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주인공 여포에게 걸려있는 거라고 해봐야 <현대의 기억을 떠올리면 머리가 깨질 것 같다>는 특징인데.
다만, 여포는 아무리 제 3자가 봐도 무협물 식으로는 초절정 또는 화경의 초입에 이른 무인이라서.

여포가 그냥 마음 먹고 소주천 한 번 돌렸더니 그 저주의 여파가 대폭 줄어들어서 경미한 두통 비슷하게 끝났다는 묘사가 있음.

객잔을 한 시진 거리마다 세워두고 운영한다 -> 이 뜻은 아마도 말을 타고 2시간 정도의 거리에 물류업 + 고속도로 휴게소 + 개척시기 요새를 지었다는 말이 되고. 걸어서 2시간보다는 이 당시 파발이나 전령 생각하면 대부분 '잘 훈련 된 말'의 전속력 기보 기준으로 설정했을 테니까...

훈련된 전령이 말을 타고 다음 객잔까지의 거리가 2시간(한 시진)

일부 말이나 소가 이끄는 수레도 약 4~5시간.
오로도스 초원 <-> 병주 <-> 사예주 하내군 <-> 낙양의 본 시장

거의 이런 구도로 무역로가 운영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 봄.

특히, 양주나 기주의 경우는 여포나 병주 관원들이 '굳이' 쟤네 좋으라고 도로를 건설할 이유도 없고.

다른 행정 구역 쪽으로 상업용, 군사용 도로를 만들면 유목민 침입 루트만 더 벌어지게 만든다는 상황을 연출하니까.

그리고 저 객잔은 우리가 생각하는 무협물 주점이나 동네 주포집 가게가 아니라, 아예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목적인 목책이나 간이 성벽이 둘러져 있을 거고...

이 생활권 안에 모든 게 다 있음.
특히, 여포는 사극을 전생의 아버지랑 자주 봤다는 초입의 묘사도 있었으니.


1. 대규모의 말과 소, 양을 보호하고 매둘 수 있는 크나큰 외양간.
2. 생활 하수의 오염으로부터 격리가 된 우물과 물 보관 시설.
3. 오르도스 초원과 병주 사이의 물류를 받고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물류창고.
4. 대규모 상행 인원이 먹고, 자고, 거래를 틀 수 있는 여객 및 식당.
5. 물류를 나르기 위한 인원의 파견과 그 정보를 거래하는 네트워크.


객잔이라는 개념이 이 정도라고 치면, 거의 원나라 역참보다 더 많은 기능과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
더불어서, 몽골 원나라 시기의 역참을 관리하는 사람과 인부는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라는 말을 했을 정도로 대우가 개차반으로 유명했는데.

아래 댓글처럼 병주로 온 유랑민 출신들이 객잔 주위의 밭을 개간하고
여포가 현대에서 봤던 기억을 토대로 대형 축사나 마굿간을 만들어서 그 관리를 생업으로 삼는다면 몽골의 대우보단 확실히 나을 거임.

여포는 고속도로 휴게소 비슷하게 여겼는지, 이 사업권을 관청만 독점하는 게 아니라...
지방 호족과 상인들에게 이 운영권을 넘겨주는 방식으로 이 객잔 보급에 대한 금융, 물자적인 지원을 받았을 거임.

그러면 호족이나 상인들도 당연히 떡고물이 떨어지다 못해서 하늘에서 떡이 떨어지는데 그걸 안 받아 먹을리가 없고.

이 객잔을 방어하는 건 어디까지나 관청이나 병주 군부의 정예병, 고참 병사들을 파견하여 보내니까 치안이나 행정권의 문제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한 편임.


이러면 사마 세가는 땡 잡은 거임.
어찌 됐든 무역품이라는 건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다고 하더라도, 그 중계지를 거칠 수 밖에 없는데.

지금 낙양과 가장 가까우면서도 교통적인 입지가 잘 된 곳이 바로 저 사예주의 하내군임.
그리고 여기는 사마 세가가 자본력과 인력을 잘 갖추고 있고... 중계지에 대규모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됨.


익주의 촉금, 암염, 한중의 다양한 산물과 남월의 향신료, 설탕 등등.
이 막대한 무역품은 하내군에서 다시 온 병주로 퍼질거고.

오르도스 경계 지역에서는 남흉노와 이민족의 무역품인
소, 양, 말, 가축의 가공품, 가죽, 서역의 산물 등이 병주에서 거래되는 물품과 교환되거나 사고 팔려나갈 거임.


그리고 전한 시기, 장건의 캐리로 한나라에서는 농업세 말고도 상업세도 거뒀다는 묘사가 있음.
특히, 당나귀나 노새에 달린 망태기나 짐을 싣는 기구의 양과 무게를 보고 세금을 거뒀다는 일화가 잦은데.

병주는 직접 무역에 뛰어드는 것과 동시에 상업세를 거둘 수 있으니
내가 본 삼국지 물 중에서는 병주가 가장 부유한 환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