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전략게임 '하츠 오브 아이언'의 스팀 창작마당을 둘러보다 발견한 '겨울왕국' 모드.

보아하니 2018년에 누군가가 대충 만들다가 던진 것처럼 생긴 모드지만, 프갤러로서 자연스래 흥미가 동해 한 번 손은 대보기로 했다.

워낙 옛날에 만들어진 모드라 게임 버전을 1.5까지 다운그레이드해야 해서 최근에 게임에 입문한 나는 적응이 안될 정도로 인터페이스가 다르지만, 진지하게 세계정복을 노릴 건 아니므로 큰 상관없다.

시작국가는 당연히 아렌델. 지도자는 엘사, 집권정당은 비동맹주의 100퍼센트에 전제군주제.

당연히 선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외에도 인근 국가들도 시대상에 맞?게 개조되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대충 만든 모드지만 나름대로 공을 들인 적은 있는 듯 하다.

독일제국이 있어야 할 영토에 코로나 왕국이 들어서 있고, 오스트리아 제국과 오스만 제국이 건재하다

폴란드는 폴-리투 연방을 형성하고 있으며, 프랑스는 브루봉왕가가 지배하고 있는 듯 하다.

덴마크는 '서던 제도'라는 이름으로 개명되었는데, 아이슬란드는 노르웨이를 개조한 아렌델의 영토로 되어있다. 이 당시에 실제로 아이슬란드가 노르웨이 땅이었나? 그랬을 거 같지는 않은데.

그 외에 특이한 점이라면 잉글랜드가 위즐튼으로 바뀌어있으며,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분리된 상태라는 것 정도?

저쪽으로 건너가 정복해야 한다면 스코틀랜드에 먼저 상륙해서 먹은 다음 위즐튼으로 밀고가면 좋을 거 같다.

의외로 동양쪽 국가들도 손을 댄 흔적 정도는 있다. 청나라에 조선, 일본 막부가 다스리고 있는 동아시아 정국이다.

이 당시 조선의 왕은 영조인 모양이다. 시작 연도는 1936년으로 원본 게임에서 고치지 않았으면서 국가 지도자들만은 착실히 고쳐둔 정성이 괴이하다.

아렌델의 국가 중점. 진짜 초라하고 별다른 성능이 없는 국가 중점이다. 일단 맨 첫번째에 있는 '대관식 날'을 진행해줘야 할 듯

노르웨이를 모티브로 한 거 치고는 수상하게 사단이 많다. 심지어 경전차 사단까지 있다. 아렌델에 이정도 병력이 있었다면 아마 엘사는 얼음성에서 시체가 되어 나왔을 것이다.

장군진은 크리스토프, 올라프, 오큰으로 구성되어있다. 능력치는 다 구데기니 별 의미는 없다.

안나는 별도 정치고문이나 고위 지휘관으로는 없고, 국민 정신으로 들어가 있는 듯. 스토리상으로 엘사의 눈의여왕 각성 전인데도 포트레잇은 렛잇고 엘사를 쓰고 있다.

암튼 '대관식 날' 중점을 완료

국민정신으로서의 안나는 전쟁지지도를 5프로 올려주고 정치력 획득을 상승시켜주는 좋은 효과를 가지고 있다. 정치력 획득은 맘에 드는데 안나랑 전쟁지지도는 뭔 상관인지 잘 모르겠다. 차라리 안정도를 올려주는 거였다면 좋았을 거 같다.

설명에는 '정치고문으로서의 안나는 아직 세상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 하지만 안나는 어떻게든 배워나갈 것이다'라는 뉘앙스로 적혀있다.

지속적으로 안정도가 상승하는 '군주제' 국민정신도 붙어있다. 만약 내전을 일으켜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골치아플 듯.

다음으로 찍어줄 중점은 '성문을 열라'. 무슨 나쁜 일이 생기기라도 하겠냔다. 영화 본 적 없냐고 묻는데, 중점을 찍는다고 별 이벤트는 벌어지지 않는다.

아렌델의 중점이 다소 성의가 없다 생각한다면 '러시아 왕국'의 중점을 보자. 옛날 소련 중점을 그대로 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어떻게 러시아 왕국에 스탈린 관련 중점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차라리 코로나 왕국이나 위즐튼은 공통중점으로 대체되어있기라도 하다. 코로나 왕국이 라인란트랑 안슐루스를 찍지 않고, 아렌델 중점이 존재라도 하는 것 만으로 감사히 여겨보자.

일단 스토리를 진행하기 전 연구슬롯을 늘려주는 중점을 찍어놨다. 다음중점은 '안나가 축복을 요청하다'. 엘사는 안나와 한스의 결혼을 받아들일 수 없는 듯.

기묘하게도 안정도가 아니라 전쟁지지도를 10프로 깎아먹는 중점이다.

안나의 결혼 중점을 찍으면 다음 단계는 '비밀이 드러나다'. 엘사의 비밀이 드러나며 국가 지도자가 한스로 바뀐다. 한스는 원래도 아렌델의 파시스트 정당 지도자로 설정되어 있지만, 이 중점을 찍으면 원래 엘사가 이끌던 비동맹주의 정당의 지도자가 한스로 변경된다.

사실 중점을 찍어도 아무 이벤트가 안나오는게 노잼이라 스웨덴하고 전쟁이나 하고 싶은데 비동맹주의로는 아무때나 전쟁을 시작할수가 없다...

암튼 심심하게 '엘사를 되찾아오다' 중점을 완료하고 '한스를 몰아내다'로 넘어가보자. 선택에 따라서 한스의 비동맹주의 정당을 유지할 수도 있지만, 큰 의미는 없어보인다. 어쩌면 영화 스토리를 모두 완료한 보상이 있을지도 모른다.

아무 효과도 없다. 그냥 돌고 돌아 다시 엘사로 돌아왔을 뿐.

이쯤되면 중점을 찍는게 아무런 의미가 없는 거 아닌가? 모드 제작자의 무성의함에 화가 난 나머지 나는 파시스트 선동가를 정치고문으로 고용했다. 이제 아렌델 내에는 엘사의 통치에 불만을 품은 한스 지지자들이 세력을 불려나가고 있다.

결국 파시스트 한스 지지자들은 '아렌달'을 선포하고 '아렌델'을 상대로 내전을 일으켰다. 내전에서 승리해서 한스의 아란델을 완성시켜보자.

전쟁 전에 아렌델 사단을 모두 해체해버려서 우리쪽에는 8개 사단이, 아렌델 쪽에는 4개 사단이 있다. 크리스토프 장군에게 8개 사단을 모두 주어 아렌델을 공격하게 했다.

기묘하게도 국민정신 '안나'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안나는 엘사가 아니라 한스 편에 선 모양이다. 크리스토프가 우리쪽에 남아있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엘사가 이끄는 아렌델군 쪽에는 안나의 국민정신이 없다.

엘사쪽이 데리고 있던 사단은 고작 넷. 순식간에 포위섬멸하고 내전을 종료했다. 이제 아렌달 왕국은 한스가 통치하게 되었다.

크리스토프 표정이 좀 꼴받는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내전이 끝났고 파시스트로 정권이 바뀌었으니 마음대로 전쟁정당화를 걸고 세계정복을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드로 한스의 세계정복기를 찍는게 과연 의미가 있는 일인지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