮추지 않은 채 바이크에서 뛰어내려, 괴물에게 바이크를 부딪혔다.

동시에 소녀를 덮치듯이 안아, 다른 한 쪽의 괴물의 공격도 피했다.


소녀를 안은 채 아스팔트 위를 굴렀다.

입고있던 라이더 슈츠는 걸레짝이 되었고, 지면에 부딪힌 충격으로 온 몽이 아팠다.


"크, 으으으......꽤나 아픈데........"


하지만 소녀는 무사했다.

무사히 구해냈다.


"괘, 괜찮아요 언니!?"

"아아, 긁힌 상처가 살짝 났을 뿐이야....."


나는 일어나서 하얀 괴물 쪽을 바라봤다.


바이크를 괴물에게 처박았지만, 전혀 대미지를 받지 않았다.

어떻게 봐도 바이크의 충격이 이 애가 주먹으로 때리는 것보다 클 텐데.


"꼬맹아, 너 어떻게 저 괴물하고 싸울 수 있는 거냐?"


"그게......잘 모르겠어요......하지만, 이걸 달고 있으면 싸울 수 있을 거 같은 기분이 들어서"


잘 보니, 소녀는 손에 낡은 수갑 같은 걸 끼고 있었다.

소녀의 손과는 어울리지 않게 크고 투박하며, 녹슨 수갑이다.


이 수갑이 괴물들을 쓰러트릴 힘을 주고 있는 건가?


믿기는 어렵지만, 애초에 저 괴물들의 존재부터 믿기 어려운 상황이다

어찌됐건 지금은 어떤 초상현상이라도 받아들여야 할 때다.


"언니, 구해줘서 고마워요! 이번에야말로 저 괴물을 해치울 테니까 걱정 마세요!"


아니.........저 수갑보다도, 하얀 괴물보다도, 꼬맹이 주제에 남을 위해 위험한 싸움에 뛰어드는 소녀야 말로, 가장 믿기 힘든 존재이리라.


소녀는 가까이에 있는 괴물과 마주보며 자세를 취했다.


...........이 애는 격투기를 좀 한 모양이다만, 이 상황에는 맞지 않아.

격투기나 무술은 전부 '상정된 상황'이란게 있다.

링 위에서의 싸울 것인가, 마을이나 도로에서 싸울 것인가.

체급에 따른 구분은 있는가.

급소 공격이 가능한가.

무기를 쓸 수 있는가.

방어구는 입고 있는가.

등등------무술별로 상정하고 있는 상황이 다르고,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이 다르다.

가라테 선수와 검도 선수가 싸웠을 때, 가라테 룰이라면 가라테 선수가 이기고, 검도의 룰이라면 검도가가 이기는 것처럼.

이 소녀가 익힌 격투 기술은, '쇠수갑을 끼고 거대한 괴물을 때려서 쓰러트린다'는 상황에는 적합하지 않다.


"어드바이스다" 

소녀에게 말했다. 

"적을 때릴 때는 발로 지면을 제대로 디뎌라. 허리의 회전을 의식하며 자신의 몸 전체를 적에게 부딪힐 기세로 때려. 타격수나 풋워크보다 한 방의 위력을 높이는 거다"


"네?........아, 네, 해볼 게요!"


갑자기 이런 말을 들어도 보통이라면 바로 실전에서 해낼 수 없다.


하지만 소녀의 움직임은, 내 한 마디로 극적으로 바뀌었다.


수녀의 주먹이 한 방에 괴물을 분쇄했다.


".......좋아, 그거다. 때릴 때는 크게 목소리를 내"


"네! 이야야야야야!!"


소녀의 주먹의 위력이 더욱 올랐다.

이 아이는 틀림없이 격투기의 천재다.


소녀가 작은 주먹을 두 번, 세 번 휘두르자, 남은 거대한 괴물들이 부숴져갔다.

쓰러트린 마지막 3번째 괴물을, 공기에 녹듯이 없어졌다.



괴물들이 없어진 뒤, 나는 슈퍼마켓으로 돌아갔다.


"유우 짱, 괜찮아!?"


중학생 쯤 되어보이는 소녀가 초등학생 여아에게 걱정의 말을 건냈다.


"괜찮아! 이 언니가 구해줬어!"


그렇게 말한 여아가 나를 바라봤다.


나는 아까부터 스마트폰으로 110과 119에 전화를 하고 있지만, 이제는 연결음조차 들리지 않았다.


