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일반] 재연재 직전, 처음으로 베르세르크 입문합니다.

ㅇㅇ(175.118) 2022.06.23 14:39:19
조회 1025 추천 19 댓글 5
														


06bcdb27eae639aa658084e54483746b5cce73e998d84b270532d99a3115a518d46d1a94b6bdd3068564f42153

우선은 인증부터.


일본 만화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을 때부터 베르세르크에 대한 말은 꾸준히 들어왔습니다. 도전해 봐야지 하면서도 다른 만화책에 관심 순위가 밀려 포기하기를 몇 번, 이제 와서야 정주행을 순조로히 끝마칠 수 있었습니다. 제 게으름을 탓해야 할지, 아니면 이 신기할 정도로 완벽한 타이밍에 만화를 읽을 수 있었던 것마저도 인과율의 큰 흐름이였을지.....


30년 이상 지속되어온 진득한 서사를 짧은 시간동안 접할 때 마다,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미우라 켄타로 선생님만의 세계가 제 머릿속에서 꽃을 피고 있었습니다. 제 비천한 식견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그 기묘하고도 아름다운 세계는 제가 접했던 요즘의 '이세계 판타지'물이나 대중적인 웹툰 등의 그 어떤 매체와도 궤를 달리하고 있었습니다. 다크 판타지를 다루고 있는 이상 당연히 반지의 제왕, 그리고 그 이전의 동서양의 민족 설화에서 받은 영향이 많이 존재하고 있으나, 베르세르크 특유의 탁월한 상상력, 몇십 권을 넘어서도 설득력 있게 전개되는 매력적인 두 아이콘의 대립 서사, 그리고 이들을 짜임새 있게 연결시켜주는 빈틈 없는 미우라 켄타로 선생님의 지독할 정도로 철저한 구성은 분명 후대의 만화와 수많은 매체에게 독보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겠죠. 


가츠와 그리피스, 캐스커와 파르네제 그리고 수없이 많이 등장하는 캐릭터에서는 매력을 넘어서 하나의 인생이 엿보입니다. 베르세르크는 일차원적이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과할 정도로 작위적이지도 않은, 끊임없이 흔들리며 방황하다 성장하는 각기 다른 개인의 무대들의 향연입니다. 진도가 느리다는 비판을 어느 정도 받아온 만화인 것은 알고 있지만, 서사를 이끄는 인물들을 반드시 챙기고자 하는 미우라 선생님의 강한 의지는 단순히 인물들의 이야기만으로도 작품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원동력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온갖 정성을 들여온 수많은 인물들이 단지 서로의 신념을 부딪히기만 해도, 저는 그 신념들의 미묘한 전개에 다음 페이지가 너무도 기대가 됩니다. 재연재의 주기가 얼마나 될 지는 모르지만, 한 편 한 편 만화가 올라올 때마다 저는 절대로 잊지 않고 항상 베르세르크를 찾아올 겁니다. 이미 이 만화는 저의 가슴의 한 부분을 차지해 버렸으니까요.


만화가 황금시대의 이야기로 들어갈 때, 저는 이 만화의 범상치 않은 만력을 느꼈습니다. 일식이 열리고 베헤리트가 눈을 뜰 때, 저는 그 오금이 저려오는 어두움에 이끌리기 시작했습니다. 가츠가 캐스커를 이시도르를 파르네제를 시르케를 데리고 투박한 여정을 떠날 때, 저는 이미 이 만화를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파크와 이시도르의 개그 장면도, 기괴하고 징그럽게 생긴 온갖 마물도, 그리피스의 잔혹하고도 뚝심있는 탐욕마저도 모두 사랑하고 있습니다. 몇십 권에 걸쳐 흙밭을 뒹굴어 온 가츠 일행이 드디어 요정의 땅에 당도했을 적에 저는 마치 가츠의 마지막 동료로써 함께 그들과 지내온 사람인 양 가슴이 부풀어 올랐습니다. 연재분의 마지막의 마지막에 올때까지 수고한 가츠와 독자들, 그리고 미우라 선생님 당신에게 주는 선물과도 같은 캐스커의 부활을 보며 저는 한참을 가슴을 부여잡았습니다. 어찌 이렇게 절묘할 수 있을까요. 마치 유산과도 같이 감동적으로 돌아온 캐스커, 그리고 유언과도 같이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하는 그리피스..... 이야기가 이대로 영원히 멈추어 버린다면 저는 가슴 한 편에 허한 구멍이 뚫린 채로 살아갈 것만 같습니다. 그렇기에 멈춘 기관차에 다시 석탄을 집어넣는 영 애니멀 편집부의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미우라 선생님이 생전에 만들어 놓은 서사의 결론은 무엇일지, 또 가츠와 그리피스와 캐스커의 질긴 인연은 어떻게 결착을 맺을 수 있을지 너무나도 기대되고 또 설렙니다. 


