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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롬연시 팬픽 : 그 후 - 3

TheTempe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01.28 18:32:49
조회 577 추천 16 댓글 8
														

"수도군."


"으으.... 다 왔어요?"


마차 안에서 멀미 때문에 얼굴이 노래진 요안니나가 고개를 내밀었다.


"저기 성벽이 보입니다. 황후마마."


"아아....."


요안니나는 앓는 소리를 냈다. 이바니아는 말을 타고 다녔고, 소피야는 마차 여행에 익숙해서 멀미를 하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가장 멀리 다닌 게 콘스탄티노플에서 모레아로 간 게 전부인 요안니나에게는 모레아에서 세르비아까지의 여정은 고문이었다.


"그런데........ 깃발이 꽤 많군요. 십자군은 해산됐을 텐데......"


"예상보다 조금 빠르군요."


이바니아의 의문의 답은 소피아가 알고 있는 듯 했다.


"저 깃발들은 세르비아 내부의 영주들, 그리고 외부 영주들 다수의 깃발입니다. 충성 서약을 하러 온 거죠."

"충성 서약? 누구에게 말입니까?"


요안니나의 물음에, 소피야는 가볍게 대답했다.


"물론, 제 부군이신 드라가시스 황제 폐하에 대한 충성 서약이지요."



"황제 폐하, 저......"


"서약의 시작은 한 시간 뒤가 아니냐? 조금 더 쉬고 싶다."


"그게 아니라.... 황후 마마께서 도착하셨습니다."


순간, 황제는 스트레스가 확확 쌓이는 걸 느꼈다. 도대체.......


현재 동로마 제국의 명목상 영토는 사실상 엄청나다. 보스니아가 사실상 제국에 점령되었으며, 크림 반도의 상당 부분, 알바니아, 헝가리 영토 상당 부분, 왈라키아, 몰다비아 등이 모조리 동로마의 손에 떨어졌다.


물론 헝가리의 영토는 헝가리가 한때 뺏겼지만 이제 돌려달라고 요구할 테지만, 그 결과야 뻔하다. 요안네스가 들은 체도 안 하겠지.


아무튼, 현재 제국의 영토는 맘루크 왕조 지역과 알제리, 튀니지를 제외하면 실제 역사에서 오스만이 전성기 당시 차지했던 영토를 전부 먹어치운 수준이다. 아니, 그보다 영토가 일부분 더 넓다.


그런데 이 영토를 어떻게 다스리란 건지, 오스만 제국도 다 다스리지 못해 아예 반쯤 자치를 시켜야 했다. 심지어 원래 역사에서는 속국으로 놔뒀을 나라들도 죄다 병합했으니 더 골치아프다. 대규모 관료제를 확충하는 등의 고생을 해야 한다.


순간, 악마의 유혹이 느껴진다.


'요안네스 형님이랑 토마스에게 다 떠넘기고 군무에만 집중할까, 맘루크 왕조에 대비한다는 걸 구실로 하면......."


고개를 휘휘 내저어 머릿속의 악마를 쫓아내고 한숨을 푹푹 쉬었다.


"기독교인만으로는 죽도 밥도 안 돼."


순간 소피야의 유대인 정보망을 떠올렸다. 소피아의 유대인 정보망을 관료제로 편입시켜서 운용할 순 없을까?


그러면 유대인들의 지지도 확보하고, 관료제에 견제를 부여할 수 있다. 현대의 감사원 같은 기능이나 정보중추 등의 방식으로, 어쩌면 관료제가 더 효율적으로 돌아가게 변형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그러면 그 정보망을 달라고 해야 하고, 그 정보망을 받아먹으며 아무런 대가도 내놓지 않을 순 없다. 소피야가 만족할 만한 대가를 내줘야 하리라.


'근데 뭘 내놓냐가 문제지.'


쓰게 웃은 황제는 한숨을 쉬었다. 아무튼, 그 전쟁의 결과가 이렇다.


오스만을 쓰러트리기 위함이었지, 정복을 노림이 아니었으나 현실은 보스니아, 세르비아, 코소보, 크림의 귀족들, 알바니아, 헝가리의 일부 영주들, 왈라키아, 몰리비아의 귀족들과 영주들, 그리고 황제에게 붙은 이슬람교도들이 각자의 군대를 이끌고 세르비아의 스메데레보 왕궁으로 집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치 자신이 술탄에게 모욕을 받을 때처럼,


하지만 이젠 자신이 술탄의 입장이었다. 이제 이곳에 오는 사람은 무라트의 봉신이 아닌, 자신의 봉신을 자처하기 위해 오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원하는 건 하나였다.


'안전 보장이겠지.'


사실, 그가 거느린 군세는 그리 크지 않았다. 모레아군 1천과 소피야가 모아 온 군대 1천, 세르비아 의용병이나 가신들이 급히 현지충원한 병력이 있다지만 믿을 만한 병력은 아니다.