아무래도 전화로 구조를 요청하는 것은 불가능할 거 같다.


"저...........유우 짱을 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상처는....괜찮나요?"


걸레짝이 되버린 내 라이더 슈츠를 보며 중학생 소녀는 어색한 말투로 말했다.

움찔거리며, 나와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

낯을 가리는 건가.

방금 가게 밖에서 어른들을 향해 힘있게 도망치라고 말하던 사람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같다.


"옷이 찢어졌을 뿐이다. 긁힌 상처가 좀 났지만 크진 않아. 낙법에는 자신이 있어서 말이지"


하지만, 옷이 이래가지고는 좀 꼴볼견이다.


초등학생 소녀가 나는 올려다보며 말했다.


"저, 타카시마 유우나라고 해요. 언니는?"


"카라스마 쿠미코다"


"저기......저(보쿠)는 요코테 마츠리라고 해요"


떨리는 목소리로 중학생 소녀도 이름을 말했다.


타카시마 유우나와 요코테 마츠리.

밝고 기운 넘치는 연하 소녀와, 약간 어둡고 낯을 가리는 연상의 소녀.

대조적이다.


나는 전화로 도움을 청하는 것을 포기하고, 스마트폰으로 SNS에 들어가 정보를 찾았ㄷ.

현대에서 가장 빨리 정보가 도는 건 SNS다.


SNS상에는, 우리들과 마찬가지로 하얀 괴물들과 조우했다는 정보가 보였다.

괴물들에게 가족이나 친구가 먹혔다는 글도 많다.


내용을 보니, 일부 지역은 괴물에 의한 피해가 극단적으로 적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 지역 중 하나는 시코쿠다.


시코쿠 안에서도 하얀 괴물과 마주쳤다는 정보가 없지는 않았지만, 전국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참상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피해보고가 적다.


".......시코쿠로군"


"네?"


요코테 마츠리가 무슨 소리냐는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나는 시코쿠로 가겠다. 그곳이 안전해 보여.........너희들, 부모나 가족은?"


"오던 도중 떨어져 버려서....."


타카시마 유우나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요코테 마츠리는 입을 다물고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시코쿠가 안전지대라면, 너희 가족도 그곳을 향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군. 나와 함께 시코쿠로 가지 않겠나?"


둘은 얼굴을 마주보고는........잠시 뒤에 끄덕였다.



내가 괴물에게 들이 박은 바이크는 무참하게 망가졌다.

바이크의 뒤에 달아놨던 짐상자도 망가졌지만, 안에 있던 짐은 무사했다.

짐 안에서 옷을 꺼내, 슈퍼마켓의 화장실에서 갈아입었다.


"쿠미코 언니는 과학자에요?"


타카시마 유우나는 내가 입고 있는 옷----흰 가운을 보고는 신기한 눈으로 쳐다봤다.


"아니, 과학은 아니야. 간단히 말하면, 견습 역사 연구자 이려나"


애들에게 문화 인류학이나 고고학 같은 소리를 해도 이해 못하겠지.


애초에 문과의 연구자는 이과와는 다르게 가운을 입을 필요는 없다.

이 옷은, 왠지모르게 남들과는 다른 게 해보고 싶어서 계속 입고 있을 뿐이다.


대학에 들어가고 얼마 되었을 무렵, 평범한 생활에 질려 '남들과는 다른, 이상한 행동'을 뭐든 좋으니 해보고 싶어졌다.

범죄 외에는 생각나는 건 죄다 해봤다.

눈앞에 있는 소녀들이 혐오감이나 구토감을 느낄 정도의 일도 몇 번이고 해봤다


문과인데 흰 가운을 입고 있는 건 그 무렵의 '이상한 행동' 중 하나이다.


하지만 대학원생이 되었을 무렵에는,'이상한 생동'을 반복하던 중, 그것마저 일상처럼 느껴져, 뭐가 이상하고 뭐가 평범한지 구분이 안 되었다.

그 이후로는 굳이 이상한 행동을 하지는 않게 되었지만, 가운은 버릇처럼 계속 입고 있다.


"연구자.......학자인 거네요. 머리 좋으시구나!"


타카시마 유우나가 눈을 빛냈다.


그 순수한 눈에, 나는 쓴웃음으로 답했다.