2,30년을 넘게 이 만화를 읽어 온 분들에게 저의 이런 사랑 고백이 하찮게 들릴 수 있으시겠지만, 연재를 하루 앞둔 시점에서 처음 정주행을 완료하자 마음 속에서 휘몰아치는 슬픔과 그리움과 내일을 향한 설렘이 주제넘게 이런 글을 쓰게 만듭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추천 비추천

19

고정닉 2

0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72 설문 연예인 안됐으면 어쩔 뻔, 누가 봐도 천상 연예인은? 운영자 24/06/17 - -
17437 일반 엘프헬름 학살극이라는게 똥멍청한 소리지 ㅂㅅ같이ㅋㅋ [11] ㅇㅇ(211.36) 22.06.24 1354 16
17431 일반 베르세르크를 10년간 봐온 팬으로서 재연재에 대한 소감 [3] ㅇㅇ(61.35) 22.06.24 503 11
17412 일반 작화가 개좆병신 같아서 도저히 못보겠다는 사람 손! ㅇㅇ(182.224) 22.06.24 1528 55
17404 일반 평범한 갤러랑 씹병신분탕충징징이 딱 정리 해줌 [3] ㅇㅇ(118.176) 22.06.24 593 25
17317 일반 ㅁㅊ넘들이 살아있을땐 작화좀 떨어져도 되니깐 완결만 내주세요 ㅇㅈㄹ하더니 [3] ㅇㅇ(223.62) 22.06.24 1287 57
17300 일반 작화 불편충들은 이거 봐라 [2] ㅇㅇ(198.232) 22.06.24 1395 33
17292 일반 작화 탓하는 애들은 .JPG [1] ㅇㅇ(119.199) 22.06.24 1496 40
17283 일반 물에 빠진 사람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란다 ㅇㅇ(118.235) 22.06.24 973 40
17273 일반 베르세르크 이북 산거 인증한 놈만 너 까라고? 관우야 [21] ㅇㅇ(198.232) 22.06.24 1280 31
17240 일반 정발본 짜증나서 직접 번역 하는 중 [9] ㅇㅇ(125.178) 22.06.24 1349 31
17239 번역 [16권]베르세르크 무삭제 128화 피로 물든 밤하늘 [10] 무삭제게이(185.220) 22.06.24 2160 41
17238 번역 [16권]베르세르크 무삭제 127화 창공의 괴수 [4] 무삭제게이(185.220) 22.06.24 1798 34
17223 일반 관우 욕먹는 이유 간단한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ㄱ [19] ㅇㅇ(106.101) 22.06.24 913 15
17212 일반 격주인데 십새끼들 바라는거 존나 많네 [16] ㅇㅇ(223.38) 22.06.23 1283 40
17148 일반 소신발언하는 관우새끼가 개코미디인 이유.fact [10] ㅇㅇ(106.101) 22.06.23 1120 42
17133 일반 최신화 조드 보고 느낀거.txt [9] ㅇㅇ(211.117) 22.06.23 2182 59
17114 일반 징징충 새끼들 애미없나 [2] ㅇㅇ(210.97) 22.06.23 607 25
17112 일반 베르세르크 슈퍼 작화가 마음에 안든다는게 어이없는 이유 [8] GTX3060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23 1716 34
17107 일반 아니 이거 격주 연재였네ㅋㅋㅋㅋ [9] 아슬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23 1441 28
17065 일반 시르케는 지금 일주일 안씻어도 [9] ㅇㅇ(211.36) 22.06.23 1215 19
17057 일반 좆리피스 존나 어이없는게 [3] 문규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23 1550 42
일반 재연재 직전, 처음으로 베르세르크 입문합니다. [5] ㅇㅇ(175.118) 22.06.23 1025 19
17015 일반 솔직히 미우라 죽은거 숨기고 휴재했다가 ㅇㅇ(118.235) 22.06.23 696 14
