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자료 읽다가 문득 우리의 떼껄룩 박사님은 얼마나 커피를 마시는 건지 궁금해졌다.
커피 한 잔에 6국자를 털어넣는다는 미친 식성을 보고 대체 저게 가능한 건지 의문이 들어서 직접 확인해보기로 하자.
우선 원문을 확인해 보자. (출처: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micateam&no=1097395)
12/31/2040 라이프치히
일지:
페르시카 선배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자.
천재,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 사람은 필기를 하지 않아서 노트가 필요가 없다. 계산기를 두드리는데 시간을 낭비하는 것도 본 적이 없다.
그녀가 말하길 지도교수가 너무 바쁘다지만 내가 관찰한 현실은 이 사람이 일찍이 이 연구를 완전히 주도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폐인, 학술이나 자신의 연구 이외의 바깥 세상에는 거의 아무것도 개의치 않으며, 오락, 레저 심지어 수면까지도 이 사람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
이건 단지 관심을 덜 주거나 자신을 정돈하는 일을 잘 하지 못 하는 것 이상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 인간은 본질적으로 먹고 사는데에 생각이 없다.
요약하자면 그녀는 과자와 커피와 설탕만으로도 영원히 살아갈 수 있는 괴물이다.
내 새해도 이 선배 때문에 물거품이 되었다.
왜 그녀의 프로젝트 팀에 학부생이 없는지는 심각할 정도로 잘 이해하게 되었다. 커피에 설탕을 6국자나 퍼넣는 녀석을 어떻게 믿을 수가 있겠어.
비고: 내일 오후 4호기의 대조군 실험 데이터를 점검해야 하는걸 기억할 것.
글은 긴데 우리가 관심 가질 내용은 두 개밖에 없다. '커피에 설탕을 6국자나 퍼넣는다' '과자와 커피와 설탕만으로도 영원히 살아갈 수 있다'
문제는 이 글이 굉장히 애매모호하게 되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6국자가 정확히 얼마나 되는 양인지 확실치 않다는 건데, 큰 국자인지 작은 국자인지 여기 명시되어 있지 않다.
요리책을 찾아보면 1큰국자=1컵, 1작은국자=0.5컵이고 1컵=200mL이다.
구글신이 말씀하시길 설탕의 밀도는 약 1.6g/cm^3이므로 1컵=320g. 따라서 설탕의 양은 1920g 또는 960g이다.
온도 물질
| 0℃ | 20℃ | 40℃ | 60℃ | 80℃ | 100℃ |
소금 | 35.0 | 35.9 | 36.4 | 37.0 | 38.0 | 39.2 |
설탕 | 179 | 204 | 238 | 287 | 362 | 487 |
붕산 | 2.7 | 5.0 | 8.7 | 14.8 | 23.6 | 40.3 |
백반 | 3.1 | 5.9
| 11.8 | 24.5 | 53.5 | 154.0
|
출처:
https://ko.wikibooks.org/wiki/%EC%9A%A9%ED%95%B4%EC%99%80_%EC%9A%A9%EC%95%A1_%EC%8B%A4%ED%97%98/%EC%84%A4%ED%83%95%EC%9D%98_%EC%84%9D%EC%B6%9C
여기서 커피의 용해도까지 고려하려고 했는데, 용질이 이중으로 녹는 경우에 대한 자료는 거의 없고 애초에 커피라는 물질이 성분이 일정하지 않아서 그건 때려치기로 했다. 대신 카페인의 용해도는 가져왔는데,
보면 알겠지만, 설탕과 같은 용해도로 환산하면 80도 물에서 20 정도에 불과하다. 같은 온도에서 설탕의 362에 비하면 상당히 작으므로 생략하고 넘어가주자.
물은 팔팔 끓인다 해도 바로 식기 시작하므로, 녹일 때는 80도고 식은 후에는 20도라 가정해 보자.
커피는 테이크아웃이 아니라 스스로 타 먹는 거니까 머그컵을 가정하자. 시중 제품 기준으로 1머그컵은 300~400ml 정도의 용량을 가진다. 그러면 80도 기준으로는 용해도 362이므로 물 100g당 설탕 362g이 녹을 수 있다. 따라서 설탕은 1086g~1448g이 녹을 수 있다.
그러면 식은 후에는 어떨까? 물 100g당 설탕 204g이 녹는다. 따라서 612g~816g이 녹는다.
이 정도면 큰 국자(1920g)는 불가능하지만, 작은 국자(960g)는 커피를 조금 따듯하게 유지해준다면 불가능하지 않은 수준이다. 큰 머그컵을 쓰고 온도를 30도 정도로 올리면 빠듯하게 가능할 것 같다.
즉, 1잔에 6국자를 쓰는 건 작은 국자를 쓰고 따듯하게 커피를 마신다는 전제하에 가능하다.
실제로는 설탕이 아니라 설탕 가루를 쓰기 때문에, 입자간 부피가 들어가서 1국자당 질량이 감소한다. 그래서 계산보다 더 수월하게 녹일 수 있을 것이다. 설탕 가루의 부피 충전율에 대한 자료를 아는 역붕이는 제보 부탁한다.
그러면 전제조건을 바꿔서, 보온병을 쓴다면 어떨까? 공돌이인 페르시카도 실용성 높은 이 쪽을 더 선호할 것이다. 타는 동안 식으니까 80도로 가정해 주면, 큰 국자의 경우 530mL 정도의 뜨거운 물만 담을 수 있으면 전부 녹일 수 있다. 보온병은 크기가 천차만별이므로 크기를 정해놓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면 웬만한 보온병 용량보다 작다. 따라서 보온병을 쓴다면 얼마던지 가능하지만, 이건 억지로 끼워맞춘 셈이니 제외하자.
그러면 페르시카가 이것만 마시고 살아가려면 얼마나 필요할까?
일단 30대이므로 성장기는 지났을 것이다. 그래서 추가 계산 없이 학교에서 배운 대로 1800칼로리를 쓰면 된다고 생각... 했지만.
대한당뇨학회 접속해 보니 체중과 활동량에 따라 달라지더라. 그래서 임의로 페르시카의 키를 160으로 잡았다. BMI 수치를 대입해 보니까 페르시카가 저체중이라면 47.36kg 이하. 일단은 다크서클도 있고 하니 그것보다 말라 보일 것 같지만 그 수치를 넣어 본다.
협회에서 제공하는 계산기를 써보면 1614킬로칼로리를 소모한다(여자/160cm/47.36kg 기준). 과자는 여기서는 빼도록 하자.
그러면 위에서 머그컵 1잔당 960g의 설탕이 들어간다고 계산했고, 설탕은 순수 탄수화물이므로 1g당 4kcal. 따라서 머그컵 1잔은 3860kcal이 들어간다.
이걸 계산해 보면 1컵으로 2.4일을 버틸 수 있다. 즉, 커피 3잔으로 일주일치 칼로리가 충족된다.
물론 영양소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겠다.
세줄요약
1. 페르시카처럼 1잔에 6국자 설탕 붓는 건 이론상 가능.
2. 칼로리만 고려하면 일주일에 세 잔만 마셔줘도 사는 데 지장은 없다.
3. 너희들이 아무리 소최지지만 이런 걸 실제로 해보지 않을거라고 믿는다 역붕이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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