"학자라는 건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것들의 집단이야. 자신의 전문분야 외에는 무지하고 무능하지"


찢어진 라이더 슈츠는 슈퍼마켓의 쓰레기통에 버리고 나는 가게에서 나왔다. 타카시마 유우나와 요코테 마츠리도 따라왔다.


괴물이 나타났을 때, 자동차로 도망치려던 남자가 있었다.

나는 그 남자의 잡아 먹혀 죽은 시체의 옆으로 갔다.


"으........."


요코테 마츠리는 시체를 보는 것이 괴로운지, 도중에 멈춰서서는 눈을 돌렸다.


"힘들면 거기에 있어"


"네.....네에.......죄송합니다......"


요코테 마츠리는 시체에서 떨어진 곳에서 멈췄으며, 타카시마 유우나도 그녀를 걱정하듯이 옆에 있었다.


나는 인간의 모습이 아니게 된 시체의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예상했던 데로 안에는 차키가 있었다.


차 문을 열고 들어가 엔진 버튼을 누르자 시동이 걸렸다.

기름도 충분히 남아있었다.


나는 차를 움직여 요코테 마츠리와 타카시마 유우나 옆에 댔다.


"타라. 이걸로 시코쿠까지 간다. 도로에 문제가 없다면 한나절이면 도착할 거다. 도중에 경찰서가 있다면 들를 생각이다만, 이 상황이라면 도움은 기대하기 어렵겠지"


".........안 돼요"


그렇게 말한 건 타카시마 유우나 였다.


"안 됀다니 뭐가?"


"저희들만 도망가는 건 안 돼요. 슈퍼에 남아있는 사람들과 같이 가야 돼요"


"........말은 쉽지."


나는 슈퍼마켓 쪽을 돌아봤다.


가게에는 아직 열 몇명 정도의 인간이 있다.

괴물을 쓰러트린 뒤, 대부분의 사람은 가게에서 도망쳤지만, 그래도 아직 많은 사람들이 남아있다.

노인과 아이들도 있다.


"설마, 저 많은 사람들을 이동시키자고 하는 건 아니겠지? 집단이동은 위험이 너무 커. 게다가 저정도의 인원은 차에 다 태울 수도 없어. 무리다"


"그래도 가게에 있는 사람들을 내버려둘 수는 없어요. 다 같이 가는 게 아니면 저는 안 갈 거에요"


타카시마 유우나는 물러서지 않았다.


대체 무슨 이유에서 인가.


시코쿠로 향하는 중, 또 저 괴물들과 조우할 지도 모른다.

괴물은 일본 각지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만약 조우하였을 때, 괴물과 싸울 수 있는 건 타카시마 유우나 뿐이다.


"..........어쩔 수 없지. 알겠다. 이 주변에서 쓸 수 있는 차를 몇 대인가 골라서 나눠타서 가는 수 밖에 없겠지"


"저, 그러면..........오는 도중에 봤던 버스를 쓰면 되지 않을 까요"


우물쭈물한 목소리로 요코테 마츠리가 말했다.



슈퍼마켓의 주차장의 한 켠에 마이크로 버스가 서있다.

주차장에 잘 주차되어 있는 게 아닌, 내팽겨 쳐진 듯이 방치되어 있다.


버스의 안에 들어가보니, 무슨 일이 일어났는 지 모르겠지만, 여자가 한 명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머리에 피가 흐른 자국이 있었다.

맥을 짚어보니 이미 죽은 뒤였다.


운전석을 보니, 키가 꽂힌 채였다.


이 버스라면 가게 안의 손님 전원을 태울 수 있으리라.

나는 중형 운전 면허를 가지고 있고, 마이크로 버스라면 운전해 본 적도 있다.


나는 버스의 안에서 여성의 시체를 내려, 주차장 아스팔트 위에 눕혔다.


요코테 마츠리가 시체를 보더니, 입을 막고는 지면에 주저앉았다.


"으.........하아, 하아, 하아, 히익, 하아"


그녀의 얼굴이 파랗게 질리고, 과호흡 증상처럼 호흡이 이상해졌다.


"앗, 위험해요!"


타카시마 유우나가 서둘러 그녀의 옷으로 시체 머리의 피를 닦아냈다.


"미안, 유우 짱......고마워......."


시체에서 피가 없어지자, 요코테 마츠리의 호흡도 안정되었다.


"어떻게 된 거냐?"


"마츠리 언니는, 피를 무서워해서....."


타카시마 유우나가 말하자, 요코테 마츠리가 끄덕였다.