16992 일반 수석어시 최종회 언급 [7] ㅇㅇ(106.101) 22.06.23 2154 25
16991 일반 수석 어시 트윗 [7] ㅇㅇ(106.101) 22.06.23 714 11
16954 일반 베르세르크 슈퍼 짤 [23] 1년뒤죽는사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23 2388 30
16947 번역 [16권]베르세르크 무삭제 126화 괴물 [13] 무삭제게이(23.128) 22.06.23 2396 40
16945 일반 디데이 1 [3] ㅇㅇ(175.223) 22.06.23 719 14
16941 일반 365화 유출짤 1장 추가 [2] ㅇㅇ(39.118) 22.06.22 1637 12
16928 일반 (365화 스포) 캐스커 기억 완전히 찾다 [2] ㅇㅇ(115.137) 22.06.22 931 11
16920 일반 이 만화의 교훈은 바로 건강 관리다 [13] ㅇㅇ(117.111) 22.06.22 1843 89
16910 일반 이짤 가츠표정ㅋㅋㅋㅋㅋ [1] pc플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22 869 13
16905 일반 어시들 그림 가지고 뭐라할 필요 없는 이유 [6] krosc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22 1389 30
16867 일반 365 스포일러 ㅅㅂ 진짜 미쳤다 [1] 00(180.230) 22.06.22 869 11
16854 일반 평가는 완결후에 해도 늦지않다 [4] ㅇㅇ(223.38) 22.06.22 848 19
16851 일반 만화가 나온다는데 감사함을 느껴야 하지 않을가? [5] ㅇㅇ(14.42) 22.06.22 839 23
16843 일반 베르세르크 어시들 그림체 씹호감 인데 ??? [2] ㅇㅇ(119.196) 22.06.22 1734 20
16842 번역 [15권]베르세르크 무삭제 125화 번데기 [12] 무삭제게이(109.70) 22.06.22 2271 46
16835 일반 지금 좀 이상한데??? ㅇㅇ(211.36) 22.06.21 903 22
16830 일반 와 나 진짜 행복해 [6] 오레가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21 1184 19
16825 일반 갠적이긴 한데 작화 바뀐거 좀 호임 [13] 시무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21 1839 44
16824 일반 캐스커로 복수 해봄 [3] ㅇㅇ(61.81) 22.06.21 1058 14
16822 일반 진짜 우리나라 프로불편러색키들 다 죽이고싶다 [2] ㅇㅇ(14.54) 22.06.21 713 34
16819 일반 내가 베르세르크 중 가장 보고 싶었던거 [2] 야애니빌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21 1294 17
16815 일반 그림체 씨발 왜이럼 내가 알던 베르세르크 맞냐? [1] ㅇㅇ(14.42) 22.06.21 1531 45
16799 일반 그림체 이거보다는 좋은거 같으니 그냥 봅시다. [13] 대전유성집 매도희망(222.238) 22.06.21 1635 37
16794 일반 불만인건 아닌데 이 짤 좀 귀엽게나옴 [3] pc플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21 1264 18
16777 일반 아니 근데 그리피스는 미우라쌤 젊었을때 작화 느낌이네 [3] 병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21 709 12
16770 일반 아쉬운건 별개로 치고 생각 이상이네 [4] ㅇㅇ(211.36) 22.06.21 1523 28
16765 일반 어이..."믿고 맡기는거다" [7] ㅇㅇ(118.130) 22.06.21 1586 38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