하지만, 그가 그동안 쌓아 온 위명이 공포를 만들었다.


그곳에 모인 모든 군대가 모여도 감히 드라가시스 황제를 이길 수 없을 거라는 공포감, 무의미하고 맹목적인 공포였지만, 훨씬 적은 병력으로도 어떻게든 승리를 거둬내고, 마침내 멸망 직전의 국가를 일으켜 거대한 강대국, 오스만을 나락으로 떨어트리자 그 공포는 더욱 확실해졌다.


그리고, 지금은 세르비아의 대관식뿐 아니라 동로마 제국의 황제이자, 세르비아의 왕이며 모레아의 친왕인 그가 앞으로 무엇을 할지 선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가장 모두의 납득을 얻을 만한 건 아무래도 맘루크 술탄국을 치는 거겠지. 성지의 회복이라는 명분도 있다.


하지만 맘루크 술탄국과 굳이 충돌해야 할까? 베네치아-이집트 무역의 이윤은 조금 욕심나긴 하지만 목숨 걸 정도는 아니다.


또 다시, 굳이 필요도 없는 희생을 치러가며 전쟁을 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에 드라가시스 황제의 마음이 기울었다. 맘루크 술탄국이 조만간에 자멸하리란 걸 알았기에 더더욱 그 마음에 확신이 굳혀졌다.


물론 군대를 놔둬서는 안 된다. 맘루크 술탄국을 가상적국으로 삼아 대비라도 시켜야 할 터,


"전제군주정인가."


순간, 드라가시스 황제는 전형적인 전제군주정의 성립을 깨달았다.


모레아의 군대, 동로마 제국이 가진 중앙군은 영주들이 단독으로 상대할 수준을 넘어섰다.


그동안 피흘려 얻은 실전경험과 강대해진 국력이 뒷받침하는 강력한 군사력, 그리고 그 모두를 뛰어넘는 공포,


그 누구도 군대를 해산하라 요구할 수 없다. 특히 맘루크 술탄국이라는 현실적인 위협이 존재하는 한.


군대, 그것도 상비군을 손에 쥔 중앙정부는 순식간에 중앙집권화된다.


"병력을 해군으로 좀 빼야 하나."


그래도 전선들은 많다. 물론 제국에서 건조한 함선은 아니다. 이것도 토마스의 공이다. 기병 전력으로 대규모 해군이 집결한 기항지를 들이쳐 완전히 방심한 오스만 해군 수병들을 학살하고 전선들을 생채기 하나 없이 고스란히 노획한 것이다.


"이제 문제는 함포다."


함포, 세르비아를 장악한 이상 포의 수급 문제는 없다. 돈만 넉넉하면 된다. 그리고 그 돈은 코소보에서 충당할 수 있으리라.


그리스의 불과 함포를 탑재한 해군이 규모를 충분히 키운다면, 제국의 해군은 성능적인 면만으로는 베네치아와 제노바가 연합 전선을 이룬 것을 능가할 만큼의 해군력을 갖출 수 있으리라. 물론.........


"숙련도가 문제지."


솔직히 지금 집결한 병력은 과도히 많은 감이 있다. 이런 식이면 국가의 명운을 걸면 수십만까지 병력을 뽑아내게 되리라. 하지만 그렇게 많은 수는 필요 없다.


그리고 이곳에 모인 병력 중 육군 상비군으로 남길 병력은 이 중 일부에 불과할 터, 그렇다면 재정이 허용하는 한 조금 더 남겨서 신설 해군에 투입한다고 해서 뭐라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순간, 황제는 헛웃음을 지었다.


자신이 만든 나라가 오스만과 다를 만한 게 종교밖에 없지 않은가. 수도? 콘스탄티노플이다. 영토? 거의 비슷하다. 이젠 관료제까지 비슷하게 따라갈 판이다.


심지어 시파히나 예니체리도 엇비슷해질 판이다. 이슬람 지역에서 징집을 실시하고 있고, 시파히는 라틴 기사들이 대체하고 있으니까.


"결국 제국의 행보는 거의 비슷해지는 건가?"


그때, 등 뒤에서 문이 열렸다.


"처음 보는 것 같군요."


등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그렇게 말했다.


"황제 폐하께서 웃으시는 걸 보는 건요."


"부인. 이곳까지 어떻게 온........."


"폐하를 제 조국의 왕으로 만들어주기 위해서죠. 물론 대가는 비싸게 받아낼 거지만요. 그리고 승리를 축하드립니다. 폐하."


소피야가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드라가시스는 웃기 힘들었다.


그녀의 등 뒤에 도끼눈을 뜬 요안니나와 검을 찬 이바니아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피야가 요구할 대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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