"맞아요......죄송해요. 아까 주차장에 있었을 때는 피 가까이 가지 않도록 하고 있어서 그나마 괜찮았는데........"


트라우마가 될 만한 일이 있었는 지도 모르겠다.


아직 얼굴은 새파랬지만, 요코테 마츠리는 아스팔트에 눕여놓은 여성의 시체를 보며 말했다.


"그런데, 이 분은.......?"


"버스 안에 쓰러져 있었다. 이미 죽었더"


"죽......!"


"살해당한 거일 지도 모르겠군. 이런 상황이라면, 공포에 질린 인간들 사이에서 싸움이 일어나 살인이 일어나도 이상하진 않아"


해외에서 일어난 시위나 폭동에서는 사망자가 발생하고는 한다.


지금, 이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참상은, 그런 시위나 폭동 이상의 대사건이다.


"이 시체는" 

나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미래의 우리들일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이동하면, 내부에서 분쟁이 일어날 위험을 언제나 지니게 되지"


요코테 마츠리도 타카시마 유우나도 괴로운 표정으로 여성의 유체를 내려봤다.


"하지만, 일단은 내부 분쟁보다도, 저 하얀 괴물 쪽이 위험해. 얼마나 많은 수가 있는 지도 모르니 말이지..........SNS를 보는 한, 일본에서 조우한 사람은 상당히 많은 모양이다만"


"저 괴물이 또 나타난다면 제가 싸워서 모두를 지킬 게요. 그리고 마츠리 언니도 있으니까요"


타카시마 유우나가 말했다.


"얘가 있으면, 뭐가 있는 건가?"


"마츠리 씨는 저 괴물이 있는 곳을 알 수 있어요"


나는 요코테 마츠리 쪽을 보았다.


그녀는 "네......."하고 자신 없게 말했다.


타카시마 유우나가 괴물을 쓰러트리는 전사라면, 요코테 마츠리는 괴물을 찾는 레이더라는 건가?


그게 정말이라면, 이녀석들은 진짜배기 바보다.

왜냐면, 요코테 마츠리와 타카시마 유우나에게 있어 가장 안전한 방법은, 단 둘이서 도망가는 거니까.



최소한의 애도로, 버스 안에 있던 여성의 시체는 화장장 가까이 있는 묘지로 옮겨놨다.


그 후, 가게 안에 있던 인간들에게 시코쿠로 향할 예정이라고 얘기했다.


시코쿠로 가면 안전하다는 정보를 의심하는 자도 있었으나, 버스로 전원이서 이동한다는 거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괴물과 싸울 수 있는타카시마 유우나와 함께 행동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다.


전원 버스에 탑승한 다음, 나는 천천히 버스를 출발시켰다.


요코테 마츠리와 타카시마 유우나 둘은, 운전석 바로 뒤의 좌석에 나란히 앉아 있다.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타카시마 유우나는 꾸벅꾸벅 졸다가 잠들어 버렸다.

요코테 마츠리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채 푹 잠들었다.

그 무방비한 모습에서, 타카시마 유우나가 그녀를 신뢰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방금까지 이형의 괴물과 싸우고 있었다고는 생각하기 힘든, 순진한 얼굴로 소녀는 자고 있다.


타카시마 유우나가 잠들자, 요코테 마츠리가 내게 물었다.


"카라스마 언니........그 때 왜 웃으셨던 건가요?"


"그 때?"


"저와 유우 짱이 슈퍼마켓에 도착했던 건, 막 카라스마 언니가 가게에서 나오고 있을 때였어요. 언니가 혼자 미끼가 되서 저 괴물들의 눈을 돌리고 다른 사람들이 도망치는 작전이라고 생각했어요. 굉장하다........용감한 사람이다 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요코테 마츠리가 말을 흐린다.


"근데 뭐? 끝까지 말해 봐"


"미끼가 되서 도망칠 때도.......그 괴물들이 방향을 바꿔 가게에서 도망친 사람들을 덮쳤을 때도.....카라스마 언니, 웃고 계셨어요......"


"기분탓이겠지"


"........"


"웃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그 때 나는 죽을 뻔 했다고. 전혀 웃을 만한 상황이 아니야"


"......그렇, 죠......제가 잘못 본 거 겠죠. 이상한 말 해서 죄송해요......"


관찰력이 좋은 애로군, 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지금, 이 상황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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