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이 작가 글이 엄청 빠르다. 하루에 보통 2편정도 나온다.

근데 글이 엉성하거나 못 썻다는 느낌도 별로 없다.

초반에는 약간 그런 느낌도 있었는데 뒤로 갈수록 잘쓴다.

좋다.

근데 글을 보면 잘나가다가도 중간중간

으음?

하는 부분이 툭툭 튀어나온다.

이런 부분들은 나중에 작가의 생각같은거 들어보면

왜 이런 스토리로 썼는지 이해는 충분히 간다.

하지만 독자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보면 

좀 무리수다 싶은 스토리나 장면들이 있다.

내 생각에는 작가가 자기 글을 쓰다보니까

자기 글에 빠져서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지 못해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글을 쓸때에는 작가가 글의 상황이나 주인공이나 등장인물에 몰입하면서 글을 쓰기 때문에

좀 지나치가 감정적인 장면을 써도 작가 스스로는 이상함을 느끼지 못할 수 있고

또 작가는 독자는 알수 없는 뒷배경이나 설정, 등장인물의 감정등을 작가만 알기 때문에,

스스로는 납득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스토리를 전개하지만

그런 등장인물들의 심리나 상황 묘사가 작품내에서 다소 미흡했거나 부적합 했다면,

독자 입장에서는 납득이 가지 않는 황당한 무리수로 보인다. 

이 작품 알브레히트에서도 

종종 그런 부분이 나오는데

가장 유명한게

1. 길가다 만난 비루한 산적하고 말트는 먼치킨 기사 주인공

나는 걍 참고 넘겼는데

상당수의 독자들이 여기서 떨어져 나갔다고 한다.

작가의 의도는 삼국지 연의에서 영웅 호걸들이 서로를 한눈에 알아보고 의기투합하는

그런 이야기를 묘사하고 싶었다고 하던데

문제는 묘사가 미흡했다.

주인공은 디에고라는 산적을 만났는데 

이 디에고가 초반에 비루하고 찌질한 악역 엑스트라 처럼 나온다.

첫만남에서 주인공보고 말을 내놓으라고 깝죽대며 강짜를 부리고 

아님 죽을거라고 시비를 거는 역으로 등장하는데

주인공이 너무 먼치킨이라서 한방에 디에고 동료 산적들을 쳐죽이고,

 디에고는 벌벌 떨면서 주인공에게 자기 산적소굴을 알려준다.

이런식으로 먼치킨 주인공 못알아보고 깝죽대다가, 

비굴하게 자기 동료들 사는 곳으로 안내하는 3류 악역 산적은

무협지나 판소에 아주 흔한 클리셰로, 

보통 이런놈들은 찌질하거나 비굴하거나 비루한 캐릭터로 나오고

높은 확률로 주인공에게 죽거나 걍 무시당하는 3류 악역, 

가끔 운좋아야 주인공이 부려먹는 머슴1 정도가 된다.

그 이후에도 디에고는 비범함이나 대단한 모습은 보여주지 않고,

불쌍한 모습, 비리비리한 모습, 꾀죄죄한 모습만 줄창 나온다.

상황이 이러니까 당연히 대부분의 독자들은 

이 디에고란 산적이 주인공의 머슴1 정도가 되거나

그냥 사라질 악역 엑스트라 정도로 인식했는데

뜬금없이 디에고가 주인공한테 반말을 트고 친구를 먹는다.

여기서 독자들은 이 상황이 말이 안되고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해서(소위 핍진성)

유치함을 느끼고 대거 하차하는 것이다.

2. 30세의 인격의 기억과 감정을 고대로 가진 주인공이 15살 짜리 처럼 행동

이건 뭐 유명하다.

가끔 30살이어도 여자에 빠져서 사람 망가지는건 가능하다고 반론을 하던데

물론 맞다. 30이 뭐야 50살도 여자에 빠져 망가진다. 남자는 다 그렇다.

근데 여자에 빠져서 망가지는 스토리 자체가 문제인게 아니라 

그 묘사가 도무지 30살 짜리가 여자에 빠져 망가지는 묘사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현대인의 인격이고 뭐고를 떠나서 나이 30먹은 놈이

굉장히 뻔한 상황에서 자기 감정도 제대로 파악을 못해서

자기 감정이 뭔지도 이해를 못한다거나

분명 몇화전까지만 해도 중세인들보다 더 똑똑한 것처럼 묘사되고

조폭두목을 경계하던 주인공이 갑자기 머릿속에 아무런 생각도 없는 무뇌아가 되고

심지어 작품 내에서도 주인공의 행동이 15살짜리의 행동이었다고

조연의 입을 통해서 설명해준다.

여기에 주인공이 어떤 이유로 30살의 기억과 감정을 모두 온전히 보존했으면서

이렇게 15살짜리 저능아처럼 행동했는지에 대해서

좀 더 세세한 납득이 가는 묘사가 있었다면 모를까

그냥 15살 짜리의 행동을 하고 넘어가니 이 것 역시 개연성의 무리수를 느끼고

독자들이 하차를 하게되는 원인이 된다.

3. 길가다 부하들 앞에서 감성 터져서 눈물 보이는 국왕

오늘 나온 부분이다.

현재 주인공은 나이를 먹고, 무력면에서도 정신적으로도 무르익어서 씹먼치킨이다.

그런 주인공이 길을 가다가 갑자기 과거 회상을 하다가 우울한 감정을 느꼈다는 이유로

부하 기사들과 병사들이 다 보는 앞에서 눈물을 보이며 운다..

음....

물론 쉴드치는 독자들은 죄책감이나 스스로에 대한 고찰 없이 죽이기만 하는 주인공보다

이런 주인공이 더 매력적이고 생동감 있다고 말한다.

맞다. 그건 맞다.

하지만 아까도 말했지만, 작가가 말하고 싶은게 뭔지는 이해가 되지만

묘사가 너무 현실적이지 못하다.

당장 현실과 대응해서 생각해보자.

술을 먹은 것도 아니고, 실연을 당했거나, 누군가 지인의 상을 치른 것도 아닌데

그냥 길가다가 우울하다는 이유만으로

부하 직원들 앞에서 엉엉 우는 남성 직장상사를 본적이 있는가?

이건 너무 무리수다.

주인공이 사춘기의 여자 중학생이라면 모를까

다른 사람들 앞에서 별다른 이유없이 우울하다고 엉엉 운다고?

차라리 그냥 주인공이 매우 우울해 했다는 식의 서술이나 묘사였다면

이해가 되는데 이번에도 또 무리수가 터진거 같다.

작가가 글을 빨리쓰고 그러면서도 어느정도 이상 수준의 퀄리티가 유지되는 것 도 좋은데

조금 속도를 늦추고 자기 글을 한번 돌아보는게 좋지 않을까?

아니 근데 쓰고 나니까 

내가 너무 충고조라서 꼰대같고 건방져 보이네.

걍 작가 니가 나보다 글 100배는 더 잘쓸테니까 걍 꼴리는 데로 써라 ㅎㅎ